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기도의 삶”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내적 고요의 길

제7회 한국기독교학회 소망학술상 수상 저술 

 (김수천 지음)

두란노



[책 소개]

이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되었는데 먼저 1부에서는 하나님의 임재를 통해 실현되는 하나님과의 연합이라는 주제 아래 영적 훈련을 단계별로 연구하였다. 그리고 각 장별로 동방정교회 영성신학사에서 대표적인 인물들을 선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저술들을 직접 분석해서 그 의미를 밝히고자 하였다.

먼저, 역사적인 연구의 1장에서는 마음의 개념에 대하여 다루었다. 성서는 마음을 참 자아가 머무는 곳으로 설명한다. 동방정교회에서는 이 마음을 인간 존재의 중심으로 이해해 왔다. 왜 마음이 존재의 중심이며 참 자아가 머무는 곳인가? 성령을 통해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곳이기 때문이다.

마음은 훈련이 필요하다. 우주도 포함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의 마음인데 그 마음은 악을 포함한 모든 것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마음의 청결을 강조하셨다. 동방정교회 영성가들은 청결한 마음이란 잡념을 극복하고 마음을 하나님께 집중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2장에서는 4세기 니사의 그레고리우스의 <모세의 생애>에 나타난 완전의 개념을 분석하였다. 완전은 신화의 최종 목적익 때문에 그 목표에 대한 명확한 개념 이해가 중요하다. 영성신학자로서 그레고리우스는 신자가 신화의 길을 가는데 그 길의 좋은 모델로 모세의 삶을 주목하였다.

모세의 삶은 신자들이 영적 진보의 과정에서 경험하는 정화, 조명, 그리고 연합의 과정을 잘 보여 준다. 그런데 그레고리우스는 완전은 정적인 상태의 개념이 아니라 진보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는 동적인 개념이라고 결론짓는다.

3장에서는 4세기 에바그리오스와 마카리오스의 교훈에 나타난 내적 성찰의 길을 분석하였다. 이집트 사막의 수도자로 인간의 심리 통찰에 탁월했던 에바그리오스는 인간의 마음은 끊임없는 생각의 활동에 의해 지배됨을 깨달았다. 기도란 잡념을 극복한 순수한 지성의 활동으로 이해하였다. 그래서 잡념을 극복하기 위한 마음에 대한 관찰과 경성을 강조하였다.

한편, 동시대에 같은 지역에서 수도하던 마카리오스는 지성 대신에 마음에 초점을 두었다. 마음은 감성과 관련이 깊은 곳으로 성령이 임재하는 곳이다. 마카리오스는 기도에 있어서 느낌과 마음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령의 활동을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순수한 사고의 활동을 강조한 에바그리오스와 마음을 강조한 마카리오스의 교훈은 후대에 이르러 상호보완적으로 통합되어 정신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드리는 전인적인 기도를 형성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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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는 침묵기도의 실제적 적용을 위한 방안들을 논하였다. 1장에서는 현재 한국 개신교인들이 실천하고 있는 통성기도에 침묵기도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손을 들고 ‘주여’를 세 번 부르며 드리는 통성기도는 한국 교회의 독특한 영성 훈련 방법이다. 이러한 기도를 통하여 한국 교회 신자들은 잡념을 진정시키고 생각을 하나님께 집중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

이 기도는 특별히 성령의 능력을 체험하는 데 유용한 기도가 되어 왔는데 이제 여기에 침묵기도를 접목함으로써 성화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기도로 정진할 수 있다. ... 통성기도의 아쉬운 부분은 그것이 대부분 간구기도라는 사실이다.

한국 교회 통성기도의 또 다른 아쉬움은 그것이 주로 성령의 은사인 카리스마를 추구하는 기도라는 것이다. 기도를 통해서 치유나 귀신 추방 같은 성령의 능력을 체험하는 것은 지극히 성서적이다.

그러나 이제 한국 교회는 성령의 능력과 더불어 성화를 추구하는 기도를 하여야 한다. ... 성령의 열매로 나타나는 성화는 성령의 임재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성령의 임재로 성령의 능력을 체험해 온 한국 교회의 신자들이 성화의 측면에서는 왜 부족하였는지를 숙고해 보아야 한다.

2장에서는 찬양과 침묵기도에 관하여 논하였다. 찬양은 한국인의 감성적 성향에 잘 부합하며 특별히 젊은 세대에게 생각을 하나님께 집중하고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는 데 유익한 방편이 되어 왔다. 이 찬양을 통성기도처럼 성령의 임재 가운데 더 오래 그리고 더 깊이 머물도록 해주는 침묵기도와 접목할 수 있다.

3장에서는 QT에 침묵기도를 접목하는 방안을 연구하였다. 한국 교회는 큐티 운동을 통해서 영적으로 성숙해 왔다. ... 그런데 큐티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성령의 임재 가운데 오래 깊이 머무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며 그 결과로 삶에 적용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묵상 가운데 감동받은 구절이나 단어를 통해 묵상의 시간을 갖지만 성령의 임재 가운데 머무는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면 적용의 열매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바로 이러한 아쉬움을 보완하기 위해 영성가들이 실천한 렉시오 디비나를 통한 침묵기도를 응용하는 방안을 고찰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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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영성신학 분야 가운데 형성적인 영성(formative spirituality)이라는 분야가 생기기도 하였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성서가 진리가 되는 것은 그것을 읽는 독자들을 바람직한 인간으로 형성시켜 주기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인문학은 인간의 인간됨을 형성시켜 주기 위해 노력한다. 영성신학은 바로 이 인간의 완성을 위한 학문인데 이 연구가 그 비전에 일조하기를 소망한다.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