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적 부패는 교회(신자)가 스스로의 과거에 대하여 정확하게 인식하도록 한다. 교회(신자)는 과거에 허물과 죄로 죽었다. 삶은 고통으로 가득하고 그 결국은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 영원한 불못에 던져진다. 삶의 고통이란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여기에서 결코 예외일 수가 없다.

전적 부패는 결코 되돌아가서는 되지 않을 과거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도록 한다. 그러한 과거로 결코 되돌아가서는 안될 것이다. 과거의 비참함에 대한 깊은 인식은 과거에 토대를 둔 삶을 싫어하게 하고 그 자리에 머물지 않도록 하는 도전이 된다.

전적인 부패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더욱 깊이 자각하게 하는 통로이다. 사람에게는 어떤 가능성도 없었는데 하나님께서 전적으로 은혜를 베푸셔서 신자가 되었다. 하나님께서 은혜로 찾아오셔서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알고 그분의 사랑을 받고 그분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편에서는 0.000...1%의 가능성이 없었는데 하나님께서 먼저 찾아오신 것이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크신 은혜인 것이다. 여기에서 감사가 나온다. 오직 감사이다. 삶의 모든 순간에서 변함없이 감사하며 살게 되는 것이다. 삶의 어떤 상황으로 인해 감사를 저버리는 모습은 자신이 원래 어떤 모습이었는지 잊었기 때문이다. 그 최종 결과가 무엇이었는지를 잊었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부패한 자신을 되새기면 삶의 어떤 정황으로 인해 감사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전적인 부패는 거듭난 이후에도 여전히 그 사람에게 남아 있는 영향력을 분명하게 인식하도록 한다. 옛 사람이다. 겉 사람이라고 한다. 이 땅에 살면서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와는 무관하였던 여러 생각들과 말과 행동 방식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죄와 사망의 법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여전히 그 아래에서 신음한다.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지는 모든 좋은 것들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 옛 사람에게서 벗어나 새 사람을 입어야 한다. 다른 길은 없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좇아야 한다. 전적인 부패는 하늘의 생명과 우리 육체의 욕심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고 살아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알려준다.

비신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읽고 하나님의 긍휼로 그들에게 다가가도록 한다. 스스로의 상태를 결코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서 고통과 영원한 불 못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에 대한 긍휼이다. 함께 하나님께 나아와서 진리 안에서 허물과 죄에서 해방되고 자유를 누리도록 섬김이다. 말로만의 전도로 그치지 않고 삶으로 복음을 보여주어 그들을 섬기는 것이다.

동시에 비신자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이룩하려는 유토피아의 허상을 알고 동참하지 않도록 한다. 하나님 없는 사람들이 하나님 없이 이루고자 하는 유토피아는 결국 사람들을 속이고 더 큰 고통으로 이끌 것이기 때문이다. 비신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들과 함께 생활하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바를 함께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일한 자리에서라도 사람의 제국을 추구하는 그들과 달리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추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