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의 나라 아토스 방문기(5)                                  

 아토스(Athos)  수도 자치국 방문과 산티아고 순례
 (1) 방문 동기
 (2) 성 요한 케리아(saint John Kellia) 수도원
 (3) 대 라브라 수도원(Μεγίστη Λαύρα)
 (4) 이비론 수도원(Μεγίστη Ιβήρων)
 (5) 아토스 수도사의 삶
 (6) 아토스 수도사의 영적 에너지
 (7) 한국 봉쇄 수도원의 10가지 숙제
 (8) 산티에고 길의 20가지 영성(1)
 (9) 산티에고 길의 20가지 영성(2)
 (10) 수도원 영성 회복의 과제

 

   아토스 수도사의 삶

 아토스에 여자는 들어 갈 수 없습니다.
 1200년 동안 여자가 들어갈 수 없어서 태어나는 사람은 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죽는 사람만 있는 데 나라가 유지되는 설명은 딱 하나 “하나님 때문”입니다.
 여자가 들어갈 수 없게 된 이유를 한 수도사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에덴 동산은 여자 하나가 망쳐 놓았습니다. 아토스도 여자 하나가 망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남자들의 수도를 더디게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어떤 이는 마리아가 아토스를 “마리아의 정원”이라 칭하며 독차지하여야 하기에 다른 여자를 금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동물들의 암컷도 들어갈 수 었습니다.

 1998년 10월 24일-25일 아토스 수도원 역사 1,000년 기념행사를 가졌습니다. 많은 수도사들이 종신선언을 하면 아토스 산에서 내려오지 않고 평생 살게 됩니다. 그러나 수도사들이 살기 시작한 역사는 1200년입니다. 1200년 동안 태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죽은 사람만 있습니다. 아토스 수도사들은 100%가 아토스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아닙니다. 모두가 이민자이거나 이사온 이들입니다. 정교회의 핵심이 아토스입니다. 세계 정교회 메카가 아토스입니다.
 
 
아토스 수도사의 삶

 

▲ 사진 1. 아토스 수도사들

 저는 이제 인생을 정리하여야 할 때입니다.
 잘 죽기위하여 잘 살아야 합니다. 인생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읽는 힘” 저자 드레이커는 “사람은 시간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어진 시간을 다 먹고 나면 죽음입니다.
 
은퇴하기 전에 꼭 아토스에 가고 싶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소원을 만족시켜 주셨습니다. 아토스에 가서 책 한 권을 선물 받았습니다.

 Mount Athos, Pilgrimage to the garden of Virgin Mary.

 저자는 Loukas Lilios of Constantinos입니다. 그는 아토스로 들어갔습니다. 아토스 산의 수도사들을 비판하기 위하여 책을 저술하려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세상을 등지고 살려고 가출한 이들을 패배자, 도피자로 알고 조사하러 아토스를 방문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삶에 도전을 받았습니다. 그들의 거룩성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과 합일하려는 시도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아토스에 30번을 다녀오고 나서 이 책을 저술하였습니다. 나는 이 책 한 권을 정독하였습니다. 이 책을 중심으로 내가 보고 들은 것을 양념으로 “아토스 수도사의 삶”을 조명하여 보려고 합니다.

 아토스란?

 아토스란 어떤 곳입니까?

 “하늘과 땅을 연결시키는 곳.”
 “천국을 미리 사는 사람들.”
 “회개, 성결, 기도, 겸손, 순복 그리고 노동밖에 모르는 사람들.”

 아토스를 표현하는 언어입니다.
 옛날 수도사들은 정말 가난하였습니다. 그러나 현대 수도사들은 가난하지는 않습니다. 아토스 수도사들은 오히려 부요한 편입니다. 모두를 하나님께 맡기고 진정 자유를 만끽하는 이들을 보면 헤어지기 싫고, 돌아 오면 또 다시 보고 싶은 곳입니다.
 나도 봉쇄 수도원을 세워 안 나갈 것이지만 아토스 방문할 때에는 나가겠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봉쇄 수도원 수도사들은 봉쇄 수도사들끼지 교류합니다. 그 때는 수도원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아토스 국법은 방문객들에게 3박 4일 머므르게 합니다. 더 연장하려면 특별한 조치가 있어야 합니다. 수도사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하려는 의도입니다. 그래서 수도원 5곳 보고 나니 끝이었습니다. 더 보고 싶습니다. 다시 가면 공부 중심으로 파고 들고 싶습니다.

 

 방문자들의 지참물 4가지
 아토스 방문자들이 지참하여야 할 것이 있습니다. 4가지입니다.

 1. 침묵
 예배시간에 침묵하여야 합니다. 식사할 때에 침묵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렉시오 디비나 성경 연구시간에 침묵하여야 합니다. 하루중 마지막 기도회가 끝나고 나면 이튿날 일어날 때까지 침묵하여야 합니다. 말 하지 않는 것도 침묵이지만 세상 이야기 듣지 않는 것도 침묵입니다. 하나님이 들여주시는 음성을 들어야 하는 시간입니다. 그 외 시간에 말할 때에도 옆 사람들에게만 들릴 정도로 자그마한 소리로 말해야 합니다. 심지어 어떤 수도사는 칠판을 들고 다니며 글로 써서 의사 표시를 하면서 말하지 않았습니다.
 말 배우기는 3년이지만 이런 침묵을 배우기는 50년입니다. 아토스 방문할 때 지참물은 침묵입니다. 입보다 귀를 상석에 앉혀야 하나님의 음성이 들립니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좋아 하여야 영성의 꽃이 핍니다.

 2. 겸손
 누구에게나 고개를 숙여야 합니다. 물론 하나님에게는 고개를 숙이지 않고 마음까지 숙입니다. 아브라함의 티끌 수준으로, 야고보의 안개같이, 야곱의 지렁이처럼, 바울의 배설물까지 낮추어야 하나님이 들어 사용하십니다. 하나님은 부서진 사람을 사용하시기 때문입니다.

 3. 예의
 속살이 보이는 옷을 입어서는 안 됩니다. 온 몸을 가려야 합니다. 움직이는 수도사를 사진에 담아서도 안 됩니다. 크게 말해서도 안 됩니다. 농담도 금물입니다.

 4. 존경
 수도사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여야 합니다. 아토스에 들어갈 때에는 이런 마음을 준비하여 가지고 들어가야 합니다.

 수도사들이 가질 4가지 자세

 수도사들은 4가지 자세를 가지고 방문자를 대하여야 합니다.

 1. 감정 조절
 결코 안 좋은 감정을 표현하면 안 됩니다. 자기를 제어하는 사람은 성을 빼앗은 사람보다 낫습니다. 성 요한 크리마커스(Saint John Climacus)는 말했습니다.
 “자기 감정을 제어하는 데 실패한 이는 수도사가 아니다.”

 2. 5대 욕망 내려놓음
 식욕, 잠욕, 성욕, 소유욕, 안전욕에서 해방되어야 합니다. 사탄은 5가지 욕구를 통하여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토스 수도원들은 종이 5가지, 5개가 매달려 있습니다. 종을 울릴 때마다 자기 감정을 모두 합하여 하나님만 찬양하여야 합니다.

 3. 인내
 모든 것을 참아야 하고, 언제나 참아야 하고, 누구에게나 참아야 합니다. 버럭쟁이는 천하를 얻을 수 없습니다. 화날수록 목소리가 낮아져야 합니다.

 4. 자기 죽임
 자기는 없고 십자가만 나타나야 수도사입니다.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 보는 자는 하나님 나라에 합당하지 아니하느니라”(눅 9;62)

 

▲ 사진 2 방문자에게 겸손하게 대하는 수도사

 알렉산드리아의 아타나시우스(Athanasius of Alexandria)는 말했습니다.
 “천국을 사모사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록 사막은 수도사로 가득 차게 된다.”

 요한 크리소스톰(John Chrisostom)은 왕과 수도사를 비교하였습니다.
 “참 왕은 세상 왕이 아니라 수도사다.
 왕은 세상을 지배하고, 수도사는 영을 지배한다.
 왕은 적과 싸우고, 수도사는 사탄과 싸운다.
 왕은 동지에게 금을 주고, 수도사는 동료에게 은혜를 준다.
 왕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수도사는 죽음을 환영한다.
 둘 다 자기 일에 충성하고 나면 상급은 하늘과 땅 차이다.”

 아토스 수도사가 되려면?

 아토스는 정교회의 메카입니다. 아토스 수도사가 되려면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1. 수도사로 서원합니다.
 2. 위원회에 청원서를 제출합니다.
 3. 위원회에서 심사하여 결정합니다. 결정이 되면 외국인은 자동적으로 국적을 취득하게 됩니다.
 4. 아토스로 이주하여 부엌일, 농사, 수도사들을 섬기는 봉사로 3년을 지냅니다.
 5. 3년후 도키모스(dokimos)라는 예비 수도사 시험을 치룹니다. 소위 적성검사입니다.
 6. 합격하면 수도복이 주어집니다. 이 때 이름, 지위등 모든 것이 새로 주어지게 됩니다.

 
 아토스의 첫 수도사

 아토스의 첫 수도사는 안토니 베드로(Peter the Antonite)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군인이었습니다. 아랍과 전쟁하다가 포로가 되었습니다. 사마리아까지 끌려가서 간신히 살아났습니다. 그는 로마로 돌아와서 수도사가 되었습니다. 이미 죽었던 목숨이니 생명을 하나님께 바치겠다고 서원하고 53년 아토스 산으로 들어 왔습니다. 그 곳에서 풀을 뜯어 먹으며 하나님과 더불어 살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가 아토스에서 수행한 첫 수도사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수도사의 옷

 수도사는 다음과 같은 옷을 입습니다.

 1. 검은 속옷(Esorason)
 수도사가 입는 속옷을 에소라손(Esorason)이라고 하는 데 검은 색깔입니다. 검은 팬티입니다. 제일 먼저 입는 옷입니다. 이 옷은 죄에 대한 애통을 의미합니다. 자기 죄에 대하여 애통하고, 세상 죄에 대하여 애통을 한다는 의미에서 검은 에소라손을 입습니다.

 2. 검은 겉옷(Great schema)
 수도사는 겉에도 검정 옷을 입습니다. 쉐마라고 합니다. 위에 빨간 나무 십자가를 수놓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입니다.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우리가 구원받았다는 것을 알리는 표시입니다.
 검은 옷은 검소한 옷이기도 합니다. 겸손, 청빈, 가난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수도사는 속살을 보이면 안 됩니다.

 3. 검은 스툴(Analavos)
 수도사는 아나라보스라는 검은 스튤을 목에 겁니다. 그 스튤은 작은 천으로 연결시켰습니다. 한 천 조각마다 십자가가 그려져 있습니다. 세상의 수많은 십자가를 다 지고 가겠다는 사명입니다.

 4. 검은 띠(Belt)
 수도복을 입고 검은 띠로 허리를 동입니다. 이는 자기 제어, 인내, 육체 죽음을 의미합니다. 자기를 십자가로 묶어 십자가의 사람으로 세상과 결별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5. 검은 모자(Pallion Eksotason)
 팔리온이라는 검은 모자를 항상 머리에 쓰고 다닙니다. 이는 겸손을 상징합니다. 수도사는 누구에게나 겸손하여야 합니다.

 

 

6. 샌달(Sandals)
 수도사는 구두나 운동화를 신지 않습니다. 구멍이 난 샌달을 신습니다. 이는 세상을 향한 복음 전파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같이 수도사의 옷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색깔입니다. 특이한 것은 나무 십자가를 옷에 걸어 두어야 합니다. 항상 주님의 십자가를 지고 가겠다는 의지입니다.
 죽으면 이 옷을 입고 땅에 매장합니다.
 예복이자, 생활복이자 수의입니다.

 

 수도사의 생활

 수도사의 하루 일과는 세 토막으로 나누어집니다.

 1. 8시간 영적 생활
 “육신을 위하여 빵이 있듯이 영혼을 위하여 기도가 있다.” 8시간은 예배와 기도 생활입니다. 나머지 시간은 기도를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기도를 하여야 합니다. 기도는 호흡이기에 24시간입니다.
 “기도는 영혼의 음식이다.”

 동방 정교회 기도는 천년 이상 “예수 기도”를 하여 왔습니다.
 “하나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시여! 이 죄인을 긍휼히 여겨 주소서!”
 이 기도를 반복합니다.

 들숨을 하면서 외칩니다.
 “하나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시여!”

 날숨을 하면서 외칩니다.
 “이 죄인을 긍휼히 여겨 주소서!”

 묵주를 손에 들고 돌리면서 몇 번 외쳤는 지 헤아립니다.
 
 2. 8시간 노동
 하나님이 일하신다고 하시며 일하신 예수님을 따라야 합니다. 일하기 싫은 자는 먹지도 말라는 바울의 가르침도 받아야 합니다. 
수도원은 자립하여야 합니다. 누구에게 손을 벌려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이 찾아 왔다가 돌아갈 때 얼마를 헌금하고 가나에 관심을 가져도 안 됩니다. 아토스는 비자만 받으면 숙식이 무료입니다. 그러나 감사헌금은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나는 50유로 약 7만원 가량을 가는 곳마다 헌금함에 넣었습니다. 한 동안 헌금함 옆에 앉아 차를 마셨습니다. 그런데 헌금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수도사는 하루 8시간 노동하여야 합니다. 수도복을 벗고 작업복을 입고 일하면 편할 텐 데 수도복을 입고 일하였습니다. 항상 수도사임을 망각하지 않겠다는 의지였습니다. 일할 분야가 엄격히 구분되어 있습니다. 
정원 돌보기, 성전 정리, 포도주 만들기, 손님 접대, 창고 담당, 채소 기르기, 벌꿀 돌보기, 주택 건물 관리, 하루 일과 기록하기, 도서관 정리, 식사 준비등 분야로 나누어 자기 맡은 일을 충성되게 감당하여야 합니다.

 3. 8시간 개인 시간
 8시간은 빨래, 방 청소, 성경 연구, 성인전 읽기, 휴식으로 사용합니다. 농담은 하지 않습니다. 될 수 있는 대로 침묵으로 지냅니다. 말하는 시간은 듣지 못 하는 순간입니다. 그래서 수도원에는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큰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적막한 움직임만 있습니다.

 

 아토스의 자부심

 아토스 수도사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가장 큰 자부심은 전통에 대한 자부심입니다.

 "tradition is power"(전통은 힘이다.)
 
 1000년 갈고 닦고 수정하고 더 하고 뺀 아토스 기도법, 예배법, 식사법, 금식법, 성경연구법이 흐르고 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하면서 완성된 전통들입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는 1000년 동안 갈고 닦은 완벽한 것이다."
 
이런 자부심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 생명은 아토스밖에서 시작되었지만 생명이 아토스에 끝나는 것을 대단히 영광스러운 것으로 여깁니다. 아토스에 묻히는 것은 천국에 묻히는 것이라는 자랑스러움을 가지고 죽음을 맞이 합니다.
 
때로는 아토스 생활을 이기지 못 하고 떠나는 이도 있습니다. 언제든지 파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번 파계한 사람은 다시 수도사로 지원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선배 수도사가 후배 수도사에게 항상 주는 말이 하나가 있습니다.

 "견디어라."
 
 청빈은 거룩, 순복, 노동 그리고 정주를 강조합니다. 1000년의 전통속에 자기를 집어 넣고 견디는 생활이 아토스 수도사들의 생활입니다.

 아토스 음식

 아토스의 음식은 즐기는 음식이 아닙니다. 생존을 위한 양식일 뿐입니다. 육의 음식보다 영의 음식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음식을 먹을 때에는 절대 침묵입니다. 한 사람이 성경을 읽어 줍니다. 귀로 하나님의 말씀을 먹으며 입으로 육의 양식을 먹습니다.
 음식 먹는 시간은 찬 물을 끼얹은 것같은 적막이 흐릅니다. 그 속에 말씀만 들립니다. 이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 사진 7. 음식은 입으로 먹으며 말씀은 귀로 먹는다.

 "음식은 예식이다."(Meal is a ritual for monks.)

 고기는 먹지 않습니다. 암 짐승을 못 들어오게 하기에 목축이 이루질 수 없습니다. 숫컷만은 기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죽으면 끝입니다. 그래서 고기가 없습니다. 채식입니다. 단백질은 생선을 먹으며 흡수합니다.

 

▲ 사진 8. 수도사의 검소한 음식

 

 3면이 바다이기에 생선은 풍부하지만 어부 수도사는 한 명도 없습니다. 수도사들이 먹는 생선은 밖에서 공급하여 주고 있습니다. 아토스에는 상가도 없습니다. 병원이 아토스에 꼭 하나 있습니다. 비상을 대비하여 의사 한 명이 앉아 있을 뿐입니다.
 묘지에 가보았습니다. 몇 명 빼고는 거의 88세 이상 살았습니다. 스트레스 없이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단순하게 사는 이들이기에 장수하고 있습니다.

 수도사들이 먹는 빵을 구울 때의 경건한 분위기는 파코미우스(Pachomius)의 규칙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저녁에 반죽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아무도 말하지 말고, 아침에 빵을 굽는 곳이나 빵을 반죽하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과도 말하지 말라. 수도사들은 빵이 완전히 구워질 때까지 성경을 암송할 것이며, 만약 무엇이 필요하면, 말하지 말고 노크로 표시하라.”
 육신적 빵속에는 영적인 말씀이 묻어 있어야 합니다.
 

 수도사들끼리 생활

 수도사들에게 종종 물어 봅니다.
 "남자들끼리 평생 같이 살면서 싸우지 않아요?"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왜요? 우리도 사람인 데요. 낮에는 싸우고 저녁 기도회에서 풀면서 살아요. 넘어졌다 일어났다 해요. 밖에서 보기에는 천국같아도 들어 와서 보면 지옥같이 느껴질 때도 있어요. 바울처럼 우리는 날마다 죽지요." 그런데 그런 속에서도 수도사들끼리 사랑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끈끈합니다.
 "우리 몸의 중심은 어디 인가요?"
 "심장일가요? 마음일가요? 머리일가요? 아닙니다. 아픈 곳이 중심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수도원의 중심은 누구일가요? 원장일가요? 선배일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픈 수도사가 중심입니다. 수도사중에 누가 아프면 모두가 그에게 매달립니다. 한 시간 교대로 옆에 있어 줍니다. 기도시간마다 건강해질 때마다 모두가 그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혈연가정이 아니라 복음 가정이기에 서로 사랑하여 주려고 노력합니다. 결코 헐뜯지 않습니다. 단점을 지적하지 않습니다. 아픈 소리하지 않습니다. 상처주는 말을 금합니다. 한 마디로 천국을 미리 맛보는 생활을 합니다.
 지상에 있는 천국이 수도원이 되도록 만들어 나갑니다. 천국을 미리 맛보는 곳이 수도원이 되게 합니다.
 

 수도사로서의 출발

 아토스는 수도사의 나라입니다. 태어나는 사람이 없어도 1200년 동안 꾸준히 유지되는 나라입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수도하는 이들이 아토스를 찾기 때문입니다. 아토스에서 수도하겠다고 찾아 오면 제일 먼저 하는 예식이 있습니다.
 목욕을 하고 아토스 수도 원장 앞에 섭니다. 그러면 쿠라(Koura) 예식을 합니다.

 그리고 평생 섬기며 따라야 할 대부(Godfather)를 정합니다. 대부앞으로 인도됩니다. 그는 평생 대부를 하나님 다음으로 섬겨야 합니다. 절대 복종하여야 합니다. 그 앞에서 오른 손을 들고 서원합니다.
 
"나는 죽음이 우리를 가를 때까지 대부님을 섬기고, 대부님에게 헌신할 것을 서약합니다."

 서약이 끝나면 대부에게 한 사람이 가위를 줍니다. 가위를 줄 때에는 성경위에 가위를 얹어 드려야 합니다. 대부는 성경위에 가위를 듭니다. 새로 서약하고 수도사로 삶을 시작하는 그의 머리를 깍습니다. 십자가 형으로 깍습니다. 그는 머리를 사정없이 잘라 냅니다. 그 후 다시 자라는 머리는 아토스에서 자란 머리입니다. 새 생명입니다.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롬 13;14)

 그리고 말씀을 줍니다. 머리를 자르는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하여 줍니다.
 1. 세상을 잘라 버린다는 의미입니다.
 2. 새 생명을 시작한다는 의미입니다.
 3. 세상과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십자가를 세 번 그립니다. 이마에, 가슴에 그리고 무릎에 십자가를 그립니다. 그리고 수도복을 입혀 줍니다. 그리고 바닥에 개구리처럼 엎드립니다. 그 위에 넓은 검은 천으로 완전히 몸을 덮습니다. 그리고 외칩니다.
 “당신은 오늘부터 세상을 향하여 죽었습니다.”

 그리고 검은 천을 걷습니다. 원장과 대부앞에 섭니다. 그리고 수도사의 삶이 시작됩니다.  첫 날 밤은 꼬박 지새워야 합니다. 한잠도 자면 안 됩니다. 그 수도원의 모든 수도사들이 편리한 시간에 찾아가서 키스를 하며 사랑을 나눕니다. 복음의 식구가 된 것을 환영하는 의미입니다.

 

 

▲ 수도사 안수     ▲ 수도사로서 출발하는 머리깍기

 수도사의 장례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찾아 옵니다. 아토스에는 태어나는 사람은 없어도 죽는 사람은 많습니다. 죽음은 육체의 허무이자 새 생명의 부활을 의미합니다. 병들면 온 수도사들이 돌봅니다. 죽음이 찾아오는 시간이면 수도사들 전체가 모입니다. 둘러 서서 한 사람이 축복합니다.
 
“편히 쉬세요. 형제님!”
 “편히 가세요. 스승님!”
 “먼저 가세요. 선배님!”
 “나도 뒤따라 가겠습니다. 대부님!”

 자기 나름대로의 언어로 작별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애도합니다. 수도원 묘지에 그가 입던 수도복을 입힌 채 매장합니다. 그대로 둘 수도 있고, 해골을 후에 꺼내어 보관하기도 합니다.

 

▲ 수도사의 해골 장례

 아토스의 교통 수단

 아토스의 20대 수도원을 연결하는 교통 수단은 노새입니다. 산골짝 길이기에 마차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노새가 사람을 태우고, 항구에서 도착한 짐은 노새가 나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새를 많이 기르고 있습니다.
 
지금은 버스가 있지만 필요에 따라 대로만 다니고 있습니다. 큰 버스는 없습니다. 35인승입니다.

▲ 차가 들어갈 수 없는 수도원들

▲ 차가 들어갈 수 없는 수도원들

▲ 차가 들어갈 수 없는 수도원들

 

▲ 수도사의 자가용 노새

▲ 수도사의 자가용 노새

 

수도원 종

 수도원마다 종이 5개씩 달려 있습니다. 물론 크기도 다르고 소리도 다릅니다. 보통 때에는 한 개만 칩니다. 식사 시간이나 예배 시간이나 기타 알려야 할 것들은 종으로 알립니다. 종소리를 들으면 무엇을 하라고 하는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축제일에는 5 종을 모두 울립니다.
 
이는 시각, 후각, 청각, 미각 그리고 촉각 5각을 모두 하나님을 찾는 데 사용하라는 의미입니다.

▲ 아토스 수도원은 5종을 단다.

 

수도학교

 아토스에는 학교가 없습니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가 있을 수 없습니다. 여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학교는 꼭 하나 수도학교가 있습니다.
 
1748년 바토페딘(Vatopedin)에 수도학교가 창교되었습니다. 아토스밖에서 수도사로 지원하는 이들을 교육시켜서 수도사로 만드는 학교입니다.
 1750년 학생 모집을 하였습니다.
 1832년 재건축을 하였습니다.
 1853년 교육 차원을 높였습니다. 과목은 교회 음악, 예식 교회사, 수도원 역사, 영성학, 예절법, 성경등이 주과목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학교에서 공부하다 보면 좋은 수도원의 수도사가 되겠다고 모두 한 수도원으로 몰리는 경향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도원의 수도사들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수도원마다 지원자를 받아 수도원 나름대로 교육을 시켜서 수도사를 양성하는 수도학교가 생겼습니다.
 

 (다음 주에는 아토스 수도사들의 영적 에네지에 대하여 글을 올리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