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아퀴나스의 경제윤리

스콜라 철학의 정점에 토마스 아퀴나스가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1224(5)년 이탈리아의 나폴리 근교에서 태어났다. 그는 젊은 시절 나폴리 대학에서 수학하고, 1245년 파리 대학으로 유학을 떠난다. 그 곳에서 당시 대학자인 알베르투스 마그누스를 만나는데, 그와 함께 몇 해 동안 쾰른에서 연구 생활을 한 것을 제외하면 거의 10 년여를 파리 대학에서 보낸다.

중세기 초 교부철학은 교부(敎父)라는 성직자들에 의한 철학으로 비교적 초월주의적인 성격이 강한 기독교 철학이다. 스콜라 철학은 학자(스콜라)에 의한 철학으로, 그리스 철학(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그리스도교의 가르침과 결합하여 성립된 철학 체계이다. 따라서 스콜라 철학은 교부철학에 비해서 합리주의적 가치가 강조되는 기독교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 토마스 아퀴나스

아퀴나스는 또한 공정한 거래는 합리적 선택과 공정한 계약을 전제로 하는데, 이를 위해서 정보윤리가 필요함을 지적한다. 이는 재화의 생산과 재화에 포함된 바른 정보에 대한 제공은 중요하다. 상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의 의무는 일차적으로 판매자에게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불균등한 이윤배분은 시정되어야 한다. 그의 정보윤리에 대한 주장은 오늘날에도 중요한 원리로 적용되고 있다.

아퀴나스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파는 것과 같이 부당하며, 와인을 팔면 그 마시는 즐거움도 함께 팔게 된다고 본다. 그는 돈을 파는 것은 이와 다르며, 마치 와인을 팔면서 그 마시는 것을 따로 파는 것과도 같다고 본다. 즉 와인을 주고서 다시 그 와인을 돌려받으면 그만이지, 추가로 더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며 같은 논리로 이자도 부당한 것이라고 본다.

그는 집의 경우 집을 빌려주고, 그 사용에 대한 대가를 임대로 받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돈은 교환을 위한 매개체로 만들어진 것이며,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은 원칙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빌린 돈은 원금만 돌려주면 되며, 특히. 유대인들은 형제들끼리 이자 받는 것을 금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기독교인들도 모두로부터 이자 받는 것을 스스로 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아퀴나스의 경제적 관점과 논리는 오늘에 상당한 논란과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여기에서 오늘의 가격(price)과 가치(value)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기업 경영에서 생존부등식이 의미있게 이해된다. 즉 가치(value)>가격(price)> 원가(cost) 일 때 기업은 생존가능하다고 평가된다. 즉 소비자가 지각하는 가치가 그가 지불하는 가격보다 크다고 느낄 때 그 소비자는 만족하고 또 다시 그 제품을 사게 된다. 그리고 그 재화의 가격은 실제 원가 보다 높을 때 즉 정상이윤이 담보될 때 그 기업도 존속할 수 있다. 이런 오늘의 기본 경영,경제 사상은 아퀴나스의 그것과 다르며, 아퀴나스의 논리가 오늘에 그대로 적용된다면 기업은 존속,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돈에 대한 정당한 이자를 금지하는 주장 등은 후대 존 칼빈(J. Calvin)에 이를기 까지 이어져 중세 서구 경제의 중요 논거가 되었으나, 자본주의와 근대사회로의 발전에 큰 장애요인이기도 하였다. 아퀴나스가 주장하는 위반과 태만을 바른 것으로 인정하지 않고 억제되어야 한다는 점은 바른 지적이라 본다. 그리고 태만은 죄를 용납하는 것이며, 법과 규정을 위반하는 것도 부당한 것으로 평가한다.

 아퀴나스는 영혼과 물질이 서로 배타적이거나 무관한 것으로 보기보다 서로 결합되어 있다는 관점은 바르고 혁신적인 것이다. 타락한 물질관계는 타락한 영혼을 반영하는 것이다. 올바른 물질관계를 위하여 영혼이 살아나야 한다. 그의 이런 사상은 매우 중요하고 기독교 경제를 이해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는 경제행위를 동기, 과정, 결과로 구분하고, 죄성을 갖은 인간이 모든 것을 고려하여 선과 악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없다고 본다. 이런 인간의 경제행위의 최종 판단은 하나님이 하시며 그것은 인간의 최후 심판에 포함될 것이다.

 아퀴나스의 경제, 경영사상을 모두 오늘의 경영여건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근본 사상은 유의하여 간직할 것이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