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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평화행동과 감리교신학대학교 제29대 총학생회, 동대학교 제27대 신학과학생회가 주최하고 기독교대한감리회 교육국에서 후원하는 감리교평화학교의 첫 강연회가 5월 3일, 감리교신학대학교 백주년기념관 3층 소예배실에서 열렸다. 이번 감리교평화학교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마당으로 살맛 나는 평화이야기라는 주제를 5월 3일, 17일, 31일 세 차례에 걸쳐 풀어나가게 된다.
감리교평화학교는 감리교평화행동이 주축이 된 교육 프로그램으로 우리 시대 중요한 선생들을 만나 예수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사회참여와 평화에 대한 고민을 구체적으로 나누고, 신학생과 기존의 목회자들이 함께 만나 평화의 상을 그리는 시간으로 마련되었다. 경쟁과 효율을 강조하는 신학과 복음마저 성공의 도구가 되어버린 시대 앞에서 진정으로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무엇일까,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 앞에, 시대적 한계상황 속에, 역사적 현실을 마주하고 과연 우리는 어떤 자세로 시대의 물음에 응답할 수 있을까, 또 어떻게 실제적인 우리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묻고 또 해답을 찾아보고자 마련한 자리라는데 그 의미가 있다.
5월 3일 그 첫째 날은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이자 ‘B급좌파’라는 잘 알려진 책과 최근에 출간되어 주목을 받고 있는 ‘예수전’의 저자 김규항 씨의 강연회로 열렸다. 김규항 씨는 ‘그들은 왜 우리를 개독교라 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였다. 강연이 열린 소예배실에는 약80여명의 청년학생, 목회자 등이 참석하였다.
강연에 앞서 감리교평화행동에서 준비한 짧은 영상은 현재 기독교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특히 조계사에 난입하여 ‘부처가 밥 먹여주냐, 하나님이 밥 먹여주는 거다’라며 확성기로 소리지르는 개신교인(혹은 목회자?)들의 모습과 소위 땅밟기를 한다며 봉은사 등에 들어가 기도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장면을 보는 이들의 모습은 덤덤하였다. 새삼스러운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장되거나 은폐되지 않은 지금 개신교의 모습 그대로이지만 너무나도 일상적으로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라 그런지 충격을 받거나 혹은 자괴감을 느끼는 표정들은 없는 듯 했다.
강연에 나선 김규항 씨는 먼저 영상에서 본 모습, 즉 사회에서 개독교라고 손가락질 받는 이들이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회재산 세습, 여성비하, 비리, 윤리적 악행 등 말도 안 되는 일을 일삼는 이들은 예수 정신이 뭔지도 모르고 또 알려고 하지도 않을 뿐이라며 기독교인의 범주에 넣을 필요가 없다. 그렇기에 그런 이들과 싸우거나 다투거나 상대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과연 그들의 모습과 지금 이 자리에 앉아있는 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다른가? ‘나는 저들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건전한 기독교인으로 자부할 지도 모르겠지만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에 충실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 아니냐, 그들의 행태에 손가락질을 하면서 비판하지만 결국 마찬가지의 목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
기독교인이 경계하고 맞서 싸워야 할 것은 교회 안에 자리 잡고 신앙의 이름으로 포장된 맘모니즘이다. 진정한 진보는 자본의 편에 서서 노동자를 착취하는 세력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는가로 결정된다. 교회의 모습을 한 가게는 교회가 아니기 때문에 개혁의 대상조차 아니다. 우선 교회인가 수퍼, 마트인가를 제대로 봐야 한다. 우리가 고민하고 경계해야 할 교회들은 몰상식한 행태를 서슴지 않는 천박한 교회들이 아니라 점잖은 얼굴로 합리적 운영을 하면서 철저하게 맘몬의 사고방식을 주입하는 교회들이다.
세상에서 부자, 힘센 사람이 되는 것이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점잖게 가르치는 교회들, 이웃을 섬기고 계속 아래로 들어가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신앙이라 말하지 않는 교회들이 개혁의 대상이다. 자본주의라는 맘모니즘과 하나님을 동시에 섬길 수는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맘모니즘과 하나님을 동시에 섬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재림하여 소망교회를 지나가다 그 앞에 섰다면 어떻게 하실까? 아마도 그냥 지나가실 것이다. 예수님이 그 교회가 자기와 관련된 곳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교회라는 기본적인 틀이라도 있어야 우리가 분노라도 하는 것이지 교회도 아닌 덩어리를 가지고 교회라고 인정할 필요는 없다. 교회의 얼굴을 한 사탄, 가짜교회, 교회의 얼굴로 맘몬의 뜻을 전하는 교회야말로 우리가 맞서야 할 교회이다.”
김씨는 요즘 일간지를 통해 벌이고 있는 논쟁의 주제인 진보정치가 아닌 예수라는 존재의 입장에 서서 진보를 바라보는 입장을 견지하는 듯하였다. 즉 진보적 정치개념으로써 현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예수라는 근원적 물음을 바탕으로 현실을 바라보는 것이다. 진보의 관점에서 예수를 보려는 시도는 많지만 예수의 시각에서 진보를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먼저 진보라는 그림을 그려놓고 거기에 예수를 맞추려고 하였지 예수가 생각한 진보가 무엇이었는가, 엄밀하게 말하면 진보라는 개념과 관계없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기독교의 자문자답이 매우 부족하였다는 통찰을 주는 강연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정치판에서 김씨의 주장은 허황되고 허무하고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며 실제로 논객들로부터 적잖은 비아냥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진무구해보이기까지 하는 예수정신을 놓지 않고 붙잡는 것에서부터 교회개혁의 힘, 사회변혁의 힘이 신비하게 자라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원론적 질문을 품어본다.
제2회 감리교평화학교의 두 번째 모임은 5월 17일(화) 오후 5시 30분 같은 자리에서 ‘5.18 31주기 추모기도회로 모인다. 이날은 추모기도회와 선후배 간의 허물없는 대화의 자리로 마련된다.
또 세 번째 모임은 ‘신학생 실업시대-우리에게 내일은 없는가!’라는 주제로 목회자수급문제에 관한 포럼을 개최한다. 이 포럼은 5월 31일(화) 오후 5시 30분 감신대 웨슬리제1세미나실에서 열린다. 관심 있는 이들의 참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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