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교회 이야기

한찬희 목사(장흥교회)

철원에 있는 장흥교회는 1920년에 설립되었다. 90년의 세월이니 우리나라 감리교회로는 그리 오랜것도 아닐수 있으리라. 그러나 철원의 교회역사에서는 비껴갈수 없는 교회이다.

철원에는 1899년부터 교회가 세워졌다는 기록이 등장한다. 원산 부흥운동의 주역인 하디의 선교지역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회심을 경험하기 이전에 철원은 그의 발걸음에 의해 영향을 이미 받았었다. 하지만 그 교회들은 지금은 맥을 이어주지 못했다.

철원제일교회(철원읍교회)는 1905년 장로교회로 출발하여 1907년 감리교회가 되었고 이 교회로부터 장흥교회는 세워졌다. 하지만 이 철원제일교회도 한국전쟁을 겼으며 교회가 소실되고 마을이 사라지면서 교회도 무너진 채 60년을 지내고 있다.

장흥교회를 통해 신생교회, 구수교회, 철원교회가 세워졌고 대한수도원도 세워졌다. 90년을 보내며 가장 어두웠던 10년의 세월은 어둠속에서도 하나님이 비추는 빛이 더욱 강렬했던 시절이다.

1. 장흥교회와 대한수도원

장흥교회 이야기는 자료를 발굴하기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이곳은 전쟁의 상처가 깊이 할키고 지났기 때문이다. 90년의 시간은 증언할만한 사람들도 떠나게 만들었다. 남겨진 사람들을 통해서 알게 되는 이야기들을 통해서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고 교훈 얻기를 원하여 이글을 써본다. 대부분의 내용들이 장흥교회 84년 기념집에 기록되어져 있다. 그런 기록은 남겨진 이들의 기억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해방전 우리교회 이야기에서 항상 등장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대한 수도원과의 관계이다.

일제 말기 장흥교회 담임목사는 박경룡목사님(40-46년)이셨다. 경상도 태생이셨던 이분은 금강산에서 오랜 시간 기도의 생활을 하셨고 잠시 통천에서 전도사로 목회를 하셨다. 고베에 유학하여 신학을 공부하신 후 장흥교회로 목사로서의 사역을 감당하게 된다.

그때 이곳 철원에서 교회뿐만 아니라 금강산 같은 기도의 터를 닦기를 원하셨다. 일제 말기의 고난 속에 주변에서 순교자들이 생겨나던 어려운 시대에 나라와 민족을 위해 더욱 깊은 기도의 공간을 원하셨다. 기도의 사람들이 함께하기를 원하셨다.

그때 발견한 곳이 순담계곡이다. 지금이야 레프팅을 즐길만큼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는 곳이지만 그때의 한탄강 순담계곡은 임꺽정의 놀이터다운 험한 곳이었다.

장흥교회 성도들은 그곳에 한탄강 돌들을 날라 집을 지어 수도원의 터전을 다졌고 후에 참여했던 전진 원장은 장흥교회에 출석하며 교회의 어린이들과 청년들에게 귀중한 신앙의 유산들을 물려주었다.

그 무렵 박경룡 목사에게 협력자가 둘이 나타났다. 함께 고베에서 신학을 공부한 유재헌 목사와 친구인 이성해 장로이다. 이성해는 후에 목사로서 인천 숭의교회를 개척하였고 그 아들이 이호문 목사이다. 유재헌 목사는 장흥교회의 담임목회자인 박경룡 목사를 도와 대한수도원 일을 맡아 원장의 일을 담당했고 이성해 장로는 대한수도원의 터전을 마련하는 자금을 준비해 주었다.

창립(공식적 창립과 비공식 창립은 3년 정도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직후에는 원산에서 전도사 사역을 담당하던 전진 전도사도 이 기도운동에 헌신하게 되어 대한수도원의 기틀을 잡아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당담하게 되었다. 대한 수도원은 전진 원장 시대에 큰 능력의 도구가 되어 이 제단에서 은혜받아 목사의 길을 걷는 사람이 줄잡아 700여명에 이른다는 소리도 있다. 최조영 원장, 박명희 원장의 시대를 지내며 지금도 구국의 기도 제단으로 굳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초의 기도원으로,
우리나라 개신교회 수많은 목회자를 배출케했던 은혜의 동산으로,
마치 부를 축적하는 수단처럼 보여지는 기도원들 속에서
맏이로서의 흔들림 없는 무료 식사대접의 전통을 지켜냄으로,
여전히 제단의 붙은 기도의 불을 붙이는 제단으로,
나라와 민족을 위한 구국의 굳건함으로,
누구에게나 자랑스럽게 소개할만한 믿음의 터전으로, 앞으로도 그 역할을 잘 감당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 신한애국 청년회 사건

1945년 일제로부터의 해방은 우리 모두의 기쁨이었다. 하지만 그 기쁨은 완전하지 못했다. 미국과 소련에게 한반도는 단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필요일 뿐이었다. 38선을 경계로 남과 북이 나뉘었고 이것은 우리가 걷어낼 수 없었기에 점점 고착화 되어갔다. 민족 전체로는 절반의 기쁨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완전히 제로 상태였다. 그들은 38 이북의 기독교인들이였다.

당시 38선 이북에서는 사회주의 사상에 바탕 한 공산주의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세력이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들은 소련과 연결되어있는 공산주의자들이였다. 우리가 잘 아는 김일성이나 박헌영은 국내와 국외를 대표하는 공산주의 자였고 그들에 의해서 한반도는 복잡해졌고 38 이북은 새로운 조직이 만들어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에게 이 상황은 참으로 괴로웠다. 공산주의자들과 기독교인의 동거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더구나 이 시대상황에 대해 대책을 세우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서 방법도 달랐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김구는 끝까지 38선을 부정했고 단선정부도 부정하였기에 제헌의회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인사들은 단선정부를 받아드리고 남한만의 단독정부도 필요하다면 받아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했다.

그중에 이승만과 정치적 동지로 이시형이 있었다. 그는 후에 부통령을 지내기도 한다. 그는 나름의 자기 조직을 세우고 정치적 힘을 키울 뿐만 아니라 분단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준비를 갖추고자 했다.

그러한 그에게 한 사람의 지도자가 세워지게 된다. 그의 이름은 김윤옥 목사였다. 그는 아버지의 친구였던 이시형 박사의 부탁을 받고 목회와 정치를 병행하기로 작정하고 철원제일교회의 부목사로 부임하게 되었다. 1945년 후반의 일이었다.

김윤옥은 당시 공산당에 의해서 생명과 신앙의 자유를 위협받던 인물들 중에 장흥교회 교인들을 주목하게 되었다. 신앙심에서나 자유를 향한 열정에서 그와 함께 큰일을 도모할만했던 것이다.

그는 조직을 결성하게 되었다. (다음에 나오는 이름들은 한국전쟁을 전후하여 옥사와 병사한 이들입니다.)

강원도 책임자 : 김윤옥 목사
회장 : 박성배 장로
부회장 : 정국환 장로
총무부장 : 박정배 유사
조직부장 : 김관순
선전부장 : 박상춘
섭외부장 : 김정필
이창화
연락부장 : 김금순
김봉조 등이고 이외에 회원이 약 30여명 가입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산당의 세력권에 있던 철원에서 이 조직은 오래지 않아 발각되었다. 그들이 준비한 물품들은 그들이 하고자 했던 일을 증거했다. “김일성을 타도하자”

여기에 가담해던 많은 사람들은 육이오 전후로 다시는 얼굴을 볼 수 없는 사람이 많았다. 그들은 위기의 순간에도 신앙의 절개를 지키기 원했다. 공산주의와 타협하기 보다는 자유로운 신앙생활, 자유로운 개인생활을 원했다. 그렇기에 피와 눈물을 아까워하지 않았던 것이다.


3. 한국전쟁과 장흥교회 이야기

신한애국 청년회 사건은 지역과 교회에게는 큰 타격이 되었다. 공산주의 세력의 핍박은 더욱 거칠어졌고 박경룡 목사는 도저히 목회자로 활동할 수 없어 피난길을 떠났고 목사님은 월남 후에 인천과 서울에서 목회의 열정을 바치게 된다.

그 후임으로 부임한 이가 서기훈 목사이다. 그가 부임할 때 북한 정권은 이미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38 이북의 철원은 많은 탱크들이 남쪽으로 전진해 가는것을 6.25 이전에 바라보며 전쟁을 짐작하고 있었다. 우리 장흥교회에는 인민군으로 참전했던 분도 계시다.

전세는 인천상륙작전으로 연전을 이루고 5년여의 고난이 끝나는 듯 싶었다. 공산주의자들이 급히 물러가고 신한애국 청년회와 기독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치안대가 조직되었다. 하지만 전쟁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중공군의 개입은 다시 전세를 뒤집었고 이미 무장했던 청년들과 인민군 정규부대와 전투를 벌이게 되었다. 그것이 50년 말이었다.

작은 전투에서는 게릴라전은 승리할 수 있지만 큰 전쟁에서는 불가능했다. 장흥리의 젊은이들은 스스로 무장하고 인민군과 전투하여 처음 전투에서 인민군을 사살하는 승리를 거두었다. (18명? 12명?) 하지만 곧 피난을 떠나거나 각자 인민군을 피하여 숨어 지내야만 했다. 이때 함께했던 이들 중에는 다시는 만나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 이 두 사건(신한애국 청년회, 6.25 교전)을 기념하여 장흥교회 뒷동산에는 1984년 충혼비가 세워져 있고 85년에는 추모예배도 드렸다.


4. 서기훈 목사의 순교 이야기

서기훈 목사

대한수도원에서

장흥교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