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0년대 전국 국도 변 표지판에는 ‘오늘도 무사히’라는 살벌한 문구와 함께 어떤 금발의 아이가 무릎 꿇고 기도하는 그림이 걸려 있었습니다. 예쁜 소녀 같아 보이지만 그 아이는 바로 사무엘입니다. 그 그림은 영국의 화가 조슈아 레이놀즈의 ‘기도하는 아이 사무엘’이라는 작품입니다. 어릴 적부터 이 먼 나라의 교통안전을 위해 쉬지 않고 무릎 꿇고 기도해준 사무엘에게 우리나라 국민들은 감사해야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 사무엘의 그림이 쓰인 것일까요?
사무엘은 대 제사장 엘리가 자기 방에서 잠을 잘 때, 성전에 있었습니다. 게다가 사무엘은 대제사장도 못 들었던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기도발이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많은 운전자들이 그 그림을 보면서 그림 속 사무엘처럼 귀여운 자녀를 생각을 할 것이고 집에 남아있는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안전 운전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하나님을 사랑해서 정성껏 기도하는 사무엘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바로 그 그림에 담겨 있었습니다.
그 기도 이후에 잠들어서 누워 있는 모습조차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비슷한 상황 같지만 예수님이 겟세마네에서 기도하실 때 그 곁에서 잠든 제자들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입니다. 똑 같이 하나님과 예수님 곁에서 기도하다가 잠들어 있는데 제자들을 바라보면 답답한 마음이 드는데 사무엘을 바라보면 사랑스런 아빠 미소가 절로 납니다.
아기를 키워 보신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품에서 젖을 먹은 후 아주 만족하고 티 한 점 없이 평안한 얼굴로 스르르 잠들었을 때, 잠들면서도 하늘나라 천사들과 뛰노는지 실룩실룩 웃을 때가 가장 사랑스럽습니다. 그러니 하나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기도하다 스르르 잠이 든 그 아이 사무엘이 얼마나 사랑스러웠겠습니까? 어찌나 사랑스러우셨는지 참다못하신 하나님이 그 어린 아이를 불러 주셨습니다.
아이 사무엘은 하나님의 궤 있는 여호와의 전이 하나님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사무엘은 순수한 맘으로 어찌하든 하나님께 더 가까이 머물러 있기를 소망했습니다. 그런데 성경을 잘 보면 하나님께서 임하여 서서 말씀하신 곳은 성소가 아니라 사무엘의 처소였습니다. 우리는 당연히 하나님의 전에서 하나님을 만났으리라 생각하지만 사무엘이 하나님을 만나 그 음성과 뜻을 들은 곳은 바로 자기 처소였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곳이 거룩한 곳입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사무엘은 사무엘대로 하나님의 전을 사랑했고 조금이라도 더 하나님 가까이 나아가려 했고 하나님은 하나님대로 그런 사무엘을 언제 어디서나 만나주시기 원하셨습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랑의 관계입니까?
코로나로 인한 영향이 교회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원래대로 예배를 드린 교회도 있고 조금씩 현장 예배를 늘려 가는 교회도 있고 온라인 예배를 지속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 속에서 성전예배와 온라인 예배의 형식을 두고 판단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사무엘처럼,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만을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하나님을 사랑해서 하나님의 전에서 하루 빨리 온전한 예배를 드리기를 원하며 어찌하든 교회에서 함께 모여 하나님을 예배하고자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고 기도하는 것이고 하나님은 하나님대로 그런 우리를 사랑하셔서 그곳이 어디건 간에 우리가 머무는 그곳에서 우리를 만나주시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건 사랑을 바탕으로 하나님과 우리가 서로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찬송가 565장의 가사처럼 우리는 ‘예수께로 가면 그저 기쁠’ 뿐이고 하나님은 ‘나와 같은 아이를 사랑하사 불러 주셨을’ 뿐입니다. 코로나는 이래저래 우리로 하여금 당연했던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깨닫게 하며 본질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하는 것이 이래도 되나 싶습니다. 하도 오래 되어서 코로나와도 정이 들었나봅니다. 진짜 이별 할 때가 다가왔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