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한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담고 있지 않다. 성경은 하나님과 그분의 역사 그리고 그분의 뜻을 전함에 있어서 오류가 없다. 그런데 교회 역사에서는 한 주제에 대해 정반대의 주장이 공존하고 있다. 정반대의 주장이 동시에 옳을 수는 없다. 그 중에 하나가 옳다. 오늘날의 교회는 옳은 것을 바르게 분별하고 취하여야 한다.

두 부류의 선지자

구약에는 참 선지자와 거짓 선지자가 나온다. 참 선지자와 거짓 선지자를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가?

삶이 어떠하였느냐가 그 기준인가? 아니다. 거짓 선지자들이 악행을 저질렀다는 증언는 없다. 율법 준수 자체에 있어서는 다른 이들보다 앞섰을 가능성이 많다. 백성들에게 선지자로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 그 근거이다. 훨씬 더 세부적으로 철저하게 율법을 지켰을 가능성이 크다.

두 부류를 나누는 기준은 하나님께 보냄을 받았느냐와 하나님의 뜻대로 전하느냐는 것이다. 참 선지자는 불순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말하였다.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야 절대 안전하다.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지 않으면 절대 안전은 없다.” 거짓 선지자는 하나님이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말하였다.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백성을 멸망시키지는 않기에 절대 안전하다.”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다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함께 계시기에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다.

양자는 동일하게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을 말하였다.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이라는 의미이다. 옛 언약의 내용에 있어서 핵심은 율법이었다. 옛 언약에는 율법 준수와 관련하여 순종을 통한 복과 불순종으로 인한 심판이 있었다. 참 선지자들의 주장은 언약에 입각한 것이었다. 언약 자체에 있는 바를 말하였다. 반면에 거짓 선지자들은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을 말하면서 언약 자체에 있는 내용을 거부하였다.

이처럼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과 하신 말씀을 있는 그대로 전하느냐 전하지 않느냐에 의해 두 부류는 나뉜다.

바울을 거짓 사도로 취급하는 경우 1

승천하신 주 예수님께서 이방인의 사도로 특별히 부르신 사람이 바울이다. 그는 하나님의 역사로 셋째 하늘에 올라가서 하나님의 경륜의 비밀을 듣고 보았다. 그 내용들을 그 당대의 교회에게 전했고 글로 남겨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내용이 예수님이 그리스도 곧 구원자라는 것이다. 그분이 우리의 죄 때문에 죽고 우리의 의를 위하여 부활하셨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대속사역을 근거로 그리스도 되심을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진보 신학에서는 대속사역을 거부한다. 성경의 가르침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 근거는 죄인들의 구원을 위해 자기 자식을 십자가에 못 박는 하나님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도무지 수용할 수 없는 가학 피학적인 행위라는 것이다. 그들에 의하면 바울 사도는 하나님의 역사와 그분의 뜻을 잘못 전한 사도일 뿐이다. 거짓 사도인 것이다. 그들이 인지하든지 못하든지 간에 그들은 바울을 거짓 사도로 취급하고 있다.

과연 그러한 주장이 옳은가? 그 주장이 옳다면 그렇게 취급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될 것은 없다. 그렇지만 그들의 주장은 전혀 잘못된 것이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에 별도로 진술하였다. 예수님의 말씀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분은 자신이 온 이유를 섬기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들을 위한 대속물로 주기 위함이라고 말씀하셨다.

바울을 거짓 사도로 취급하는 경우 2

견인에 있어서 교회 역사는 정반대의 두 주장이 공존하고 있다. 조건적 견인과 무조건적인 견인이다. 전자는 거듭난 것이 분명하더라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야 영원한 구원이 있으며 어떤 신자는 영원한 구원을 얻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후자는 거듭난 것이 분명하면 하나님의 역사 안에서 반드시 영원한 구원을 얻는다고 주장한다.

바울 사도의 글이다. “너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니”(롬 8:13).

만약 무조건적인 견인이 옳다고 해보자. 하나님의 뜻이 거듭나게 하신 신자에 대해 육신대로 살아서 죽는 일이 없도록 하시는 것이고 해보자. 신자에 대해 육신으로 살면 반드시 죽는다는 말을 할 수 있는가? 그렇게 말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 육신대로 살아 멸망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신다는 말과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바울 사도는 하나님의 뜻과 배치되는 말을 한 것이 된다.

그의 글은 공갈에 해당된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그렇게 말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성도가 육신대로 살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그렇게 말했다고 하더라도 죽는다고 말하는 것은 공갈에 해당된다. 하나님께서 결코 발생하지 않도록 하시는 내용으로 교회에게 말한 것이기 때문이다. 무조건적인 견인은 바울을 거짓 사도로 만들고 있다. 단지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바울은 거짓 사도가 아니다 1

한 사건에 대한 시각은 다양할 수 있다. 어느 관점에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동일한 사건이 전혀 다르게 이해되기도 한다.

A 나라와 B 나라가 전쟁을 하게 되었다고 하자. A 나라의 왕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을 짜서 B 나라와의 전쟁에 군사들을 파견했다. 그런데 그 장군이 전략대로 하지 않아 대패하고 대부분의 군사들이 포로로 잡혀갔다.

얼마 후에 B 나라의 왕이 왕의 후계자를 인질로 보내면 포로들을 모두 풀어주겠다고 제안한다. 왕위 계승자를 포로로 붙잡아두는 것이 많은 군사들보다 훨씬 효용가치가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A 나라의 왕은 고민에 빠진다. 비록 자신의 아들을 사랑하지만 자기 백성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결정한다. 세자를 불러 어렵게 말을 하는데, 세자는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였다고 말한다. A 나라의 왕은 죽을 수도 있는 자기 아들을 백성들을 살리기 위해 B 나라에 보내고 자기 백성들을 살렸다.

이것이 잔인한 짓인가? 악의적이고 가학 피학적이고 혐오스러운 일인가? ‘만들어진 신’을 쓴 도킨스나 진보신학자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나는 아니다. 왕과 그 아들의 결정에 감탄하고 감동을 받는다. 왕과 그 아들의 행동으로 포로에서 벗어나 자기 집으로 돌아온 백성들의 입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 백성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행동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상식적인 사고를 하는 한에는 말이다.

성경의 명백한 진술을 왜곡시키는 신학의 문제는 심각하다. 비록 현대인의 사고에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여겨진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과학지상주의나 인간적 합리주의에 기초하여 성경의 진술과 배치되는 신학은 포도원을 해치는 작은 여우와 같다. 하루 속히 벗어나야만 한다.

바울은 거짓 사도가 아니다 2

“하나님께서 그 사랑하시는 독생자 안에서 받아들여 그의 성령에 의하여 효과적으로 불러 성화 시키신 자들은 은혜의 자리에서 전적으로 아주 타락할 수 없다. 그들은 은혜의 자리에서 끝까지 참아 영원히 구원받는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성도의 궁극적 구원'에서 말하는 바이다.

이 표현에 의하면 성화가 하나님에 의해 절대적으로 보장되어 있다. 하나님께서 효력 있게 부르신 이들은 반드시 성화되도록 하신다는 것이다. 모두 주를 볼 수 있는 성화가 이루어지도록 하신다는 것이다. 성경의 가르침이 아니다.

효력 있는 부르심을 받은 신자 중에서 배교가 일어난다. 사명을 저버리는 삶도 있다. 주님의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를 영접하지 않음으로 현재적으로 주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는 모습도 있다. 그 결과 주님의 혼인 잔치에 참여하지 못한다. 주인의 잔치에서 쫓겨나고 어두운 데서 슬피 울며 이를 갈게 된다. 마귀와 그를 따르는 사자들을 위해 예비된 영원한 불에 들어가게 된다. 주님 곁에 있었지만 그 곁을 떠나 영원한 불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무조건적 견인론에서는 한 면만 생각한다. 양면을 함께 생각하지 못한다. 그들은 한 면만 보고 한 면만 생각하고 싶어 한다. 양면을 보고 생각하기를 원치 않는다. 자신들이 보고 싶은 면만 보고 그것이 전부라고 우긴다. 그것이 좋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거짓 선지자들이 앞서 간 길을 따라 가는 것이다. 참 선지자들과는 반대되는 길을 걸어간다.

죠나단 에드워즈의 <신앙과 정서>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그 내용은 신자에게 진실로 유익하다. ‘참으로 은혜롭고 거룩한 정서들의 두드러진 표지들’로 제시된 몇 가지를 옮긴다. “은혜로운 정서의 첫 번째 객관적인 근거는 신적인 것들 자체가 지닌 초월적인 탁월성과 정감이지 이기심이나 자기 사랑에서가 아니다”(247쪽). “신적인 것들의 도덕적 탁월성에 있는 아름다움과 감미로움에 대한 사랑이 모든 거룩한 정서의 샘이다”(270쪽). “은혜로운 정서는 성품의 변화를 수반한다”(406쪽). “은혜롭고 거룩한 정서들은 그리스도인의 실천하는 삶에 작용하여 반드시 열매를 맺게 한다”(470쪽).

각각은 모두 성경의 가르침과 일치한다. 신자 안에 계신 성령님의 역사에 관한 것이다. 그 역사에 대해 육신의 소욕으로 거스르지 않으면 맺게 되는 열매들이다. 문제는 육신의 소욕으로 그것들을 거스르는 모습이 신자에게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성령님의 역사는 온전하지만 신자가 자신을 부인하지 않고 자기 십자가를 지지 않음으로 마땅히 맺어야 할 열매를 맺지 못하기도 한다. 그 결과 에드워즈가 언급하는 내용들과는 정반대의 모습도 신자에게서 나타나는 것이다.

죠나단 에드워즈는 양자를 함께 보아야 했다. 그가 언급한 면 이외에 다른 내용들도 함께 보아야 했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한 면만을 보고 그것만을 강조했다. 신자의 삶은 그러한 면만을 나타내는 양 글로 남겼다. 그 글을 읽는 많은 이들은 그 내용 자체가 옳기에 그의 주장이 옳은 것으로 생각한다. 양면을 함께 보지 못하고 한 면만을 보고 그것이 전부인 양 생각한다. 오랜 세월 동안 칼빈주의에서 지속되면서 누적되었다. 그렇게 누적된 자료들은 너무나도 명백한 성경의 가르침을 거부하는 데에 활용되고 있다.

성경은 견인에 있어서 한 면만으로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양면을 다함께 보고 진술하고 있다. 바울 사도는 대표적이다. 거듭난 것이 명백한 신자를 향해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다”라는 말한 것은 하나님의 뜻에 부합된다. 그 진술은 진리이다. 비록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바울을 거짓 사도로 만드는 잘못된 교리는 폐기되어야 한다. 하루 속히 폐기되어야 한다. 교회를 교회답게 세움에 있어서 너무나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