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완칼럼] 불법을 넘어서려면 어떤 경우에도 당당하고 합법해야 한다!
감독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판결 받아 당혹해 하거나 혹은 이번에야말로 사회법에서 승리했다는 분들에게

감리교 사태의 와중 속에서 재선거로 선출된 감독회장에 대한 이번 감독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판결이 일부 인용이라지만 북부지법 재판부에 의해 받아들여 진 이유는, 김국도 목사 측이 불법하다고 주장하며 바른 감리교회의 정상화를 위해 애쓰던 분들조차 역시 재선거 과정에서 일부 불법했다는 점을 지적한, 지극히 당연한 판결이라고 본다.

이 판결의 결과를 보고 지나치게 당혹해 하거나, 혹은 5전6기라며 김국도 목사 측이 이번에야말로 승리했다고 좋아하는 분들은 정신 바짝 차리기 바란다. 이 판결은 감리교의 정상화를 바라며 감독회장 재선거를 주장하고 집행한 분들조차 역시 재선거를 치루는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 많았다는 지적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불법을 넘어서려면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당당하고 합법해야 한다. 불법을 넘어 선다면서 불법을 사용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소송에 걸기만 하면 또다시 불법이라는 판정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감리교회는 이번 판결로 또다시 함정에 빠진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아무리 멀고 힘들어도 이제부터라도 꼼꼼하게 합법한 방법으로 나아가면 된다.

필자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감리교회는 이미 똥통에 빠졌다고 오래 전에 판단했다. 이를 인정하지 않던 사람들도 이제는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우선은 우리 모두가 지독한 똥통에 빠졌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너도나도 먼저 이 똥 찌꺼기와 냄새들을 씻어내야만 한다. 그래야지만 서로 얘기라도 좀 통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에게 똥통은 무엇인가? 필자가 생각하기론 첫째는 교회가 자정 능력을 잃어 버렸다는 점이고 둘째는 교회가 물신의 늪에 너무 깊이 빠져 버렸다는 점이고 셋째는 교회 세습을 전혀 잘못으로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런 것들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분명하게 돌아 서지 못한다면 감리교회, 나아가서 한국교회의 정상화는 앞으로도 난망하다고 하겠다.

감독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판결로 인해, 당장은 감리교 감독회장의 직무를 감당할 이가 없어짐으로 당분간은 더욱 혼란스럽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책임을 지고 이 사태를 찬찬히 풀어 나가야 할 분들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명심하자! 불법을 넘어 서려면 불법의 근처에도 가지 말고, 사회법으로나 교회법으로나 오직 합법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이러니한 것은 이러한 판결의 결과로 말미암아, 이미 임기를 마치고 은퇴한 전임 신 경하 감독회장의 이름이 그대로 등재되어 있는 감리교 유지재단 이사장이나 기독교타임즈 등의 경우. 사태가 일단락 될 때까지 여전히 합법적으로 그대로 유지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감리교 사태의 원인이 그 때문이라고 목청 높이던 사람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자못 궁금하다.

갈 길은 원래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멀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언제든지 정법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다. 또 다시 재선거를 하게 되는 것 인지, 어떤 방법으로 임시 집행부나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는 것인지 알지 못하겠으나 분명히 아는 것은 하나다. 똥통에 빠진 줄은 깨닫지 못한 채, 지금처럼 사회법 소송이 계속되는 한 감리교 사태는 언제까지든 끝나지 않을 것이다.

 ☞ 이런 저런 이유로 다 내려놓고 편하디편한(?) 소백산 산막생활을 하면서도 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암담한 감리교 사태 소식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감리교 사태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도 맘이 편치 않다. 며칠 전 서울에서 알지 못하는 어느 분들이 생후 6개월짜리 유기견 한 마리와 사료 등의 이런저런 선물을 가지고 와 반가웠다. 장군이의 좋은 친구가 된 말라뮤트와 진돗개의 잡종인 강아지 이름은 ‘세경’, 장군이 보다 덩치가 크다. 지난 사흘 동안은 서산의 안인철 목사 가족들, 특히 휴가 나온 상호 군이 산막에서 함께 지내며 종내 겨울나기 장작 만드는 중노동을 해주었다.

▲ 유기견을 입양해준 분들과 안인철 목사 가족과 함께 ⓒ 안인철 2010.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