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자유민주당(가칭) 창당에 박차를 가하던 힘이 다소 떨어진 것 같습니다. 정당을 창당하기위한 명분 쌓기와 붐을 조성하기 위해 포럼을 열고 몇 몇 명망있는 목사들의 얼굴로 광고하였지만 그 중에 한 목사가 포럼에 참석도 하지 않고 슬그머니 발을 빼더니 이제는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도 자신은 기독당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무상급식 찬반 투표시 복지 포퓰리즘 운운하며 기세를 부리면 그 열정이 이제는 사그러들고 있는 모양입니다.

기독자유민주당(가칭)의 강령과 정강정책을 살펴보았습니다. 강령과 정강에 기독당의 가치를 드러낸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기독당은 한국에 기독교를 전파한 미국의 청교도 정신을 이어 받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청교도 정신이 "민주주의 정치제도와 시장자유경제를 기본으로 한 복지 사회 건설"이라고 말합니다. 미국이 민주주의 정치제도와 시장자유경제 체제임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이 복지 사회 건설을 추구하는 복지국가라는 측면은 동의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미국을 어떤 면에서 복지국가라고 이들이 평가하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하기야 우리나라보다는 복지 비용을 더 지출하고 있으니 우리나라 보다는 복지국가 맞네요. 그럼에도 미국은 공적 의료보험이 없습니다. 1년이면 식중독으로 죽는 숫자가 수 만명이상 입니다. 병원비가 없어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하고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바마 정부에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료보험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복지국가를 말하려면 유럽의 복지국가를 차라리 말하는 게 나을 것입니다.

기독당은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이승만 정권에서 찾고 있습니다. 헌법에서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로 되어 있으니 기독당의 정강은 "기독교 문명을 전해 받은 우리 대한민국은 해방과 더불어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이념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기반으로" 라고 하여 대한민국의 건국 이념이 이승만 정권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요즘 뉴라이트들이 대한민국의 뿌리를 임시정부에 두는 것을 반대하고 이승만 정권에서 찾는 것과 일맥 상통합니다. 이승만 정권은 친일 친미 반공 정권이었습니다. 뉴라이트의 뿌리가 친일에 두고 있다는 시각과 이승만 정권에서 정통성을 찾으려는 시각은 그런면에서 서로 상통한다고 할 것입니다.

지금의 경제 성장이 기독당의 표현을 빌리자면 "위대한 영도자인 박정희 대통령의 근대화 노력과 국민의 근면 성실"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아직 진행중이니 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문제는 기독당이 언급한 것처럼 "국민의 근면 성실"도 근간이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정강에서 말하듯이 "빈부의 격차"가 심화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것은 바로 "자유시장경제체제"의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자유시장경제체제는 생산 수단을 누가 더 많이 소유했느냐에 따라 부의 향배가 달라집니다. 아무리 국민이 성실하고 근면을 떤다 할 지라도 국민을 생산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본가에게 부는 집중되게 되어 있습니다. 거기에다 무한 경쟁과 독점이 용인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부의 편중은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눈부신 경제성장의 필연적 결과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이 자유시장경제체제가 아마 기독교적 가치와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이 체제를 도입하면 "최대 다수 국민이 최대의 행복을 향유할 수 있는 대한민국"(강령 1조)이 된다고 믿나 봅니다. 이것에 반하는 세력은 공산주의요 친북세력이니 이를 배격하겠다고 합니다.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옹호하고 공산주의를 배격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빈부 격차를 줄이고 모두가 잘사는 경제 질서 확립"(강령4조), 부지런하고 정직한 사람이 잘사는 나라 구축(강령10조), 일자리가 넘치고 중산층이 두터운 나라(강령11조)라는 반 자유시장경제체제요 반 자본주의적인 강령은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들에게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는 체제에서 어찌 노동자와 중소 상공인이 적정한 이윤을 남길 수 있습니까? 지금의 노동자들이 게을러서 가난하게 살고 있습니까? 되도록 노동에서 창출된 이익을 많이 거두려는 자본가들을 위한 미국 경제체제에서 어찌 일자리가 넘칠 수 있으며 비정규직이 사라질 수 있습니까?

복지는 더 많이 번자들에게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본주의 속성과 어긋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자본주의 경제체제보다 국민과 국가가 우선이기때문에 정책하는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근본 속성과 배치되지만 도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유시장경제체제를 금과옥조로 삼으려면 이런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엉성한 강령과 정강으로 어떻게 기독교적 가치를 구현하겠다고 하는지 실소가 나옵니다. 생각보다 대형교회 목사들이 기독당에 협조적이지 않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좌파 눈치 보며 몸 사리는 목회자들, 가만두지 않겠다"(관련기사 뉴스앤조이)며 목사들에게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기독교적 가치는 좌우파 편가르기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로마의 폭압정치에서 그들은 로마 타도를 부르짖지 않았습니다. 로마 정치와 문화의 희생양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며 그들과 생명을 함께하므로써 기독교적 가치를 실현하였던 것입니다. 이 땅에는 자본주의건 공산주의건 이런 체제와 문화의 희생양들이 있습니다. 기독교적 가치는 이들과 생명을 함께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