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사랑방 이야기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야기 흐름대로 필기한 것을 담았다.)
먼저 ‘신화의 힘’의 저자인 ‘조셉 캠벨’을 소개하면서 신화의 실제 이야기를 풀어내셨다. 캠벨은 세계 언론을 통해, 또는 국내 문학계에서도 20여년 넘게 소개된 잘 알려진 신화학자이다. 그러나 박흥규 목사님의 지은이에 대한 간략하지만 핵심적인 분석은 참 놀라왔다. 11살에 미국의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토템 상징을 보고, 75년간 평생을 한 가지인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신화를 연구한 한 이야기꾼의 열정과 탐구에 대한, ‘한 길’을 살아낸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말씀하셨다.

‘신화’라는 것은 인간의 내면세계를 드러낸다고 캠벨은 소개한다. 캠벨은 인디안의 토템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 상징이 무엇인지 죽을 때까지 관심을 가졌다.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삶은 야생염소와 곰 사냥으로 표현된다.

‘야생염소의 신화’는 이렇다. - 인디안 아버지와 7명의 아들이 사냥을 나갔으나 사냥을 못하고 돌아왔다. 아들 중 막내아들을 훌륭한 사냥꾼이 되도록 여행을 떠나보냈고, 여행을 나선 막내아들은 아름다운 여자의 유혹을 받아 언덕 바위틈으로 들어갔다. 아름다운 여자는 바위틈을 막아버려 막내아들은 동굴의 세계에 갇히게 된다. 동굴 안은 야생 염소들의 세계이며 야생 염소로 변한 여자는 함께 살자고 한다. 숫염소들은 사냥을 나가서 암염소들만 있고 이 아들은 남편 노릇을 요구받는다. 나흘간의 드림타임 후 인간의 옷을 거두어 동굴 밖으로 나온 남자에게 그 아름다운 여자는 말한다. 사냥을 할 때 새끼는 죽이지 말고 암염소도 죽이지 말고 숫염소만 사냥할 것을 당부한다. 왜냐하면 새끼는 자식이고 암염소는 처제이고 장모라는 것을 기억하라고 말이다. -

훌륭한 사냥꾼이 된다는 것은 사냥의 기술과 힘을 넘어서서 윤리적 문제를 다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야생염소 신화’는 동물과 인간이 서로 소통한다는 구조와 숫염소만 죽여 종족을 보존하는 자연의 섭리가 담겨 있으며, 산자와 죽은 자의 소통관계 곧, 산자와 망자 사이의 결혼 속에서 망자의 이미지가 어머니상, 아내상으로 나타나 망자가 가진 풍요로움을 산 자가 가지도록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서 산자와 죽은 자의 소통관계, 이것을 하나로 묶어주는 행위가 곧 ‘결혼’이다. 결혼의례를 통해서 하나가 된다. 결혼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캠벨은 본래는 하나였던 상태에서 떨어진 하나를 찾아 다시 하나로 엮어지는 것을 의미하며,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육화된 하나님으로, 성육신된 하나님으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결혼 의례’는 오늘 우리에게 결혼의 의미와 결혼한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잠시 30여년 결혼의례를 치뤘다는 어느 목회자의 삶을 말씀하시면서 아내가 마땅치 않아 20년간 힘들게 지내다가 아내가 편안한지 10년 만에 먼저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 속에 그는 결혼의례를 치르는데 30년이 걸렸다는 말씀을 하신다. 오늘 우리에게 되묻는 이야기이다. 당신의 결혼의례는 얼마를 치루었는가? 아니면 얼마를 치루고 있는가?

최근 개봉 중인 ‘왕의 남자’를 보신 소감을 말씀하셨다. 연산군 시대에 폭력이 난무하고 삶의 규범이 무너진 시대 속에서 광대를 통해 허위구조를 부수는 이야기 이외에 영화가 주는 것이 ‘웰컴투 동막골’보다 못하다는 말씀이다. 동막골은 희망을 주고 무언가 생각할 것을 주지 않았는가를 꼬집으셨다.

박흥규 목사님은 어릴 적 하늘을 보면 보이는 허공 넘어 그 무엇이 있을 거라는 설레임과 상상을 가득 가졌던 기억과 50년 전에 ‘수덕사’ 만공탑 바위 밑의 어릴 적 모습이 지금도 생생한데, 15년 전에 다시 그 암자를 찾아 갔을 때, 50년 전의 그 모습을 다시 기억한 그 힘이 지금의 대관령의 산생활을 보이지 않게 끌고 온 삶의 규범이라고 하신다.

캠벨은 의례가 없는 사회(사회적, 종교적, 결혼 의례가 없는 사회)가 오늘날 혼돈이 오는 것이 아닌가를 되묻고 있다. 테크놀러지 사회는 자연을 대상으로, 물질을 끌어다가 활용하는 소외사회이다. 기계농 경작을 하는 농부를 식품공학으로 분류하는 그런 사회 말이다. 따라서 삶의 의미를 찾는데 신화는 삶의 모델을 제공해준다고 캠벨은 말한다.

인디안들이 먹는 선인장 ‘페요데’는 마약이다. 인디안은 마약을 마시는 의식을 치른다. 그들은 그 의식을 영적으로 변화시키는 의식으로 본다. 인디안의 사고 속에는 숲 속에는 정령(동, 식물)이 있으며 정령이 영적인 의식의 차원으로 이끌어 준다고 생각한다. 박흥규 목사님은 이런 시각을 소중히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말씀하신다.

신화를 공부하다보면 쓰는 몇 가지 용어가 있다. 인간의 의식을 의식의 세계, 무의식의 세계로 나누면 의식의 세계는 자아이며 생각과 반응을 나타낸다. 무의식의 세계는 인격의 전체성을 나타내고 무언가 신비하고 내면의 자기성을 이야기 한다. 꿈으로 나타나는 것 중 동물(황소, 뱀...)식물(꽃, 나무...) 자연의 상징(호수, 산...) 등은 우리속의 무의식에 담겨 있는 원형이 상징화 된 것으로 본다. ‘상징으로 나타난 것을 어떻게 해석하는가가 중요하며, 신화란 영적인 꿈이다.’라고 목사님은 말씀하신다.

신화공부 속에서의 전제는 상징을 이해하기 위해선 지적인 분석이나 언어 분석으로는 해석할 수 없으며 1927년에 지은 칼 융의 ‘원형과 원형상의 이론’의 저서에서 꿈의 분석과 내적인 감정상의 체험에 대한 이론을 소개하시며 도움을 받는다는 말씀을 들을 때 아차 싶었다. 사유의 칼날을 예리하게 세우고 있는 노장의 의연함속에서, 아! 곰탱이 같으신 목사님!

우리나라 신화 책인 ‘부도지’이야기를 하셨다. ‘부도지’에서는 우리나라의 시원이 중앙아시아이며 우리나라의 시조인 단군 연수에 대해 나와 있고, 그 본래 시조인 ‘마고’ 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고’에서 소리인 ‘음’ 이 이 세상을 창조하였다는 대목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신다.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창조하셨다는 기독교 창조설화와의 유사성과 함께 창세기보다 시간적으로 ‘창조신화’가 먼저인 것과 처녀수태의 유사성은 우리나라 신화에 대한 폭을 넓게 보도록 그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씀하신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전설들을 그 ‘원형’과 ‘원형상’의 관계를 신화로 풀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바리공주 이야기’는 사람이 죽어 저승 갈 때 저승사자가 우리를 받아 준다, 바리공주는 편안히 한쪽에 꽃을 들고 꽃을 준다. 곧 저승의 여신으로 볼 수 있다. 우리 겨레가 섬겨온 가장 오래된 저승신이다. 바리공주는 버림받은 아이로서 제 몸을 던져 생명의 약을 저승에서 가져온 오히려 ‘생명의 신’으로 보아야한다. 바리공주의 아버지는 딸만 7명을 낳아 절망하여 병이 났다. 왕이 병이 났다는 의미는 그 사회가 전반적으로 병들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죽음의 세계를 다녀온 바리는 사회를 회복시켰고, 다시 저승세계에서 죽은 자들을 편안히 영접하는 생명의 여신이 되었다.

‘바리공주 이야기’ 속에는 상처를 입고 죽음을 극복한 자만이 남을 치유하고, 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 우리 신화의 원형을 본다. ‘바리공주 이야기’는 우리문화의 신화적 상징으로 보아야 하며 우리 민족의 집단 무의식으로 보아야 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책의 저자인 니체는 인간은 꿈을 통해 고대인들을 알 수 있고 고대인들을 통해 인간의 꿈을 볼 수 있으며 이런 의미에서 루소의 ‘자연’의 의미는 같다, 결국 칼 융은 오히려 니체와 가깝고 니체의 사상적 바탕을 통해 토대를 배웠다는 말씀은 목사님의 성실한 사유의 축을 보게 한다. 결국 신화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사로잡혀 있는 역동성을 말하는 것이다.

‘나가자와 신이찌’는 ‘종교는 알파이며 오메가이다.’ 라고 말한다. 알파는 원초적 이미지이며, 3만년전의 현생인류가 가진 이미지이다. 오메가는 영혼과 내세의 문제를 다루am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미지라고 한다. 앞으로의 미래사회는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곧 신화의 역동성이다.

꿈속에서 용의 모습, 뱀과 독수리가 싸우는 모습은 뱀은 땅에 밀착되어 사는 짐승이며 독수리는 지상을 나는 짐승이다. 날개달린 뱀의 이미지는 양극화를 조화시킨 모습으로 본다. 기독교 신화 속에 뱀은 열매를 먹었다는 것, 곧 생명을 먹었다는 의미이며 이는 다른 민족의 신화 속에도 유사성이 있다. 결국 신화 속에는 생명을 먹을 수밖에 없는 절박성이 인간에게 있다. 죄스러움 때문에 그러므로 인간은 의례를 치른다.

정리하자면 박흥규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 안에 있는 신화를 통해, 여러 신화를 통해 인간이 가진 문제를 풀어 가는데 결정적인 키워드가 있다. 합리성은 어렵다. 왜냐하면 상징들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신화를 만들어 내는 인간의 풍요로운 세계를 볼 때 그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너무나 인간을 깊게 보지 못한다. 신화적 세계 속에 살았던 인간을 통해 우리는 우주, 세계, 자연 앞에서 겸손히 살았던 것을 배워야 한다. 자연과학 시대에 사는 우리는 너무나 오만하지 않은가?

이야기가 끝나고 진지한 질문과 응답이 이루어졌다. ‘산토끼’ 노래가 ‘독립군갗 였다 는 사실에 대해, 신화는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뒤에 재해석되었다가 신화는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해, 인간의 마음은 뇌에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이에 대해 목사님의 응답은 ‘집단무의식’이라는 신화의 ‘원형상’의 포용성에 대해서 이해의 지평을 열어주셨다. 전 세계에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70가지가 퍼져 있다. 호모 사피엔스 라는 인간의 두뇌현상 속에 ‘집단무의식’을 가지는 현상이 곧 인간 형태의 조건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데렐라 이야기’는 인간의 원형에서 근거를 찾으려는 노력이다.

원형이 상으로 나타날 때 ‘꿈’, ‘상짱으로 나타난다. 원형상의 해석이 무엇이냐? 지적인 언어로 해석 할 수 없는 직감, 느낌으로 원형상을 표현 할 수 있다. 원형상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 이는 인류 초기에 나타났다. 예를 들어 콜롬비아 선교사가 선교를 하다 ‘마리아 수태설화’가 민간이야기 속에 있는 ‘수태설화’와 갈등을 겪게 되자 선교사는 악이 먼저 들어와 악의 씨를 뿌려 놓았다는 우매한 이야기를 하였다. 성서는 많은 신화로 구성 되어있다. 신화의 의미를 재해석해야 종교가 사는 것이 아닌가?

이 마지막 말씀은 오늘 성서를 이해하는 신앙인에게 주는 진지한 물음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성서를 얼마나 이해하고, 깊이 있게 그 의미를 해석하는가? 문자적으로 믿고 문자적으로 해석하기에 익숙한 우리는, 그 의미를 해석할 때조차 우리의 중심은 나이지 공동체가 아니지 않은가? 따라서 신화적 관점으로 성서를 보는 것은 공동체적 관점에서 성서를 보게 하며 성서를 기록했던 고대의 성서 기자들의 세계관과 문화, 그들이 추구했던 삶의 준거들을 다시 보게 하는 눈을 가지게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음 주에는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 중에서 ‘영웅의 모험’ 부분을 미리 읽어오면 좋겠다고 하셨다. 2월에는 나가자와 신이찌의 ‘신의 혁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엮어질 예정이다.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