지난 주 토요일, 추수 감사절을 앞두고 교회 장식팀의 손길이 분주해졌습니다. 그 귀한 손길들 덕에 예배당 앞 로비에 추수의 풍성함과 감사의 향기가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특별한 장식도 있었는데 감사에 관한 짧은 구절들이 엽서만한 종이에 적혀져서 교회 구석구석에 붙여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구절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교회 여기저기를 거닐어봅니다. 느리고 여유롭지만 발걸음마저 덩실덩실 감사에 충만해집니다. 그 구절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측량 못할 은혜 감사 크신 사랑 감사해’, ‘기쁨과 슬픔도 감사 하늘 평안을 감사’, ‘응답하신 기도 감사 거절 하신 것 감사’   

어쩌면 이렇게 좋은 감사의 표현이 있을까 감탄하며 ‘감사의 순례’를 하던 중에 성가대실 문에 붙어 있는 ‘날 구원 하신 주 감사 모든 것 주심 감사’라는 구절을 발견하고서야 이 모든 구절들이 하나의 노래의 가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날 구원 하신 주 감사’라는 매우 친숙한 복음성가 말입니다. 정겨운 선율에 이끌려 부를 때에는 이렇게 좋은 가사였는지 미처 몰랐는데 이렇게 한 소절씩 곱씹으며 묵상하니 이 찬송이 더욱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1891년 어느 날, 스웨덴 구세군의 재무담당자 어거스트 루트비히 스톰은 그가 감사해야 하는 이유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감사할 만 한 일들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일상과 감사할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이는 일 중에서도 감사제목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그는 놀라운 감사의 비밀을 깨닫게 되었고 '하나님께 감사/Tack min Gud för vad som varit'라는 찬송시가 탄생했습니다. 

날 구원 하신 주 감사 모든 것 주심 감사
지난 추억 인해 감사 주 내 곁에 계시네
향기론 봄철에 감사 외론 가을 날 감사
사라진 눈물도 감사 나의 영혼 평안해

더 나아가 그는 우리가 겪은 아픔과 풍파 또한 감사해야 한다고 노래합니다. 그것들을 통해 우리가 연단되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가운데 세상에서 가장 귀한 하나님과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응답하신 기도 감사 거절 하신 것 감사
헤쳐나온 풍랑 감사 모든 것 채우시네
아픔과 기쁨도 감사 절망 중 위로 감사
측량 못할 은혜 감사 크신 사랑 감사해

‘장미 빛 인생’을 바라며 인생의 ‘장미’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는 그 줄기에 돋아 있는 가시 또한 감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만드셨기 때문이며 가시가 있기에 장미가 더욱 돋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는 37세의 나이에 몸의 가시를 얻게 되었습니다. 척추염이 발생하여 평생을 고통 중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 찬송시 처럼 이미 감사가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큰 아픔 가운데서도 그가 그의 병에 대해서 불평하는 모습을 본 사람이 없다고 전해집니다. 

길가에 장미 꽃 감사 장미 꽃 가시 감사
따스한 따스한 가정 희망 주신 것 감사 
기쁨과 슬픔도 감사 하늘 평안을 감사
내일의 희망을 감사 영원토록 감사해

이 정겨운 선율을 작곡한 작곡가 요한네스 알프레드 훌트만의 가족들은 그가 8살 때 스웨덴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설교자요 성악가요 작곡가였던 그는 복음언약교회(Evangelical Covenant Church, ECC)의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평생 동안 500곡이 넘는 찬송을 작곡하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코로나19로 인해 한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험난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어김없이 다시 찾아온 추수감사절에 우리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감사는 믿음의 실재적 표현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에 우리는 내일의 희망까지 감사할 수 있습니다. 이 찬송의 시인처럼 지금 여러분이 어떤 상황 속에 있건 간에 감사해야 할 모든 이유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찬송의 작곡가처럼 그 감사의 이유들을 하나씩 찾아가시면서 감사의 콧노래로 하나님을 기뻐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 희망이 있습니다. 희망의 끈을 붙잡게 해 주는 힘은 감사입니다. 

https://youtu.be/vSH6x8dQC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