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공동체로서의 지역 교회를 위한 평신도 리더십 개발

황 병 배
(KOMIS부소장, 협성대 선교학 교수)

I. 들어가는 말

지역 교회(local church)는 지역 사회(community) 안에 존재하며 지역 사회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선교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특별히 오늘날처럼 복잡한 사회 구조 속에서 다양한 필요들(needs)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로부터의 다양한 요구에 효과적으로 응답하지 못한다면 교회가 지역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미 한국 사회 안에서 이러한 문제들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70, 80년대에 가파른 교회 성장을 경험한 한국 교회는 90년대 후반 이후 정체기로 돌아섰으며 사회적 영향력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기독교를 떠나 타종교로 이동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한국 사회 일각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기독교 운동(anti-Christian movement) 역시 한국 교회와 한국 크리스천들에게 큰 도전이 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 교회가 자기 몸집 불리기에 혈안이 되어 교회의 본질인 선교적 사명을 망각하고 사회로부터의 다양한 요구에 효과적으로 응답하지 못한 결과인 것이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본 연구자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지역 교회의 평신도 리더십 개발’에서 찾고자 한다. 지역 교회의 평신도들이 성숙한 크리스천 리더들로 세워져 각자의 은사를 따라 교회의 선교 사역들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이것은 교회가 지역 사회의 다양한 요구에 효과적으로 응답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며, 이것은 다시 교회에 대한 지역 사회의 인식 변화와 함께 교회가 선교 공동체로 회복되는 선순환을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역 교회의 평신도 리더십 개발에 관한 본 논문은 한국의 지역 교회들이 선교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통전적 선교 사역을 수행하도록 신학적이고 이론적이며 실제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이를 위해 필자는 현대 리더십 이론 가운데 ‘리더-멤버 교환이론’(Leader-Member Exchange Theory)을 소개한 후, 이 이론에 근거한 평신도 리더십 개발의 한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 황병배 박사. 제2회 Missional Church Colloquium “Missional church, Emerging ministries”에서 강연하였다.

▲ 그림 1. 리더십에 관한 서로 다른 관점들

이 이론의 주창자인 그레인(Graen)과 울비엔(Uhl- Bien)은 리더와 팔로워의 상호 관계 (Leader-Member Exchange)가 낯선 단계(the stranger phase), 친밀 단계(the acquaintance phase), 성숙 단계(the mature phase)를 거쳐 발전한다고 주장한다. 첫 단계인 ‘낯선 단계’에서는 리더와 팔로워 간의 신뢰가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상호 관계가 불안하고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예를 들면, 팔로워가 리더의 비전이나 성격을 아직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할 뿐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역할과 임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리더와 팔로워 간의 의사소통 횟수도 빈번하지 않으며 지극히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단계에서 팔로워는 조직 내에서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찾기 시작하며(role-finding), 리더와의 교환 유형(type of reciprocity)은 가장 기초적인 거래 관계이고 즉각적이다(cash & carry). 아직까지 팔로워는 자신이 속한 조직보다는 자기중심적이며 리더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시기의 리더십 유형은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으로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과 큰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리더와 팔로워는 두 번째 단계인 ‘친밀 단계’를 거치면서 의사소통의 횟수도 증가하고 서로에게 주는 영향력도 커지며 친밀감도 증가한다. 이 단계는 리더와 팔로워 간의 관계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기보다는 그 수준을 향해 가는 중간 과정에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모든 영역에서 이전 단계와 이후 단계의 중간수준을 보인다. 예를 들면, 팔로워는 조직 안에서 자신의 위치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자신의 역할을 만들어 가(role-making) 상호 영향력도 점차 증가하지만 아직까지 이상적인 수준에 이르지는 못하고 제한적인 상태에 있다. 리더십에 있어서도 거래적 리더십과 변혁적 리더십의 중간 양상을 보인다. 점차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에 대해서 더 큰 관심을 보이며 더 많이 생각하지만 아직까지 자기중심적인 경향도 강하다. 이 단계의 특징을 ‘긴장과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단계에서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지만 정체되거나 이전 단계로 회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인 ‘성숙 단계’에 이르러 리더와 팔로워 간의 의사소통과 상호의존성, 존경심, 신뢰도, 충성도, 그리고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최고조에 이른다. 그들은 더 이상 상거래 관계나 주종의 관계가 아니라 공동체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동역하는 동반(partner)의 관계가 된다. 이 동반자 관계는 공동체를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 된다. 특히 팔로워는 조직 내에서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role implementation)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자신의 유익을 희생할 줄도 안다(team interest). 이제 이 공동체는 가장 이상적인 팀 리더십에 의해서 이끌어지며 공동체가 목표로 하는 것 이상의 것들을 달성하며 성장한다.

그러면 LMX 이론의 리더십 개발 과정이 지역 교회의 평신도 리더십 개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다음에서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하면서 선교 공동체로서의 지역 교회를 위한 평신도 리더십 개발의 한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 지난 11월 1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렸던 미션쳐치 콜로키움 장면

III. LMX 리더십 이론에 근거한 평신도 리더십 개발

레로이 에임스(Leroy Eims)는 불신자가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후 기독교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사역자로 세워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체계화된 훈련 과정(equipping process)이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빌 헐(Bill Hull)도 제자화란 세 단계로 구성된 일련의 과정으로 보았는데 첫째는 불신자를 구원으로 인도하는 구조 단계(deliverance), 둘째는 구원받은 성도를 훈련을 통해 성장시키는 성장 단계(development), 셋째는 훈련받은 성도를 사역을 위해 배치하는 단계(deployment)이다. 윈안(Win Arn)과 찰스 안(Charles Arn)도 평신도들을 리더로 개발하는 일련의 과정을 제안했다. 첫째는 불신자의 단계(Non-Christians), 둘째는 새신자의 단계(New Christians), 셋째는 정기적인 출석자의 단계(Regular attender), 넷째는 은혜 안에서 성장하는 단계(Growing in Grace), 다섯째는 사역에 더 깊게 참여하는 단계(Getting more involved), 마지막으로 여섯째는 능동적인 교회 리더로 사역을 이끌어 가는 단계(Active church leader)이다. 새들백교회의 릭 워렌(Rick Warren)도 평생 개발 과정(Life Development Process) 을 통해 초신자가 선교를 위한 사역자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첫째는 불신자가 그리스도를 알고 지역 교회의 일원이 되는 단계(Committed to Membership), 둘째는 정식으로 지역 교회의 일원이 된 성도가 성숙한 크리스천으로 성장해 가는 단계(Committed to Maturity), 셋째는 성숙한 크리스천으로 성장한 성도가 자신의 은사를 발견하고 사역에 헌신하는 단계(Committed to Ministry),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역에 헌신한 사람이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에 서약하고 지역 교회의 선교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단계(Committed to Missions)이다.

멜빈 스타인브론(Melvin Steinbron)은 태양계 비유(analogy of solar system)를 사용해서 크리스천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의 헌신도를 설명했다. 먼저 그는 크리스천 공동체를 암시하는 원형(circle)의 핵심(core circle)을 이루면서 그 공동체의 선교 사역을 이끄는 사람들을 가리켜 ‘헌신된 사람들’(the committed)이라고 명했다. 그리고 그 동심원(the inner circle) 둘레보다 더 밖에 있는 사람들을 차례대로 ‘부분적으로 헌신된 사람들’(the partially committed), ‘조금 헌신된 사람들’(the marginally committed), ‘전혀 헌신되지 않은 사람들’(the uncommitted)로 명했다. 스타인브로 역시 크리스천 공동체의 제일 밖에 위치하는 ‘전혀 헌신되지 않은 사람들을’ 공동체의 핵심 써클(the core circle)로 옮겨 오기 위해서는 체계화된 훈련 과정(the equipping process)이 반드시 있어야 함을 주장한다.

도날드 맥가브란(Donald McGavran)은 불신자들이 크게 두 단계를 거쳐서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변화된다고 했다. 첫단계는 불신자가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단계(discipling)이고 두번째 단계는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성도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성장해 가는 단계(perfecting)이다. 전자는 예수의 지상 최대의 위임(Great commission)에 근거해서 불신자에게 복음을 전하는 과정이라면, 후자는 새신자들을 훈련시켜 사역에 동참하도록 인도하는 훈련 과정(equipping process)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단계를 합쳐서 맥가브란은 ‘기독교인화’(Christianization)라고 명했다. 그러므로 불신자를 그리스도인으로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복음을 전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받아들인 그리스도인이 양육 과정을 통해 선교를 감당하는 사역자로 성장하는 것까지를 포함해야 하는 것이다.

이 모든 주장들은 유능한 평신도 리더들이 한 순간에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훈련 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임을 보여 주고 있다. 이미 앞에서 살펴본 대로, 본 논문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는 ‘리더-멤버 상호 교환 이론’ 역시 같은 입장에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이 이론에 근거해서 선교 공동체로서의 지역 교회를 위한 평신도 리더십 개발 과정(equipping process)의 한 모델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1. 동화 (Assimilation)

새로운 신앙 공동체에 입문한 사람을 리더로 세우기 위한 첫단계는 그 사람이 공동체에 동화(assimilation)되도록 돕는 것이다. 동화(同化)란 어떤 사람이 새로운 공동체의 일부가 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멜로리(Mallory)는 이것을 ‘사람과 공동체가 하나로 연합되어 가는 계획된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사람들이 새로운 공동체 안에 들어왔을 때 그들이 처음 느끼는 감정은 생소함과 어색함이다. 그들은 아직 새로운 공동체의 문화와 가치와 가르침에 대해서 온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며 그 공동체에 속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LMX 이론을 적용해 본다면, 이 단계에 있는 사람은 지도자와 낮은 수준의 ‘리더-멤버 상호 교환’(LMX)을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교회 지도자에 대한 신뢰감이 약하기 때문에 지도자가 하는 모든 말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 지도자의 비전이나 계획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하며 지도자에 대한 의무감 역시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하겠다. 아직까지 공동체 중심이라기보다는 자기 중심적이며 지도자와의 관계도 상거래 관계에서처럼 계약적이고 형식적일 때가 많다. 때로 그들은 공동체의 구성원들로부터 소외 혹은 고립되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공동체의 외부 그룹(out-group)에 있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본격적인 동화(同化)는 공동체에 새롭게 입문한 사람이 그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경험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교회가 이 단계에서 제일 먼저 집중해야 할 일은 새로 입문한 사람들이 공동체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참된 교제를 경험하도록 돕는 것이다. 일대일이나 소그룹 환경을 만들어 주고 그들이 더 자주 교회 공동체를 경험하도록 유도하고 교회의 문화와 가치와 비전을 알아가도록 도와야 한다. 바나바 사역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바나바 사역은 일정 기간 동안 새신자의 정착을 돕기 위해 훈련받은 평신도와 새신자를 일대일로 만나게 함으로써 새신자가 성공적으로 교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역이다. 자신이 전도한 사람과 함께 소그룹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단계에서 교회는 새신자들이 훈련으로서의 소그룹이 아니라 교제 중심의 소그룹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교제 중심의 소그룹 환경 속에서 그들은 스스로를 더 잘 드러내게 되며 그리스도 안에서의 참된 교제를 체험하게 된다. 자유스럽고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평소 가지고 있던 신앙에 관한 의문이나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지혜도 얻을 수 있다. 그들은 이런 교제들을 통해 자신들이 그 신앙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음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그들로 하여금 그 공동체의 더 확실한 일원으로 만들어져 가는 일에 참여하도록 그들을 격려할 것이다.

2. 제자화 (Disciple-making)

제자화(disciple-making)란 동기화(assimilation)를 통해 새로운 공동체에 적응한 사람이 일정한 기간 동안 집중해서 받는 훈련을 통해 전인적으로 성장하고 그 공동체의 리더십으로 자라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에드싯(Adsit)은 이것을 “사람들이 영적으로 성숙해지며 사역자로 만들어져 가는 일련의 과정” 이라고 정의한다. ‘리더-멤버 상호 교환’ 이론의 리더십 개발 과정에 의하면 이 단계는 사람들이 공동체의 외부(out-group)에서 내부(in-group)로 옮겨 가는 중간 단계로 과도기적 양상을 보인다. 예를 들면 리더와 팔로워 사이의 신뢰와 존중감이 깊어지고 사람들은 자기 자신보다 공동체의 목표와 미래에 더 깊은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 팔로워들은 자신들이 속한 공동체 안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위치에 서야 하는가를 알아 가면서 더 분명한 자기 정체성을 갖게 되며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고 싶은 강한 내적 충동을 갖게 된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교회 지도자는 평신도들이 체계적인 양육을 통해 리더로 자라나도록 도와야 한다. 그들의 신앙을 더 높은 수준에 이르게 하고 평신도 리더로서의 정체성을 더 분명히 하도록 훈련해야 한다. 특별히 이 단계에서 평신도들은 자신들의 영적 은사를 발견하고 그것들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 바우어(Bauer)와 그린(Green)의 말대로 이 단계는 신뢰감이 행동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다양한 사역에 노출시킴으로 자신의 영적 은사를 더 분명히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평신도 훈련은 소그룹 환경에서 이루어질 때 가장 효과적이다. 소그룹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을 더 많이 드러낼 수 있고 다양함 속에서의 하나됨을 경험하면서 공동체를 함께 이끌어 갈 리더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멤버 교환 이론’에서 보는 것처럼 이 단계는 낯선 단계와 성숙 단계의 중간 단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므로 교회 지도자는 이 단계에 있는 평신도들이 이 과정을 성공적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기다리며 격려해야 한다. 때로 낙오자가 생길 수도 있고, 신앙에 대해 회의하거나 후퇴하는 자가 생길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고 인내심을 가지고 이들을 격려하며 양육해야 한다. 또한 훈련의 목적은 말씀을 가르치는 것에만 있지 않고 성숙한 크리스천 리더로 전인격적인 성장을 이루는 데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3. 선교 사역을 위한 파트너십 (Partnership for Mission)

동화(assimilation)와 제자화(disciple-making)를 거친 평신도들은 이제 교회 공동체의 핵심 리더십에 깊숙이 들어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이룬다. 이들은 더 이상 주종의 관계가 아니라 친밀한 동료 관계가 되어 함께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팀 리더들이다. 이 단계에서 서로에 대한 친밀감, 신뢰감, 의무감, 헌신도 등 리더-멤버 간 관계의 질은 최고조에 이른다. 모두가 하나님 나라 사역을 위해 부름받은 동등한 사역자들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서로를 철저히 신뢰하며 위기 상황에 처하면 서로의 보호자가 되어 준다.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신뢰감이란 물건을 팔고 사는 거래적 차원과 명령하고 복종하는 주종의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 진정한 ‘나-너’의 동등한 인격적 관계이다. 이런 관계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속적인 교제와 훈련과 공동의 경험 속에서 이루어지는 관계이다.

자신과 공동체와의 정서적인 결합(emotional attachment)도 더욱 굳건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그 신앙 공동체를 성장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떠난 삶은 생각할 수도 없고, 어떤 어려운 상황이 닥쳐와도 절대로 그 공동체를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자신의 영적 은사(spiritual gifts)를 따라 사역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지역 사회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선교 공동체의 핵심 리더십으로 자리잡는다. 놀트하우스(Northouse)에 의하면 파트너십이 최고조에 이르면 그들은 목표한 것 이상의 일들을 성취하게 된다. 즉 파트너십의 수준이 높을수록 더 많은 사역의 열매들을 얻을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훈련받은 평신도 리더들은 교회 안에서 더 작은 내적 공동체(inner-circle)를 이루게 되는데 대럴 구더(Darrell Guder)는 이것을 ‘언약 공동체’ (covenant community)라고 명했다. 그는 이 내적 공동체가 교회를 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교회지도자는 이 내적 공동체를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돌봐야 한다.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그들의 영적 상태를 점검하도록 돕고, 당면한 문제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며, 미래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끊임없이 공유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이들의 파트너십은 더 단단해지고 흔들림이 없으며 이들이 이끌어 가는 다양한 선교 사역들에 의해 지역 교회의 선교 공동체성은 더욱 강화된다.
위의 그림은 한 신앙 공동체에 입문한 사람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평신도 리더들로 성장해 가면서 팀 리더십을 이루는지,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평신도 리더들이 어떻게 지역 사회의 다양한 요구에 응답하며 통전적 선교 사역을 이끌어 가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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