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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당당뉴스에
글올리는 법을 몰라 한성수목사가 당당뉴스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아! 김 준우 박사
노고단아 말 좀
해다오!
2006년 8월 25일 언재(焉哉) 한 성수(韓盛洙)
요즘 며칠 동안 속이 불편하여, 식사도 제때에 하지 못하고, 공연히 안절부절 못하여 애꿎은 날씨 탓만
했다. 지난여름 태풍에 온 동네가 쑥밭처럼 변해버린 강원도 평창, 봉평 일대, 수많은 이재민을 낸 장마, 그리고도 기록적인 찜통 더위와
열대야(熱帶夜) 현상으로 사람을 지치도록 괴롭힌 날씨를 두고 원망어린 불평을 한 것은 나만은 아니리라. 어쩌면 인간이 저지른 행동으로
지구(地球) 환경이 파괴되는 공해(公害)라는 중병에 걸려 신음하는 증세가 아닐지? 우리들 인간은 스스로 저지른 행동도 하느님 탓을 하는 고약한
버릇이 있으니, 차마 대놓고 항의를 못한 내가 속이 뒤집힌 것은 아닌지?
게다가 부부싸움을
한 일도 없는데, 아내마저 무슨 일로 속이 뒤집혔는지, 그저께 늦은 밤에는 아직 문을 닫지 않은 약국을 찾아 뭔가를 입속에 털어 넣고도,
어제 아침엔 기어이 병원엘 다녀왔다. 우리 내외의 평생에 부모님 유산이라고 물려받은 것은, 그저 달랑 이 변변치 않은 몸뚱이 둘
뿐이긴 해도, 하느님께서 강복(降福)하셔서, 뭐든지 가리지 않고 잘 먹고, 매일 부활하듯이 잠 잘 자고, 그리고 사촌이 땅 산 일이 없어서인지 배 아픈 적 없이
소화 잘 시키고, 그러니 인품(?) 하나 펑퍼짐하게 부풀어 올랐지. 그런 우리 내외에게 무슨 일이 생겼기에, 잘 먹은 밥도 소화시키지 못하여, 오늘
낮에도 저 건너편에 구름 띠를 두르고 한낮에 졸고 있는 지리산 노고단(老姑壇)들 상대하여 속이라도 좀 시원하라고 냉수 한잔, , 그 때뿐 이내
다시 속이 거북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엊그제 서울에서 김 준우 박사가 보낸 인터넷 전자
우편 편지를 받고, 그 때부터 내내 속이 불편해진 것이다. 김 준우 박사가 감리교신학대학교 전임 교수직인가의 계약갱신 (2년 제 재계약)을
위하여 자기보다도 나이 어린 교수들로 구성된 인사위원회 6명 앞에서 면접시험을 보고, 드디어 김 외식 총장으로부터 정식 해고 통지를 받았단다.
나보다 4살 연하인 김 준우 박사는 서강대학교 영문과 출신으로, 1977년에 감리교신학대학 학사편입 시험을 보고 들어간 4명의 동료중 하나로,
1979년 2월에 감리교신학대학에서 신학사(B.Th.)를 받고 함께 졸업한 감신 졸업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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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우교수와 함께한 지리산
등반 |
| 그의 미국 유학 여정은 남달리 힘든
경제적 곤궁함을 겪으면서도, 결코 가볍게 자신의 지조를 팔지 않은 보기 드문 사람이었다. 그가 미국의 뉴저지(New Jersey)에 있는
드류(Drew)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는 동안 어떻게 성실하고도 당당하게 살았는가는, 당시에 뉴욕에서 목회를 하면서 지켜본 내가 증언할 수
있다. 그는 자기와 심지가 통하지 않는 사람 앞에서 마음에도 없는 아첨이나 외교적인 수사를 할 줄 모르는, 어쩌면 어리석을 만큼 비타협적인
태도를 평생 견지해오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의 날카롭게 빛나는 형형한 눈매 뒤에는 얼마나 여리고 따뜻한 심지가 도사리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안다.
내가 뉴욕에서도 가끔씩 한문 서예를 즐기는 것을 보고, 자기도 매일 서예를 하고 있다고 자랑 비슷한 대꾸를 했는데, 알고
보니 그는 자기가 공부하던 드류 대학교 체육관 바닥 청소를 해서 푼돈을 버느라고, 빗자루 질을 하는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그렇게 빗자루
글씨쓰기로 갈고 닦은 실력 때문인지, 그는 말을 할 때는 다소간 어눌한 편에 속했는데도, 그에 비하여 글 쓰는 솜씨는 매우 탁월한 경지에
이르렀다.
그의 글을 읽고 감탄하여 무릎을 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가 드류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해에, 그의 논문은 지금
연세대학교 교목인 한 인철 박사의 논문과 더불어, 그해의 우수 논문(The Best Dissertation of The Year)으로 뽑힐
정도였고, 나도 그 소식에 기쁨과 자랑스러움을 나누었던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런 그가 한국에 돌아와서는 15년이 넘게 여전히
시간강사 이른바 보따리 장사 수준의 일을 하고 있다. 그것도 드류(Drew) 대학 박사를 받은 전공인 기독교윤리 분야가 아니라, 서강대학에서
학사를 받은 영문학으로 밥을 먹고 사는, 이른바 학사교수다. 그래서 나는 그를 가끔씩 놀렸다. “학사 자격으로 감신 대학원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니, 박사 자격으로 어디 가서 누구를 가르칠 작정이오?” 라고.
그런 김 준우
박사가 이번에 전임교수 재임명에서 탈락되었단다. 경쟁자들인 영문학박사를 한 젊은 사람들에게 밀려났다는 것이다. 말이 허울 좋은 전임교수이지,
사실은 시간 강사급의 급료를 받는 형편이었는데, 그마저 해고를 당했으니, 그는 당장 먹고 살아갈 일을 걱정해야 될 판이다. 신학교 졸업생들이
하도 많이 쏟아져 나와서, 이제는 교회에도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는 공급과잉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어쩌다 시골 교회 전도사로
자리를 얻어도 먹고살 수가 없는 형편이 요즈음의 신학교 졸업생들의 고민이다. 석사학위를 해야 목사가 된다는데, 가난은 고사하고 남의 도움에
의지하는 거지신세나 다름없는 철면피거나, 부끄러움을 호도하기 위한 기묘한 배짱을 내세우는 뻔뻔스러운 목사들도 하나 둘이 아니란다. 그러니
일구월심 도시 교회로 옮겨갈 꿈 하나 안고 근근이 견뎌가는 서러운 목사 초년생들이 전국에 널려있다. 그런데도 감리교 신학대학은 교수 봉급이
전국에서도 최상급이란다. 최상급이라서 나쁠 것이야 뭐 있으랴? 감신대학에 돈이 넉넉하여 푸근하게 베푼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
문제는 이른바 시간강사급에 불과한 초빙교수인가 전임교수인가
하는 사람들과의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 그들 자신이 생각해도 뭐 대단히 실력이 큰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닌데, 좀 뻔뻔스러움이 지나치는 철면피들이
아닌가? 가난한 제자들을 양산하는 신학교 교수가 웬 호강들을 하느냐고 불평이 높아도, 서울 감리교신학대학 교수 양반들은 모처럼 맞은 호경기에
오불관언(吾不關焉), 졸지에 귀먹은 귀나 돌려댄단다.
우리가 가르친
제자들은 목회현장에 나가서 생존자체가 힘든 현실을 고려할 때, 다른 일반대학 교수들보다 형편없이 떨어지는 봉급을 받는다면야 그 또한 온당한 일이
될 수는 없겠지만, 다른 대학교수들 보다 월등히 높은 봉급을 받는다면, 이게 예수님 팔아 사는 형편에 될 일이냐고, 스스로 연봉을 내리자고
말했다는 교수가 있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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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 뱀사골산장에서,
일행과 함께 |
| 흔히 떠도는 말로, 세상에 “사” 자가
들어가는 도둑놈들이 3 종류가 있는데, 변호사, 의사, 그리고 목사란다. 물론 농담 삼아 하는 우스개꺼리의 변설이긴 하지만, 좀 생각해 볼
이유가 있다. 변호사나 의사는 연봉이 높은 수록 유능한 직업인이라, 일 잘하고 돈 많이 버는 것이 잘못된 일도 아니오, 그의 능력을 말하는
자랑스러움이 될 수도 있는데, 왜 도둑놈으로 모는지 응당 항의할 수 있으리라. 그런데도 그들을 허가 난 도둑으로 모는 이유는, 변호비나 의료비가
보통 사람들이 감당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높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목사야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결국은 예수를 팔아 살아가는 직업인데, 설사 뛰어난
설교가요 조직가요 행정가라 할지라도, 돈을 많이 받는 순간 그의 입술이 말한 것과는 딴판으로 살아가는 진짜 도둑놈이 되는 것이다.
미국의 유태인 회당에서 일하는 랍비(Rabbi)는 연봉이 매우 높은 직업에 속한다. 그러나 랍비들이야 그들이 모범으로 섬기는 우두머리 선배들이
아브라함(Abraham)이나 모세(Moses) 같이 돈도 있고 권력도 있는 인물들이니, 돈을 많이 받아도 양심에 부끄러울 것이 없을 것이다.
허나, 목사들의 모범은 떠돌면서 사람들을 섬기고 돌보신 가난뱅이(여우도 굴이 있고 새들도 둥지가 있으나, 당신은 머리 둘 곳도 없다고 가난한
모습을 그려내셨으니) 청년 예수님이니, 아무리 교묘한 변명을 해대어도 결국 이 가난뱅이 청년을 팔아 자기의 부와 명예와 권력을 누리면, 그
양심이란 게 어찌해도 편할 리가 없다.
그러기에, 신학대학교 교수들이 최상급의 연봉을
받는다면, 일단 그들의 양심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시간 강사급 전임교수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싸구려 급료 덕분에 이른바 정교수들이란 분들이
분에 넘치는 봉급을 자기들 끼리 나누어 먹는 철밥통 단결을 하고 있다면, 일반 대학도 아닌 신학대학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는 너무도 염치없는
철면피들의 작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번 김 준우 박사 해고는 표면적 이유로는 영어를 전공한 박사급 후보들에게 실력으로 경쟁하여 밀렸으니
당연하다는 것이다.
김 준우 박사는 영문학 교수가 아니라 “신학영어” 강사로 15년간을 감신대에서 후배들을 가르쳐온 끝에
“서강대학교 영어문학” 전공 학사로는 영문학 박사급 후배 경쟁자들에게 밀려난 것이란다. 김 외식 총장은 적어도 다른 대학교 총장들의 수준인
철학박사 (Ph. D.) 학위가 아닌, 목회자의 직업학위인 목회학박사(D. Min.) 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금 쯤 후배 Ph. D. 학위
소지자에게 총장 자리를 물려주어야 한다고 누가 요구하면 선선히 물러설 건가?
아무리 경쟁이 당연한 실력자 위주의 사회가
상아탑(象牙塔) 이라지만, 지난 15년간 알량한 시간강사 수당에도 열성껏 후배를 위한 강의를 해온 50대 후반의 김 박사를 실력미달로 창피를
주어 교문 밖으로 내몬 처사는 뭔가 음모가 도사린 것 같은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사실 감리교신학대학원에서 필요한 것은 영어발음 좋고 구미
영문학을 꿰뚫는 영어 실력이 아니라, 신학논문을 읽고 쓰는 신학영어 가르칠 사람이 아닌가? 영어만 아는 것이 아니라 신학도 알아야 되는 그런
자격으로는 김 박사만한 적격자를 후배 영문학 박사에게서 찾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리라. 감신대 교수 전원을 두고 경쟁을 해도 김 박사만큼 영어를
읽고 쓰는데 능숙한 교수는 찾기 힘들 것이다.
김 박사는 한국기독교연구소 소장을 겸임하고
있는데, 이 출판사에서 지난 10여 년간 발간한 책자들은, “역사적 예수(Historical Jesus)” 에 관한 수다한 명저를 포함하여
60여권의 진보적인 기독교 서적들이 있다. 김 준우 박사는 한국 교계에 “역사적 예수” 를 소개한 공로만으로도, 아마 명예교수든 석좌교수로
특별대우해도 좋을만한 인물이다. 아마도 김 박사가 역사적 예수로 강연도 하고 널리 알려지면서, 자기들이 해야 할 일을 가로채서 하고 다닌다고,
감신대의 조직신학이나 성서신학 교수들이 배가 아프고 속이 뒤집힌 것이나 아닌지 의심이 간다.
“너는 영어나 잘 가르쳐! 공연히
남의 밥통 넘보지 말고...” 오래 전 변선환/홍정수 교수를 출교할 때, 그 부당성을 항의하고 결연히 목소리를 높였던 김 준우 박사는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나 그 때 변/홍 사건의 주동자들 및 하수인들에게 또 다시 걷어차여 교문 밖으로 쫓겨났다. 고 변선환 박사는 종교다원주의로,
홍정수 박사는 포스트모던주의로, 그리고 이제 김준우 박사는 역사적 예수 소개로, 줄줄이 감리교 신학대학 강단에서 축출되었다. 신학의 다양성,
해외 진보 신학의 비판적 수용을 무시하고, 교단 신학교라는 이유만으로 부흥사 출신들이 행패하는 대형교회 주문에나 놀아나는 그런 감리교
신학대학으로 전락되려는가? 어찌하든 꿩 잡는 매들만 만들면 되는가?
나는 김 준우 박사의 실력 이상으로 그의 사람됨에 대한 깊은
존경을 지니고 있다. 너무 올곧은 성격 탓으로 주변의 경계를 준 점은 인정된다 해도, 그 처럼 정의감에 투철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드문
이 시대에, 봉급 몇 푼에 기신거리는 시간 강사 나부랭이로 볼 수 없는, 참으로 좋은 교수를 감신은 또 내쫓았다. 정말 내쫓겨야 될 교수들은
관대하게 보아주어 살아남는 감신이 참 딱하다. 전교 교수를 다 합해도 겨우 다른 대학 일개 학과 정도에 불과한 교수 숫자를 지닌 감신이,
걸핏하면 교수 내쫓기에 패거리 굿판을 벌인다니.
나는 그만 속이 뒤집혔나보다. 내가 어쩌다
소화불량이라니? 이제 와서 지난 1977년도 감신대학 학사편입으로 2 년 동안 공부했던 감사한 마음과, 어쩌다 과분한 졸업논문상도 받으며 졸업한
덕분에 미국 유학의 길에도 올랐던 그 모든 감사함을 이제는 걷어 반환해버리고 싶다. 졸업생 명단에서 내 이름은 삭제하여 달라고 감신대학교
총장에게 편지라도 보낼꺼나? 노고단아 말해다오! 이 허연 머리 이순(耳順)의 나이가 되어 스스로를 절제 못하는 이 철없음을 어이하면 좋단
말이냐?
내 나이 은퇴를 앞둔 처지에, 감리 교단의 실력자나 감독도 못되고, 감신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대형교회 돈
많고 끝발 센 당회장도 아니고, 그러니 아무 능력 없는 신세에 속은 뒤집히고 ... 노고단아 말해다오. 지리산 험준한 바위 길을 걸으며 아무
바위에게 분풀이 발길질이라도 해보고 오게 허락해다오. 신통치 못한 머리거나 가슴을 지닌 인간의 발가락 노릇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이렇게 공연히
한풀이에 동원되는 날, 강아지나 바위에게 발길질 해놓고, 그 아픔에 겅중겅중 뛰도록 만드는 발가락 신세를 노고단아 너는 아느냐, 말 좀
해다오.(사진제공 양재성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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