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너스 교회 (Mariners Church)

 손주범

mariners church

들어가는 말

매리너스 교회는 소위 말하는 미국의 메가처치 가운데 하나이다. 위치한 곳도 실제로 백인 부유충이 많이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 얼바인이며, 웨슬리 펠로우가 예배드리던 당시 2월 중순 역시, 예배에 참석한 이들을 어림잡아 볼 때도 백인의 비율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놀라웠던 점은 미국의 대표 메가처치를 방문하는 이 시간 동안 마음의 어떤 불편함이나 위화감을 한번도 느끼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자연친화적이고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된 공간은 마치 하나님께서 넓은 품으로 자녀들을 맞이하시듯, 이 교회를 찾아온 모든 예배자들을 따스하게 끌어안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교회로 올라가는 길 옆에는 시내가 흐르고 있었고, 그 시내를 따라 올라가다 맞닥뜨린 커다란 호수는 이 교회의 평화로운 분위기가 잘 나타내 주었다. 그리고 최신식 건물인 워십센터와 전통적인 예배를 드리기 위해 최근에 건축한 고전적인 채플은 이 교회가 얼마나 신구세대의 조화와 문화의 다양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지를 대변해 주었다. 무엇보다 교회의 모든 부속건물이 대학교 운동장만한 커다란 풀밭을 둘러 싸고 있는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운동장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모든 성도들이 가족 단위로 함께 피크닉을 즐기던 모습이 아직도 내 눈에 선하다.

이 교회의 담임목사인, 켄튼 비쇼어(64)는 지금의 얼바인 교회를 건축하면서 단 한 가지를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 한번 교회에 왔을 때, 집에 돌아가는 것을 잊게 되는 교회’. 비현실적인 꿈 같았지만, 이미 매리너스 교회는 이 꿈 다음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1. 교회설립배경 (참조 : Mariners Church Jubilee Book)

매리너스 교회는 1963년 한 작은 기도모임에서 시작되었다. “Think and Pray”라는 성경연구모임과 기도모임이었다. 이 모임은 점차 확대되어 인근에 있는 Mariners 초등학교에서 모임을 가지게 되었고, 이것이 곧 교회의 시작이 되었다. 첫 사역자는 텍사스에서 온 로이 탐슨이었으며, 교회는 점점 성장하다가 1971년에 2대 목회자인 조 알드리히 목사를 담임목사로 영입하게 된다. 매리너스 교회는 조 알드리히 목사를 중심을 “하나님이 우리교회에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를 묻게 되었고, 잃어버린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비전으로 삼는 교회가 되어 성장을 거듭하게 되었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매리너스 교회는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80년대는 말 그대로 문화의 격변기와 혼돈기였다. 이 때를 대표하던 것이 상업적인 헐리웃 문화, 마이클 잭슨을 필두로 하는 대중문화였다. 문화의 아이콘이었던 존 레넌이 피살되는 등, 혼돈과 격변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매리너스 교회도 이 격변기의 풍랑을 마주하게 되었으며 급기야 매리너스 교회의 리더십들은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 서로 분열되었고, 리더십 중 한 명이었던 팀 티몬스 목사가 1200명 성도 중에, 1000명을 데리고 나가 South Coast Community Church를 설립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매리너스 교회는 이제 200여명만 남은 채, 참담함 속에서 교회로서의 운동력과 생명력을 상실하게 될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매리너스 교회에 대한 소망을 잃지 않으셨다. 리더십들의 오랜 기도 끝에 새로운 담임자를 청빙하고자 하였는데, 당시 청년 사역에 은사가 있어서 대학 교목으로 섬기던 켄튼 비쇼어를 매리너스 교회의 담임목사로 청빙하게 된 것이다. 이 때 켄튼 비쇼어 목사의 나이는 불과 30세였다.

▲ kenton beshore 목사 부부

▲ https://www.facebook.com/kentonbeshore/

2. 매리너스 교회의 5대 가치

켄튼 비쇼어 목사는 매리너스교회의 담임자가 되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교회가 추구해야 할 5대 가치를 선포하였다. 그리고 이 5대가치는 지금도 여전히 매리너스 교회의 핵심 가치가 되고 있다.

첫째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교회가 되는 것이다. 모든 사역과 목회의 중심은 하나님 말씀이 중심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둘째는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가정을 이루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무너진 가정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회복하는 사역을 시작하였으며, 다음세대를 중점적으로 하는 사역들을 일구게 되었다.

셋째, 모든 그리스도인이 맡겨진 사역지에서 사역자임을 잊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매리너스 교회는 다음세대 자녀들 4인당 1인의 봉사자를 세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늘 섬기는 이가 부족하지만 미국 전역에서 매리너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교회에서 섬기고자 열정을 갖는 청년들이 이 교회에서 섬기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이 지역으로 이주하여 다음세대 아이들을 섬기는 모습은 지금도 가슴을 뜨겁게 한다.

넷째는 지역사회와 연관을 맺는 사역을 통해 끊임없이 사역을 혁신시킨다는 점이다. 철에 따라 놀이기구와 워터파크를 개장하여 이웃주민들을 초청하고, 심지어 다음세대 공간 안에 설립된 농구장은 최근에 은퇴한 코비 브라이언트가 와서 농구연습을 할 정도로 지역사회에 열려 있는 교회를 지향한다.

다섯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끊임없이 전하는 교회를 지향한다. 매리너스교회는 자신의 교회에서 선교사를 파송하지 않는 독특한 교회이다. 현지에서 현지 사역자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여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현지 사역을 돕는 선교를 한다. 초대형교회이지만, 역설적으로 교회의 이름과 명성을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조심스러워하는 이런 모습 앞에 대형교회의 성숙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켄튼 비쇼어 목사가 매리너스 교회의 담임자가 된 이후에 교회는 비약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였다. 켄튼 비쇼어 목사가 부임한지 5년만에 새 워십센터를 봉헌하였으며, 결국 분리된지 10여년 만에, 매리너스에서 분립된 사우스 코스트 커뮤니티 처치가 교회 병합을 요청하여, 서로 분열되었던 교회는 다시 하나가 되기에 까지 이른다. 분열된 교회는 많이 보았어도 분열된 교회가 다시 하나가 되는 이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은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교회의 비전을 세울 적합한 공간을 다시 모색하게 되었고 이를 위해 2000년대 초, 지금의 매리너스 처치 부지를 구입, 이곳에 매리너스 교회의 비전을 실현한 교회를 2006년에 건축하기에 이르게 되었다.

3. 멀티 캠퍼스

켄튼 비쇼어 목사가 부임한 이래도 성도는 250명에서 13000명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하였다. 매리너스 교회는 그 이후에 얼바인 캠퍼스 이외에 3개의 캠퍼스를 더 세웠다. 미션 베호 (Mission Viejo), 헌팅턴 비치(Huntington Beach), 오션 힐스(Ocean Hills)에 각각 캠퍼스 교회가 설립되었고, 캠퍼스에 따라 각각의 리드 페스터로 섬기고 있으며, 전체 시니어 목사는 아직까지 켄튼 비쇼어 목사가 담당하고 있다.

매리너스 교회는 예수님을 따르고 세상을 담대히 변화시키도록 영감을 불어 넣는다는 비전 아래,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회를 이루어갈 제자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지금도 자기 쇄신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매리너스 교회는 이 사명과 비전, 그리고 앞서 말한 5대 가치를 통하여, 지역사회에 없어서는 안될 교회로서 그 역할과 몫을 충분히 담당하고 있다.

4. 다음 10년을 향하여

현재 켄튼 비쇼어 목사를 통해 주신 하나님의 뜻은 ‘이제 때가 되었다.’라는 것이다. (“It`s Time!“) 이것은 10여년 전에 하나님이 켄튼 비쇼어 목사 부부에게 주신 하나님의 음성이었다. 이제는 담임목회자에서 물러날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리더십을 이양하고, 다음목회자를 세우는 일과 멘토링을 하는 것에 전념하여, 다음 매리너스 교회를 이끌 차세대 Senior Pastor를 찾는 것에 지금의 10여년을 보내고 있다.

나가는 말

손주범 목사

매리너스 교회가 아픔이 없는 순탄한 시간만 거쳤다면 매리너스 교회에 큰 매력을 못 느꼈을 것이다. 매리너스 교회의 역사를 통해 분열의 아픔을 알게 되고, 장로들과 켄튼 비쇼어 목사의 목회의 방향에 대한 충돌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지만, 이를 봉합해 가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바라보게 되면서 결국 이 교회를 이끄시는 분은 하나님이셨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 힘든 항해 가운데, 지금은 대표적인 미국의 교회로 자리매김하여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보면서, 매리너스 교회는 충분히 꿈꿀 만한 교회, 가슴에 품고 비전으로 삼고 싶은 교회로서 그 자격이 충분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함께 했던 목사님 가운데 한 분은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어떤 대형교회도 개척교회로 시작하지 않은 교회는 없었다.” 그 말씀을 들으며, 얼마나 긴 호흡, 긴 안목을 가지고 성령님의 운행하심에 따라 교회를 섬기고 목회를 해야할지 마음을 가다듬게 된다. 단순히 규모가 큰 교회가 아니라 모든 문화, 세대, 인종, 계층간의 조화를 추구하며 하나됨을 이룬 교회, 매리너스 교회는 말 그대로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교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