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처럼 인류가 하나님과 멀어진 적이 없었다. 문호들이 나서 인류가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노벨상 수상소감을 밝힌 아이작 싱거를 빗댄 제주의 오재길 선생은 " 흙을 닮고  안전한 농산물을 길러내는 일이야 말로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라고 했다.

▲ 청정제주 생명농업 상임이사 오재길 선생님

무덥던 지난 여름 2박3일의 일정으로 제주생명농업 상임이사로 계신 오재길(91세) 선생님 댁을 찾았다. 그분은 1920년 8월 제주도 북군 추자면 신양리에서 태어나 1931년 신양교회 주일학교를 거쳐 1933년 추자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37년 취직 목적으로 평양으로 건너가 산정현교회에 입적했다. 

1939 평안남도 시행인 약종상 시험에 합격하고 1947년 주거지를 서울로 이전, 1951년부터 1953년까지 장기려 박사가 설립한 부산 복음병원에서 창설멤버로 있으면서 약국 및 원무책임을 맡는다. 그리고 1961년 경기도 양주군 동두천읍 지행리에서 영농을 개시한다.

▲ 지난여름 제주 생명농업을 방문하여 오재길 선생님으로부터 특강을 청해들은 사랑방교회 모닥불사랑방

1963년 경기도 양주군 주내면 삼송리로 이전 농사도 모르는 이가 농사를 시작 천보농리원장이 된다. 그리고 유기농산물이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던 1976년 정농회(正農會)를 창립하고, 유기농업의 당위성을 강조해 온 그는 '성서에 근거한 농정'을 주장하며 이를 몸소 실현하고 있는 신앙인들의 모임인 정농회 초대회장을 맡게 된다.

1995년에는 가나안농군학교 창설자 김용기 선생의 일가기념상을 받는 등 헌신해 오다가 2002년 양주 땅이 개발의 광풍에 흡수되면서 재단법인 제주생명농업을 설립하여 옮겼다. 이유는 "척박한 땅 제주도 농민들이 농사방법을 유기농법으로 바꿀 수 있도록 돕고, 그곳의 사람들이 자기의 땅에서 나오는 소산으로 하나님께 더욱 다가설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었다.

▲ 청정제주에 있는 생명농업 빌리지 풍경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외과의사로 소문난 홍성직님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자신이 평생 동안 정립해 온 철학을 고스란히 제주에 담아 살고 계신 오재길 선생님의 얼굴을 뵈니 매우 건강해 보여 기뻤다.

사모님은 편찮으심에도 불구하고 야채를 이리저리 잘도 챙겨주셔서 아직도 마음만은 곱고 예쁘시다.

7월 30일 아침나절 다짜고짜 오재길 선생님의 집무실로 방문하여 요즘 근황과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육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해주십사 부탁을 드렸다.

오재길 선생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매우 중요한 말씀으로 다니엘 1장 8절을 끄집어 주셨다. “느부갓내살 왕은 다니엘이 포로생활 할 때 좋은 음식과 평안한 생활을 주었으나 다니엘은 거부했다”면서 “하나님 앞에서 깨끗하게 살기를 다짐한 것에 대해 현대사회와 교회는 매우 깊이 생각해 봐야할 것”이라며 정곡을 찔렀다.

이는 아무거나 먹거나 입거나 행위를 하는 요즘 교회에 대한 질책이리라. 그는 “애매모호한 신앙생활에 대한 대각성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는 점을 밝히면서 교회, 목회자, 평신도 할 것 없이 이 땅에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모든 역량과 준비를 당부했다.

▲ 청정제주 생명농업 상임이사 오재길 선생님

특히 고기 먹는 습관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과 반대에 대한 운동이 필요함을 강조하면서 “독일의 루돌프슈타이너(철학자 1861~1925)가 고기 먹음은 영적기능이 막히게 됨을 연구발표했다.”면서 이는 곧 육신은 물론 정신과 영적기능까지 소통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함을 강조한 것이다.

“유기농산물이라 해도 질소 질이 많다는 것을 단국대 손상목 교수가 1993년 문제제기했다”면서 “이는 유기채소라도 현재의 방식으로 길러지면 질소 질 자체에 독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몸속에 들어가 소화과정에서 아민과 반응, 니트로스아민이라는 아주 강력한 발암물질이 생성되어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육체와 영혼이 동시에 건강해야 된다는 과제를 깊이 말씀하시고, "농촌과 도시가 공히 해당됨에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가 실족하지 않도록 아니 온전한 하나님의 뜻으로 살아가기를 기도하라"고 했다.

▲ 청정제주 생명농업 숙소인근의 초원과 따라비오름

요사이 "어린이들의 암환자가 많다는 것은 어머니들이 섭취하는 음식물에 질소 질이 많이 함유된 연유인 것 같다.”고 하면서 현대문명은 농산물의 다수확에만 관심이 많기 때문에 질소질의 문제에 대한 근본을 바로보지 못함을 지적하면서 “이를 사람이 먹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모진 어려움 속에서 기껏 농사지은 농산물이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됨은 기가 막히다”고까지 토로하면서 “유럽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나서서 농민들의 농작물생산지에 질소비료를 적게 넣어 달라는 요구를 한다.”고도 귀띔했다.

모든 농사는 왕성한 생육을 할 때 질소의 역할이 중요한데 일반퇴비는 물론 축산퇴비가 문제라는 것이다. 질소는 식물체의 몸체를 키우는데 필요하며, 식물의 체세포 내에 아미노산질의 구성성분으로 쓰인다.

이에 대하여 오재길 선생님은 “기본적으로 축산물을 우리가 먹을 이유가 없고, 축산퇴비도 이용 할 이유가 없다.”면서 단호하게 “이를 국민스스로가 알았으면 한다.”고 했다.

▲ 숙소에서 바라다 본 따라비오름은 제주오름 중 가장 아름다운 여왕오름

1983년 일본 유기농업연구회를 방문했을 때 중요한 현장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오까다 모기치라는 분은 산과 들의 산야초를 이용해서 퇴비를 생산한다. 이를 실천하는 마을은 환자가 없고 설령 환자가 있어도 완치가 된다”고 했다. 이분을 기념하는 박물관이 동경 밑 아따미에 있는데 가보니 가축퇴비를 이용한 쌀을 한 달 전에 물에 담 그어 놓은 것에는 냄새가 나는 반면 산야초를 이용한 퇴비로 농사지은 쌀은 하얗고 냄새가 없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채소는 관행(화학)농이든 유기농이든 질소함량이 높다. 이는 비료 즉, 거름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유기농이니 친환경이니 하는 비료의 원료는 축산퇴비이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이를 하루속히 식물이나 나무퇴비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면서 "현재 20만 명이 소아암 발생으로 울다가 죽어간다"고도 했다.

현재 문명은 "생태적 뇌기능의 마비상태가 왔으므로 하루속히 이를 제거하는 농업으로 농촌이 되살아나기를 바란다."면서 "이는 정직한 농사를 지어 이를 먹는 이들의 몸의 건강은 물론 영성을 풍성하게 만드는 길이다."고 한 것이다. 

▲ 청정제주 생명농업 상임이사 오재길 선생님

그 분은 겸손한 신앙인이자 농부이다. 농사는 가장 정직한 직업으로 과거 논에 들어갈 때면 언제나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겸손함을 실천한 분이다.

더욱이 먹는 것에 따라 영성이 열릴 수 있다면 우리들의 가정과 이웃에 좋은 먹거리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 농촌과 농업을 변화시킨다면 우리나라는 물론 이웃나라, 지구 전체가 건강한 몸과 영성을 회복하는 길이 될 것이기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오재길 선생님 댁에서 편안한 생활을 하면서 농업은 인류생활의 근본이며 바른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 또한 이웃사랑의 실천임을 느꼈다. 또한 이것이 참된 복음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