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사이월드에 개설된 클럽 [김준우교수를 사랑하는 감신인 http://club.cyworld.com/kimjoonwoo/ ]에 실린 글들 중 일부입니다. 미처 필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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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 미국
양놈들 교육 시스템과 잘 정비된 미국 감리교회의 조직을
이용하려고 왔습니다.
초등학생 두 명과 함께 한
한국에서의 1년 간의 지방도시
미자립교회의 담임자 생활에서 느낀
한계와 절망감을
이런식으로 해소하려고 했던 것이지요.
물론 여기 와보니
어지간한 사람이면
알바 열심히 하고 교회서도 알바(알바 맞습니다.)하면
등록금 내고 생활비 충당하고 잘 살더군요.
저도 뭐 대략 밥 잘 먹고 잘 살 꿈을 꾼다면
이러면 되겠다 싶습니다.
어차피 비자 한 번 받았겠다.
학생신분만 계속 유지하면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이곳에서 비비면서 살 수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한국에서 다들 그렇게 부러워하는
영어도 시간이 쫌만 더 지나면
거들먹 거리면서 할 정도는 될 거 아닙니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식으로 타협하는 제가 많이 부끄럽습니다.
"그래. 뭐 다들 그렇게 하는데. 그리고 공부 진짜 열심히 해서
나중에 제대로 사람다운 소리 내면서 살면 되지 뭐."
이런 생각이 맘 한구석에 있었으니까요.
고금의 지혜있다는 사람들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일단은 능력을 키우고 때를 기다렸다가 그 때 웅비하는 것이다."라고...
그런데 정말 그렇습니까?
지금 하지 못하는 소리를 나중에는 할 수 있을까요?
차라리 지금은 결혼도 하지 않은 홀몸인데
훗날 결혼해서 가정이 생기고 책임져야할 식구들이 생긴다면
그때는 또 어떤 핑계를 대면서
부조리하고 불평등한 상황을 회피하려 할까요.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한국에 신학교가 세워지고 신학이 가르쳐진지 어언 120년
그리고 그 첨병으로 감리교 신학대학이 있어왔지요.
이제는 정말 우리목소리를 낼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언제까지 여기서 양놈들 똥구녕이나 쫓아가야 하는지 자괴감이 엄습합니다.
와서 보니 사실 별것도 없습디다.
말이 쪼까 덜 통하는 게 답답할 뿐
다 똑같이 하루 세끼 밥먹고 살고, 때 되면 화장실가고, 아프면 병원가고,
직장 상사 눈치보면서 할말 못하고 살고,
자신들의 이득에 조금이라도 생채기가 날라 싶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나몰라라 하고.
라인홀드 니버가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라는 책을 썼지요.
하지만 전 그 책 제목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비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이런 제목이라면 더 적합할 듯 싶습니다.
뭐 사실 "도덕"이라는 일반화된 규범 자체도 하나의 허울에 불과하긴 하지만 말이죠.
사실 우리는 예수를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야기로 전승되어온 그의 삶은 그 시대에서 요구하던 도덕을 부수는 삶이었죠.
그러고보면 우리에게 필요한건 획일화된 도덕이나 미덕이 아닌거 같군요.
항상 어른들과 학교 선생님들에게 고분고분하고 말 잘듣는 학생이 착한 학생인가요?
그러면 그 당시 예수는 정말이지
"싸가지 없는 놈중에서도 무자게 싸가지 없는 놈"이었겠습니다.
그런 불명예라면 저 기꺼이 지고 싶은데 어쩌죠.
저는 고등학교를 자퇴한 이력이 있습니다.
뭐 불량학생은 아니었구요.
당시 학생회 부회장직을 어쩌다가(진짜 어쩌다가..) 맡고 있었지만,
학내 사태와 선생님들의 이중적인 모습에 환멸을 느껴서 자퇴를 했지요.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만류가 있었지만,
각 교회에서 집사, 장로님들이신 미션스쿨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기만하는 모습에
교회를 다니던 저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거니와
말 그대로 더럽고 치사해서 자퇴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 때가 제 인생의 첫번째 전환점인 것 같은데,
그 때 제 아버지께서 딱 한마디의 말씀으로 제게 제 인생에 대한 책임을 지워주셨습니다.
"성후야!....... 정말 후회 안할래? 자신있냐?"
"네."
"그래? 어차피 인생은 출생유순(出生有順)나 사망무순(死亡無順)이다. 그럼 해봐라!"
나하나 어떻게 된다고 세상이 어떻게 되진 않죠.
하지만 이런 패배주의와 숙명론적 사고는
나를 허울로 감추고 포장하며 합리화하는 이데올로기밖에 되지 않습니다.
천년 만년 지속될 것 같던 진시황제의 영화도, 박정희의 집권도,
별별 추측과 소문이 무성했던 김일성이의 건강관리도,
억만금을 쌓아놓고 온갖 무병장수 보약이라면 다 먹었을 것 같던 정주영이도,
그리고 정말 튼튼하시고 정정하시던 바로 내 아버지도
다 한 순간에 영영 오지 못할 곳으로 떠나가고 말았습니다.
누구도 자신들의 운명을 미래를 예측하지 못했지요.
아니 혹 예측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오직 하나님만이 아십니다.
언젠가 그 앞에서
"참 잘했구나. 내 보기에 아름다웠다."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나 뱅기 좀 태워주~!!ㅜㅜ
정영준 그저 부끄러울 뿐입니다... 기숙사 살 때 간간히 마주쳤던 선배님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06.09.11 00:27)
그저 부끄러울 뿐입니다... 기숙사 살 때
간간히 마주쳤던 선배님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홍성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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