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개정위원회의 본부 구조개편안은 폐기되어야 한다.


1. 들어가며

장정개정위원회가 장정개정안 성안을 완료하고 감리회 대중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를 8월 1일과 2일 대전과 서울에서 개최한다. 그동안 장정개정안 성안을 위해 애쓴 장정개정위원회 위원들의 수고에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이들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장정개정위원회가 내놓은 장정개정안을 한 마디로 평가하라면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이 없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장정개정위원회가 이번에 내놓은 안대로라면 이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 굳이 입법의회를 개최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장정개정위원회가 내놓은 장정개정안에 대하여 이토록 냉혹하게 판단하는 이유를 몇 차례에 걸쳐 밝히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장정개정위원회가 내놓은 본부구조개편안에 대하여 살펴보자.

2. 구조개편의 필요성과 동떨어진 구조개편안

이번 장정개정위원회가 내놓은 본부 구조개편안은 장정개정위원회 스스로가 밝히고 있는 구조개편의 필요성과는 상관이 없는 엉뚱한 안이다. 장정개정위원회는 공청회 자로에서 본부 구조개편의 당위성으로 ‘직원의 비전문성’, ‘방만하고 비대해진 본부운영’, ‘개체교회 헌금감소로 인한 본부 수입의 감소’ ‘부처 이기주의와 소통과 협력의 부재’ ‘업무대비 부서와 부장 수의 과다’, ‘인사시스템의 부실’, ‘정책의 연속성 결여‘, ’행정기획실에 대한 불만 고조‘ 등을 지적하고 있다.

당연한 지적들이다. 장정개정위원회는 본부 구조개편이 왜 필요한 것인지를 제대로 보았다. 그렇다면 본부 구조개편안에 이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장정개정위원회가 내놓은 구조개편안을 눈 씻고 찾아보아도 그 방안들이 보이지 않는다. 직원의 전문성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더니 전문성을 제고하고 전문성이 있는 사람을 채용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부처 이기주의가 문제라더니 업무를 더욱 세밀하게 찢어놓아 오히려 부서간의 칸막이를 더욱 촘촘하게 만들어 놓았다. 인사시스템이 문제라고 지적해 놓고도 인사시스템 혁신방안은 없다. 따라서 이번에 장정개정위원회가 내놓은 안은 본부 구조개편안이 아니라 예산 절감 안이며 예산절감을 위해 찾은 방법이 본부의 직원 감축이라고 말하는 것이 정직하다.

그런데 문제는 인원을 줄이는 방법이 타당해야 하는 데 타당성조차 없다는 점이다. 구조개편안에서 인원감축을 목표로 삼았다면 당연히 인원감축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그 감축으로 인하여 발생할 문제와 효과는 무엇인지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할 듯한데 그것은 없다. 사람들이 부장의 수가 많다고 하니 부장을 줄이고, 또 총무가 현재 자리에 없으니 총무는 안 뽑고, 행정기획실에 대한 불만이 많다고 하니 행정기획실을 축소하고, 구조개편안인데 뭔가 하나는 없애야 할 것 같으니 특별한 이유도 없이 연수원은 없애는 식이다. 이걸 구조개편안이라고 내놓는 장정개정위원회는 손이 부끄럽지도 않은지 모르겠다.

또 장정개정위원회는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 기업에서조차 인원감축과 구조조정은 함부로 할 수 없고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보호받고 있는 직원의 구조조정은 법에 의하여 허용되는 범위가 매우 좁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는 한 것인지 궁금하다. 또 현재 한국교회 상황과 한국사회의 경제상황을 제대로 판단하고 인원 감축의 칼을 휘두르려고 하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장정개정위원회는 본부 구조개편의 목표가 예산절감이었다면 다른 방법을 찾았어야 한다. 예를 들면 현재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본부에 근무하는 목회자의 경우 본부를 그만둘 경우 지금 받는 연봉을 보장받으면서 교회 담임으로 나가는 것은 물론 목회지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또 평신도 직원의 경우 본부에서 퇴직하거나 해고될 경우 현재의 연봉을 보장받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정규직으로의 재취업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예산 절감이 목표라면 본부 직원들과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연봉제로 전환하고 급여수준을 낮추는 등의 방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정개정위원회는 우리사회의 최대 약자라고 할 수 있는 비정규직 직원 18명 중에서 계약이 만료되면 10명을 재계약하지 않는 방식으로 감축하겠다고 했다. 장정개정위원회가 예상하는 41명을 감출하려면 최소한 20명 정도는 해고해야 한다. 그러나 장정개정위원회가 해고라는 것이 당사자에게는 얼마나 잔인한 행위인지, 또 우리사회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얼마나 뜨거운 문제이고 또 얼마나 큰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나 이런 발상을 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3.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 장정개정위원회가 겉으로 내세우는 구조개편안의 핵심은 각 ‘국’을 ‘팀’제로 전환한다는 데 있다. 팀제로 운영하여 팀 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되도록 하고, 업무분장을 정확히 하여 효율성과 전문화를 꾀하고 각 팀장. 실장. 사장은 2년마다 업무평가를 하여 재/신임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장정개정위원들이 팀제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팀제로의 구조개편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지가 궁금하다.

본래 팀제는 유연한 조직구조, 신속한 의사결정, 고객의 요구에 대한 신속한 대응, 구성원의 전문성 향상, 성과관리를 통한 책임성 확보 등을 특징으로 하는 조직모델로 Harris는 팀제를 “구성원이 목표를 설정하고,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상호관계를 개발함으로써 공동목적을 공유하는 작업집단 또는 구성단위”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팀제 조직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들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첫째, 팀은 업무 수행 결과에 대한 책임을 팀 전체가 공동으로 져야 하기 때문에 팀 내부에서 합의를 통해서 목표를 공유하며, 공동으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둘째, 팀은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함께 일하고, 직무수행 결과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책임지기 때문에 목표달성을 위해 상호책임을 공유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공동의 접근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중시한다. 셋째, 팀은 공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각자의 고유한 전문성을 살려 서로 보완하여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인 기능 및 능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넷째, 팀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리더에서부터 팀원에 이르기까지 적절한 권한배분과 자율적 의사결정의 범위가 확대되어야 한다. 또 팀제 조직 모델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팀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팀의 업무성과를 정확히 평가하고 보상해 줄 수 있는 객관적인 성과평가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본부의 구조를 팀제로 전환하려고 한다면 감리회 본부가 팀제의 핵심원리인 팀 내부에서의 공동의 목표설정과 공유가 가능한 조직인지, 또 팀제의 핵심 원리 중 하나가 상호보완적인 기능 및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한 팀이 되어 시너지를 높이는 것인데 본부의 인원이 상호보완적인 기능과 능력을 가진 이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팀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리더에서부터 팀원에 이르기까지 적절한 권한배분과 자율적 의사결정의 범위가 확대되어야 하는데 감리회가 그들에게 그런 권한을 팀에 부여할 수 있는 조직인지, 또 팀의 업무성과를 정확히 평가하고 보상해 줄 수 있는 객관적인 성과평가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하는데 감리회가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이번 장정개정위원회 내놓은 본부 구조개편안에는 감리회가 팀제의 핵심적인 내용들을 수용할 수 있는 조직인지에 대한 검토가 없다. 현재 감독들은 감독회장의 권한을 축소하고 대신 그 권한을 자신들이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본부를 팀제로 전환하려면 팀장과 팀원들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또 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 주어야 하고 팀에게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충분한 의사결정권을 부여해야 한다. 또 팀의 업무 수행결과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하여 보상할 수 있는 평가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하지만 구조개편안 어디에도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이지 또 이것을 어떤 방식으로 보장할 것인지를 검토한 흔적이 없다. 본부를 팀제로 전환하고자 한다면 장정에 팀에게 권한과 의사결정권을 부여해야 하고 또 팀과 팀원에 대한 업무평가 방식과 평과결과의 활용 등에 대해서 규정하거나 별도의 법안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내용은 하나도 없다.

감리회의 상황을 살펴보면 감리회 본부를 팀제로 전환하는 것은 애당초 옳은 선택이 아니었다. 현재 감리회의 상황에서 본부의 구조가 아니라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관철하는데 골몰하고 있는 진답들이 감리회를 쥐고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행태를 바로잡지 않고는 감리회에서 애초에 팀제가 정착할 수 없다. 이들이 팀과 팀원들에게 권한을 이양하고 의사결정의 자율권을 줄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장정개정위원회가 내놓은 본부 구조개편안은 민간 기업이나 정부 그리고 비영리단체에서 조차 팀제로의 구조개편이 유행이라고 하니 본부 구조개편안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기 위해서 ‘국’이라는 이름을 ‘팀’으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해서 수박이 되는 것은 아니다.

4. 맘몬을 섬기려는 자들의 음모가 숨겨져 있는 안이다.

“2040년, 한국 교회 교인들은 전 인구의 1/10로 줄어든다. 그 때가 되면 교인들의 2/3가 55세 이상의 은퇴자로 구성된다. 다가올 10년, 한국 교회가 한 번도 접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성도가 몰려온다! 한국 교회는 지금 그 변화를 맞을 준비가 되었는가?”

최근 출판된 한국교회의 미래를 예측하는 책을 소개하는 출판사 서평의 한 구절이다. 이 책은 앞으로 10년간의 한국교회가 이후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한국교회가 이 불안한 미래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면 역사상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여 하고 있다.

이런 위기의 상황에서 감리교회는 본부 구조개편을 논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장정개정위원회는 당연히 이 미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감리회 본부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무엇을 강화하고, 어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최소한의 고민은 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장정개정위원회가 내놓은 본부 구조개편안을 보면 그런 고민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현재보다 더 퇴행하는 것도 부족해서 개악 중에 개악을 했다고 표현해도 부족할 만큼 한심하기 짝이 없는 안을 내놓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면 정부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든 국력을 쏟아 붓는 법이다. 사람이 병들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 병을 고치는 일에 전력을 다하게 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교회가 정체를 넘어서 급격한 쇠락의 위기에 서있고 이로 인하여 신자도 예산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본부는 모든 재정과 인력을 이 위기를 극복하는 쏟아부어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장정개정위원회는 그 반대를 선택하고 있다.

아래의 표에서 보듯 장정개정위원회는 이 위기의 상황에서 본부 선교분야의 인력을 절반으로 감축했다. 반면 재산관리분야는 거의 그대로 유지시킨다. 이렇게 해서 감리회는 선교보다 재산을 관리하는데 세 배에 해당하는 인력과 예산을 투자하게 된다. 장정개정위원들의 생각에는 선교보다 돈이 더 중요한 것이다. 이들이 지켜야 할 것은 선교를 통한 교회의 미래가 아니라 돈인 것이다.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현재 서울남연회에 속한 교회가 460개 정도이고 그 중에서 절반 가까이가 1년 결산이 3000만원 미만인 미자립교회다. 그런데 지난해에 서울남연회에서만 4,000명의 신자가 감소했다. 460여개의 교회 중에서 신자 수가 100명 이상되는 교회가 200여개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는데 100명 모이는 교회 40개가 한 해에 사라진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장정개정위원회는 이번 개정안에서 선교보다 돈과 재산을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교회의 미래는 목회자의 질이 좌우한다. 오늘 교회가 부패하고 타락했다면 그 책임의 대부분은 목회장 양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또 개체교회의 선교와 교육 등에서 목회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따라서 모든 종교는 유능한 인재들의 성직 진입을 유도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감리회는 질 높은 성직자 양성에 실패하고 있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신학전공을 기피하고 있고 대학을 졸업하고 신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유능한 젊은이들이 감리회 계통의 신학교를 외면하고 있다. 감리회의 현실에서 희망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어제의 지식은 오늘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다. 따라서 오늘과 같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목회자의 재교육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때문에 대개의 교단에서 목회자 재교육을 위한 연수와 교육기능을 담당하는 기구를 두고 있다. 예를 들면 예장통합의 경우는 <총회훈련원>을 총회 산하에 두고 있고, 한국기독교장로회의 경우는 <총회교육원>을, 기독교대한성결회 역시 <총회교육원>을 총회 산하에 두고 있다. 이들도 목회자의 재교육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장정개정위원회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감리회에서 목회자의 재교육과 연수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연수원>을 폐지한단다.

<연수원>은 강화해도 부족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런데 장정개정위원회는 있는 <연수원>을 폐지하겠다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만약 그동안 <연수원>의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면 문제를 잡아야지 무턱대고 없애는 것이 상책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연수원> 폐지안은 장정개정위원들이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조차 분별하지 못하고 있거나 문제 해결 방안을 찾을 능력이 없으니 폐지라는 가장 쉬운 방법을 선택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정말 아이에게 흉기를 들려 준 꼴이다.

6. 장정개정위원들은 교회의 할 일이 무엇인지조차 분별하지 못하는 이들인가?

이번 장정개정위원회의 본부 구조개편안에 있는 업무 분장 안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내가 잘못 본 것이 아닌가 해서 몇 번인가를 다시 읽으며 확인했다. 이런 사람들에게 감리회가 그 중요한 장정개정안을 맡겨 놓았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분노가 치밀어 올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번 장정개정위원회에 장정개정을 맡기는 것은 감리회의 재앙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장정개정위원회는 교육팀의 <차세대 부흥/차세대 교육정책>의 업무의 하나로 <영어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어린이 교육>의 업무의 하나로 <영, 유아, 유치 아동부 영어예배 교재 및 프로그램 개발>을 명시하고 있다. 교회에서 행할 영어교육프로그램을 본부가 개발하고 영어예배를 위한 자료도 개발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감리회 본부가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 그것이 필요한 것인지, 그것을 교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인지 그런 것은 관심도 없다. 그냥 사회에서 영어 열풍이 부니 그저 교회도 따라가자는 것이다. 정말 창피한 일이다. 이런 이들에게 그 중요한 장정개정 업무를 맡겨놓은 감리회가 정말 부끄럽다.

어떻게 이런 한심한 발상이 가능하고 또 그런 발상이 다섯 명의 전 현직 감독을 비롯하여 20여명의 내로라하는 감리회의 거물급들이 모여 있는 장정개정위원회가 용인했을까?  수준이 정말 궁금하다. 초등학교 영어교사에게만 물어보았어도 이 발상이 얼마나 엉뚱하고 한심한 발상인지 또 비현실적인 발상인지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이들에게 묻고 싶다. 이제 교회가 아이들의 영어교육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인가? 영어예배가 가능하려면 아이들은 영어로 말하고 들을 있어야 하고, 영어로 능숙하게 말하고 들을 수 있는 교사들이 필수적인데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에라이...정말 한심하고 철없는 사람들이다.

7. 본부 구조개편안은 전면 폐기되어야 한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이번에 장정개정위원회가 내놓은 본부 구조개편안은 구조 개편안이 아니라 본부 인원 감축안, 그것도 비인간적이고 비합리적인 인원 감축안이다. 장정개정위원회는 내용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려는 듯 팀제로의 전환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국’이라는 이름을 ‘팀’이라고 바꾼다고 해서 팀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장정개정위원회는 이번 장정개정안이 통과되면 104명 중 41명을 감축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 개정안이 입법의회에서 통과된다고 해도 비정규직 10명을 감축하고, 현재 공석인 9명의 총무와 원, 실장을 선출하지 않는 방법 등으로 19명을 감축하는 것 외에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한 본부의 직원을 추가로 감축할 수 있는 길은 없다.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하 "부당해고 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제24조(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①은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경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인수·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감리회에 본부에 대한 불만과 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이 광범위하게 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본부 직원들의 연봉이 교회 현장에서 고생하는 목회자나 경제위기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조차 찾지 못하는 신자들의 상황에 비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부가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도 하는 일은 별로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 높은 급여가 문제라면 급여체제를 개선하면 될 것이고 하는 일이 없다며 일을 하지 않고 견딜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장정개정위원회는 이 문제를 예산 절감과 인원감축이라는 아주 단순하고 쉬운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정개정위원회가 그토록 하고 싶어 하는 본부의 예산절감 문제는 장정개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본부 직원들에 대한 업무평가제 도입과 급여조정이나 연봉제 도입 등의 방법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번 본부 구조개편안이 장정개정위원회가 지난 몇 달 동안을 고민하며 노력한 끝에 내놓은 안이라는 점에 나는 주목한다. 지난 몇 달 동안 열심히 고민하면서 만들어 낸 안이 이 정도라면 이미 현 장정개정위원들의 능력은 검증된 것이다. 따라서 현 장정개정위원회가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현재 내놓은 안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더 나은 안을 성안할 능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장정개정위원회는 10월 입법의회에 이번에 내놓은 안을 대충 손을 보아 상정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현재의 본부 구조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본부 문제는 해결이 아니라 더욱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현장의 교회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더구나 장정개정위원회가 내놓은 본부 구조개편안은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역행하는 안이자 감리회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안이다. 구조개편안이 너무 조악하고 수준 이하여서 이 안이 외부에 공개될 경우 감리회는 망신을 당하기 알맞게 되어 있다. 따라서 감리회의 내일을 위해서 그리고 감리회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장정개정위원회의 본부 구조개편안이 입법의회에 상정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장정개정위원회는 본부 구조개편안을 안을 폐기해야 한다.

▲ 박경양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