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가니라는 영화가 세상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공지영씨가 쓴 소설 "도가니"를 영화화한 실화입니다. 이 소설은 2009년에 초판으로 인쇄되었고 다음해에 재판이 나왔습니다. 저는 올 초에 이 소설을 읽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분노 반, 슬픔 반의 감정이 들었습니다.
이 소설이 나온지 2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인화학교 문제가 이슈화되는 것을 보면 영화의 힘이 크긴 크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분노하였던 것은 성범죄를 저질렀던 사람들이 교회 장로와 집사들이었고 그들이 재판을 받고 있는 중에 그 교회에서는 이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집행유예로 풀려나올 때 이들은 하나님의 은혜라며 환호하였습니다.
이 인화학교가 문제되어 사회복지법인에 공익이사를 의무적으로 파견하자는 법을 야당에서 발의하였지만 여당에서는 이를 저지하였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사회복지법인을 운영하는 종교단체가 거세게 반발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때 이 법을 반대한 장애인위원장이었던 여당의 한 의원은 당 회의에서
“사회주의적 사고로 특정 정파나 특정 정권에 의해 획일화된 가치관을 사회복지시설을 통해서 달성하려는 포퓰리즘적, 반헌법적인 발상”이라고 반대의견을 내었다고 합니다. 공익이사가 법인에서 정치를 할 것이라는 것이 표면적 이유이지만 자신들의 범죄를 들키기 싫다는 것이 주 이유일 것입니다.
의사들의 성범죄가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에 성범죄 의사에 대해 의사면허를 박탈할 수 있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습니다. 이 법에 대해 의협에서는 반대의사를 표명하였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의사들을 잠재 범죄인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발언을 듣고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의사들 집단에서 범죄인을 분리해내면 오히려 의사들 자신들이 범죄자들이 아님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지 그렇지 않으면 범죄인이라도 제식구라는 제식구 감싸기 속셈이 있던지 둘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고대 의대생 성추행사건에서 보여준 일련의 과정이 후자에 더 무게를 둘 수 밖에 없지만 그렇다면 더욱 부끄러운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논리가 참이라면 형법을 만들어 놓은 모든 나라는 국민을 잠재적 범죄인으로 만들어 놓은 결과 밖에 없을 것입니다. 법을 통해 범죄인을 분리해 놓으면 그 집단은 비 범죄인이 되는 것입니다. 감옥에는 범죄인이 있지만 감옥 울타리 밖에는 선량한 사람들이 있다는 신뢰가 사회를 서로 믿고 의지하게 하는 곳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의사들의 이런 정서가 교회에도 똑 같이 있습니다. 목사 윤리규정을 만들자는 운동에 대해 목사들이 내거는 반대 이유도 이와 똑 같습니다. 목사는 지고의 선인 성경과 하나님으로부터 양심적 통제를 받는 사람들인데 인간이 만든 규정에 의해 제한하는 것은 목사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잠재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목사, 범죄한 목사를 추려내어 분리를 시키면 역으로 목사로 재직하고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깨끗하고 도덕적인 사람들로 존경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지 그렇지 않으면 추려내어 추방시켜야 할 목사들이 너무 많아서인지 그들의 속셈을 잘 모르겠지만 교회 개혁을 하면서 느끼는 바로는 후자가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자신들의 범죄를 감추겠다는 것이 더 정확한 속내일 것입니다.
영화 도가니로 여야가 사회복지법인 법을 개정한다고 합니다. 지금이라도 교회가 스스로 발 벗고 나서 윤리규정을 만들어 부패한 목사들을 교회에서 걸러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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