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sustainable)방식으로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것보다 자연을 지배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서양문명의 근본적 성격은 창세기로부터 찾아볼 수 있다고 영국의 찰스 황태자는 성경을 인용(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하여 말했다. 

▲ 2011년 경기도 가평 청평호반의 겨울

그는 "우리들의 유대 크리스트교의 전통과 더불어 구약성서는 신의 창조물에 대한 위압적이며 폭력적인 태도를 서양인에게 갖게 한 것 같다"고 하면서 "이에 따라 자연을, 절약해야 하는 '자본재[capital goods, 資本財]'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인간이 완전하게 처분할 수 있는 '수입' 정도로 생각하게 만든 것이다. 대조적으로 코란은, 자연은 신으로부터 빌린 것이라고 명확히 서술하고 있다"고도 했다.    

위 글은 1994년 조나단 포리트의 편저 '지구를 구하자(SAVE THE EARTH)' 서문을 읽다가 발견했는데, 합리화 내지는 효율화라는 근대문명의 흐름에 의하여 잊혀지거나 쓰레기통으로 내동댕이쳐진 전통적인 삶의 지혜를 새로운 통찰로서 발견한다면 자연이라는 외면세계와 인간의 내면세계 사이에 균형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 산과 강 그리고 언덕의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집

이러한 균형회복이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닌 함께 생태와 공동체로서 순환과 마을을 꾸리고 만들어야 비로소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식주를 비롯한 생활전반에 걸친 자연친화적 삶의 지혜는 물론, 생명을 존중하였던 불교의 자연관과 동양사상에서도 인간 중심주의가 아니라 생태 평등주의, 정복의 문화가 아니라 공생의 문화가 지금 우리들에겐 절박하다.

사람뿐만이 아닌 동물과 식물 그리고 살아 있는 모든 생명까지도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길, 그 길을 찾기 위해 무던히도 산과 들을 넘어 세상과 만나고 사람들을 찾아다녔던 지난날들이 하나하나 모여 ‘생태적 삶을 지향하는 인터넷신문 새마갈노(www.eswn.kr)'와 실천장인 '가평순환마을공동체’를 싹틔우게 되었다.

하지만 새로운 길에 대한 인식과 깊은 이해가 없어 출발은 간단치 않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생활방식을 접고, 과연 자발적으로 가난을 딛고 스스로 자립하는 경제를 만들어 살 수 있을까로부터 여러 난제들을 고민하면서 풀어가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복잡한 도시의 삶을 접으려는 자각한 이웃들과 함께 계획적인 생태순환마을공동체를 가평에 일구어 갈 생각이다.

지난 12월 17일 ~ 18일 1박2일간 ‘생태순환마을공동체를 꾸리고 있는 가평모임’가족들의 송년모임이 지역지인의 도움으로 청평호반의 아름다운 별장에서 있었다. 지금껏 가평모임을 가지면서 여러 유혹과 핍박에 꺾이지 않았던 열정이 2011년 희망의 모임을 만든 것이다.

돈으로 사고 팔아야하는 경제적인 농업을 넘어 삶을 치유하는 농업, 가난하지만 자본의 논리보다는 이웃 간의 정을 느끼며 살아가고자 애쓰는 삶, 이들과 함께 지금껏 원치 않았던 삶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고 있는 것이다.

▲ 가평에서 생태순환공동체마을을 꾸리고 있는 가족들의 모임

▲ 풍경이 있는 집에서 2011년 송년모임을 가지다

누군가 "삶은 그 자체가 기회이지요. 사람들은 인생에서 많은 기회들을 찾아 헤매기도 하는데 사실은 삶 그 자체가 기회입니다. 그 삶이 어떤 방식과 모습으로 각자에게 주어져 있던 다시 올 수 없는 기회임을 안다면 매 순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알게 되지요. 더욱이 함께 할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삶이라면 그 기회를 최대의 가치로 만드는 것이겠지요"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생태순환공동체마을이란 우리에게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닌 함께 토론하고 행동하면서 일구어 나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과정은 곧 느낌으로 나 혼자가 아닌 여럿이, 그 느낌을 만들어 가는 것이야 말로 참된 기쁨이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