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당대의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조상들의 유전을 앞세워 예수님을 통해 전해진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했다. 조상들의 유전이 틀릴 리가 없다는 확신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은 오늘날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성경 해석 원리의 하나로 이야기되는 신앙의 유추는 그러한 행태가 될 가능성이 너무 크다. 나는 네게서도 그러한 가능성을 본다. 그날 넌 네 입장에서 내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것에만 집중하였다. 내가 너의 주장에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해 말하려는 것은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글로 생각을 전하는 게 필요하리라는 생각이 들어 몇자 적는다.

성경의 구원론이 그렇게 난해하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지금과 같이 둘로 나뉘어 각자 자신들이 옳다고 내세워야 할 정도로 어렵거나 복잡하지도 않고 말이다. 선택, 속죄, 효력있는 부르심, 견인이 모두 은혜이다.

효력있는 부르심에서의 은혜는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의 마음을 열어 복음을 청종하게 하시는 것이다. 그 은혜는 불가항력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전적으로 부패한 인간 중에서 그 누구도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될 수 없었을 것이다. 홍해 도하 후의 이스라엘이 여기에 해당된다. 믿음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는 것이다. 구약에서는 각 시대의 언약 곧 아담, 노아, 아브라함, 모세, 포로 후 회복 언약의 하나님을 영접하는 것이다. 홍해 도하 후의 이스라엘도 그 시점에서의 언약의 하나님을 믿은 것이다. 구원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이다. 남은 자에 대한 하나님의 역사는 여기에 해당된다. 여기에는 사람 편에서 아무런 행위가 없다. 의로운 행위에 의해 그 관계의 회복이 결정되지 않는다. 새 언약의 시대를 여시면서 옛 언약에 속하여 있던 이들 중에서 새 언약 안으로 부르시는 역사이다.

바로 왕은 그 문맥이다. 하나님께서 불가항력적인 은혜를 이스라엘에게 베푸시면서 그 역사를 위해 그를 강팍하게 하신 것이다. 바울 사도 당대의 유대인들 중에서 남은 자에 해당되지 않는 이들은 바로 왕과 같은 하나님의 역사 안에 있다. 남은 자를 부르시는 역사를 위해 그들을 강팍하게 하신 것이다. 그런데 바로와 차이가 있는데, 바로는 애초에 하나님의 언약과 아무런 상관이 없고 그들은 옛 언약의 백성이라는 것이다. 이사야에게 말씀하신 바 곧 구원 얻지 못하도록 하시겠다는 말씀의 성취이다.

견인에서의 은혜는 육체의 소욕을 거스르는 성령의 소욕이다. 그 은혜는 가항력적이다. 종이 아니라 자녀가 되었기에 허락된 특권이다. 육체의 소욕으로 거스를 수 있다. 특권을 오용하는 것이다. 홍해 도하 후의 이스라엘이 범죄하는 것은 이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믿음은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구약에서는 각 언약의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다. 이는 그분의 말씀을 듣고 수용하며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세상을 이긴다. 앞의 믿음이 있다고 세상을 이기게 되진 않는다.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영적 갓난아이가 되어 말씀을 바르게 듣고 따를 수도 있고 말씀을 잘못 듣거나 바르게 들어도 따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믿음은 반드시 세상을 이긴다. 순종과 동전의 양면이기 때문이다.

구원은 현재적으로는 회복된 관계를 누리는 것이고 미래적으로는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 곧 영원한 구원이다. 이는 남은 자에게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블랴다가 대표적이다. “이에 내가 예언할 때에 브나야의 아들 블라댜가 죽기로 내가 엎드리어 큰 소리로 부르짖어 가로되 오호라 주 여호와여 이스라엘의 남은 자를 다 멸절하고자 하시나이까 하니라”(겔 11:13). 블라댜는 범죄로 인해 하나님께서 치셔서 죽었다. 멸절이라고 표현되었다.

신약 성경에서 신자가 영원한 멸망을 받는 경우로 언급된 것은 크게 세 가지이다. 배교 곧 믿음을 저버린 것이다. 가라지는 애초에 믿음이 없었기에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한 달란트 받은 자와 같이 사명을 저버리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하나님께 대한 잘못된 자기 지식을 따라 땅에 묻어두는 것이다. 윤리적 범죄의 지속이다. 바울 사도는 그러한 경우에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얻지 못한다고 강력하게 경고하였다. 이러한 진술에 해당되는 이들이 원래부터 믿음이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본문에서 도출한 결과가 아니다. 선입된 교리에 끼워맞추는 것이다. 바울 사도는 아주 분명하게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성령 안에서 씻음과 거룩함과 의롭다 하심을 얻었다(고전 6:11)고 진술하였기 때문이다.

에베소 교회는 에베소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들이 처음 사랑을 버렸다. 회개가 요청되었고 그렇지 않으면 촛대를 옮기시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너는 그들 중에는 알곡이 아닌 자들이 있고 그들에게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라고 읽는다. 알곡은 반드시 회개하게 될 것이며 촛대가 옮겨지는 일은 없다는 것이 네 입장이기 때문이다. 라오디게아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토하여 내치신다는 것은 이미 하나님께서 양식으로 먹으셨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그런데 너는 가라지를 말씀하는 것으로 읽는다. 알곡이 토하여 내쳐지는 일은 없다는 것이 네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성경을 읽는 것이 얼마나 우습노? 이기지 못하면 생명책에서 그 이름을 지우신다고 하셨다. 이는 일곱 교회 곧 이 땅의 모든 교회에게 해당된다. 그런데 그게 알곡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읽는다. 알곡이 아닌 자는 생명책에 그 이름이 기록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이 역시 얼마나 황당하노?

내 주장은 이미 교회사에서 이야기되는 바 안에 포함되어 있다. 다만 조합에 있어서 칼빈주의나 알미니안주의와 일치하지 않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성령의 조명의 역사 안에 있는 것이다. 전적 부패, 무조건적 선택, 보편적 속죄, 불가항력적인 부르심, 조건적 견인이다. 

웨신을 포함하여 모든 신앙고백서의 가장 기초적인 바탕이 ‘오직 성경으로’이다. 각 론의 내용들은 모두 그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만약에 성경적이지 않은 내용이 있다면 그것을 밝히고 바꾸는 것이 그 고백에 충실한 것이다. 개혁된 교회는 개혁되어야 한다는 것과 같다. 이 표현에는 교리도 포함된다. 장로교나 감리교나 이면에서는 차이가 없다. 그렇지 않고 잘못되었음에도 한번 고백을 했으면 그 안의 내용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범죄일 뿐이다. 나는 이런 면에서 내가 웨신을 저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내 주장이 옳다면 웨신을 저버리고 있는 것은 너라는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목사에게 가장 위대하고 중요한 직무가 바로 바른 말씀 전파이다. 하나님 앞에 섰을 때에 하나님의 판단 기준으로 가장 엄중한 것이기도 하다. 나는 네가 지금까지의 내용을 잘 숙고하고 조상들의 유전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