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리교자유게시판에서 십일조에 대한 토론이 뜨겁게 일어났습니다. 이 글은  김성국 목사님의 허락을 받아 자유게시판에서 옮겨왔습니다. -편집자 주

1. 십일조라는 상황

십일조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아무래도 경제적인 어려움의 가중과 교회의 헌금일탈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건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어째서, 왜? 교회가, 하나님이 내가 벌어들인 수입의 십분의 일(결코 적지 않은)을 강제적으로 요구하는가에 대한 불만이 크게 작용하는 거 같다.

농작물 수확이든, 각종의 돈벌이이든 간에 내가 애써 벌어서 축적한 부를 나의 자발적 행위로가 아닌 강제적인 조항으로 갹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심리가 저변에 깊게 깔려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애써서 낸 헌금이 부당하게 사용된다면 어찌 울분 내지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토로하지 않을 것인가.

이 두 가지 문제는 반드시 오늘의 교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어 짤막하게나마 십일조에 대해 성경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바이다.(십일조 관련 말씀들 : 레 27:30-33; 민 18:21-32; 신 12:5-18, 14:22-29)


2. 십일조의 성격

성경에 나타난 십일조의 정신이나 목적에 대해 진보나 보수학자들을 무론하고 모두가 동의하는 내용은 '모든 사람이 하나님께 속해 있다 라는 것을 인정케 하려는 행위'라는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지는 보편적 심리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그 어떤 누군가에게 수입의 십분지 일을 계속해서 드린다고 하는 건 커다란 부담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애써서 벌어들인 수입을 왜 무슨 까닭으로 누군가에게 지속적으로 바쳐야 한단 말인가 하는 의문이 결코 오늘만의 이슈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성경에서도 계속해서 이 주제가 거론되고 지속되는 것은 유대공동체가 십일조를 제대로 내지 않는 일이 그만큼 많았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이에 대해 아주 단호하다. "땅의 십분 일 곧 땅의 곡식이나 나무의 과실이나 그 십분 일은 여호와의 것이니 여호와께 성물이라"(레 27:30). 이 규정은 안식일을 지키라는 명령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요구되는 말씀 중에 하나이다. 모든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께 소속돼있다는 것을 십일조로 증명하라는 것이 성경적인 요구라고 모든 학자들은 그렇게 해석하고 있다.


3. 십일조의 기능

하나님은 마땅히 하나님의 백성된 도리와 의무를 십일조로서 이행해줄 것을 요구하시는데, 이렇게 드려진 헌금은 어떻게 쓰이는가?

우선, 첫째로, 12지파 중 땅의 분깃을 받지 않은 레위인들을 위하여 쓰여질 것을 요구하신다. 둘째로, 그 지역의 소외되고 가난한 자들을 위해 쓸 것을 요구하신다. 셋째로 너희 공동체가 함께 모여 여호와 앞에서 자축하고 기쁨을 나누기 위해 쓰라고 명령하신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 문제가 되고 있는 목회자를 위한 십일조문제 운운은.. 목회 이외에 다른 분깃이 없는 목회자에게 십일조의 일부가 돌아가는 것이 대단히 성경적이며, 타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4. 십일조의 논란

십일조가 교회 내부에서 논란이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십일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대로 십일조의무조항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는 있는 상황이 저마다 각기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천편일률적으로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의무적으로 십일조를 행사한다면 문제가 덜 하겠는데(한국은 종교국가가 아니기에), 전혀 그렇지 못한 상황 속에서 불만이 표출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의 십일조 조항이 눈에 가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소위 신앙이 좋다고 스스로 자처하는 바리새인들에게서도 잘못 남용되어 나타났던 문제다. 예수께서는 십일조가 갖는 정신보다는, 字句나 文字에 스스로를 제한시켜 "나는 십일조 의무를 다했으니 나의 할 도리를 다했도다"라며 자족하는 종교인들에게 "화 있을찐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를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바 의와 인과 신은 버렸도다 그러나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찌니라"(마 23:23)고 책망하시는 모습을 보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십일조에 대한 유대종교인들의 태도가 대단히 가식적인 종교행위였음을 주님은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주님께서 보실 때, 십일조는 종교행위에 있어서 최소한의 덕목이었던 것이다.


5. 십일조를 하는 사람들

그러나, 교회 내에서 이들 유대종교인들보다도 못한 신앙적 의식과 행위를 갖는 성도라면, 십일조 자체가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결국에 있어서 성경의 '자구'나 '문자'가 믿음 없는 성도에겐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되어 교회를 다니네 마네 하는 문제로 돌출되기 마련이다. 하나님이 정하신 십일조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지 못할 경우, 바리새인이나 믿음이 없는 성도나 다 성경의 문자가 그들에게는 신앙 문제의 걸림돌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성경은 촉구한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의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말 3:10)

이 말씀의 상황은 바벨론포로기 이후 형편무인지경에 빠져 있는 유대인들이 생활 곤란으로 십일조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하나님께서 말라기 선지자를 통해 십일조의무를 촉구하시는 내용인데, "십일조하는 자에게 내가 복을 주나 안주나 나를 시험하라"는 조건을 제시할 정도의 말씀은 성경에서 정말 몇 안 되는 명령구인 것이다.

역설적으로 그것은 그만큼 십일조생활이 공동체 영위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지를 헤아리게 하는 말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공동체를 향한 주님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대목이 아니겠는가!! 21세기 상황의 교회라고 해서 이에서 벗어날 방도를 과연 찾을 수 있을까?


6. 주님의 십일조관

주지하는 대로 교회는 주님을 "구약의 성취요, 율법의 완성"이라고 고백한다. 그러한 주님께서 십일조의무보다 한 발 더 나아가서 "화 있을찐저 너희 바리새인이여 너희가 박하와 운향과 모든 채소의 십일조를 드리되 공의와 하나님께 대한 사랑은 버리는도다 그러나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아니하여야 할찌니라"(눅 11:42)고 말씀하신다면 우리의 하나님께 대한 신앙적 의무는 과연 어디까지일 것인가.

그러므로 믿음이 없이는 결단코 주님을 기쁘시게 못하는 것이다. 교회가 십일조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십일조의 의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자격이나 조건을 우리 인간들은 전혀 부여받지 못했다. 그것은 마치 "십일조라는 문자"에 갇혀 자족하는 바리새인을 향한 주님의 격노보다도 더한 진노를 불러올 뿐이다.


7. 오늘날의 십일조

십일조가 너무 부담스러워 십일조를 없애자는 교회 내의 궤변론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늘 있어왔다. 그런 사람들은 정직하게 교회를 떠나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십일조의무 때문에 하나님께 속하기를 거부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왔습니다" 라고 고백해 놓고 십일조를 거부한다면 뭔가 앞뒤가 안 맞는 정신 나간 행위에 다름 아니다.

교회가 드려진 십일조를 제대로 사용치 않는다는 구실과 핑계로 십일조를 거부하려는 자들은 "나는 십일조의무를 다했으니 나의 신앙행위는 그 누구도 탓할 수가 없도다"라며, 사거리에서 거들먹거리며 떠들어대는, 바리새인보다도 못한 자들이다. 이런 이들을 어찌 고쳐서 교회의 재직으로, 성도로써 사용할 수 있겠는가.

덧붙여서, 교회들은 귀하게 드려진 십일조헌물을 주님께서 제정하신 목적대로 사용하기를 진정으로 힘써야 한다. 그 문제가 빌미가 되어 십일조를 안 내도 되는 상황을 교회 내에 불러온다면, 그 죄 또한 역시, 결코 작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다 그런 죄를 범치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