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의왕시 라자로마을 가톨릭교육문화회관에서는 한국기독교연구소가 주최하는 예수목회세미나가 열렸다. 예수목회세미나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열리는 목회자 세미나로 최근에는 한국에서만 열렸으며 올해는 일곱 번째로 열렸다.

그동안 예수목회세미나는 ‘탐욕과 공포의 시대에서 우리의 희망 예수(2009)’, ‘벙어리를 고치다(막 9:14-29) -- My Christian Story(창조에서 종말까지) 만들기(2007)’, ‘예수 살아내기(2008)’ 등의 주제로 열렸었는데 이번에는 ‘예수의 길을 가는 기쁨’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매년 4-50여명이 참여하였고 특별히 작년에는 60명이나 참여하였지만 올해에는 조금 적은 40명이 함께 하였다. 비록 참여한 인원은 예년에 비해 많지 않았지만 보다 깊이 서로를 알고 교제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국교회가 교회로써의 사명을 다하지 못한다는 사회적 비판에 직면하여 그동안 구석구석 보이지 않는 곳에서 꿋꿋하게 예수의 길을 가는 이들을 발굴하여 소개하고 참된 목회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고민하여 다소 무거운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예수의 길을 간다는 것이 힘들고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기쁨이 넘치는 일이라는 사실을 되새기면서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번 세미나에는 조헌정 목사(향린교회), 홍정수 박사(갈릴리신학대학원), 김판임 박사(세종대학교), 한인철 박사(연세대학교), 김기석 목사(청파교회) 등이 주제강연과 특강, 패널토의 발제를 맡았으며 최철호 목사(아름다운마을공동체), 김영선 목사(내일을 여는 집), 박순웅 목사(동면교회)가 목회현장에서 누리는 기쁨에 대하여 증언하였다.

첫 째 날 오후 3시에 열린 개회예배로 공식적인 일정이 시작되었다. 개회예배에서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는 ‘하나 되는 기쁨(에베소서 4:3-6)’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사람이 자기 삶을 되돌아볼 때 하나님의 은총을 경험하게 되는데 삶이 너무 바빠 자기 삶을 조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은총 또한 없다. 결핍이 은총이다. 우리교회에서는 공동사업을 하는데 옷을 만들기도 하고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성탄절에는 아빠가 선물을 직접 만들어 자녀들에게 주기도 하고 나물을 뜯고 계절에 맞는 떡을 만들어 나누어 먹기도 한다.

이런 일을 하는 것은 현대인들이 삶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떡을 만들고 선물을 직접 만들고 한 결과가 시원치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무엇을 만드는 과정이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삶이고 기쁨이다. 그런데 삶을 잃어버린 것이다. 과정에 참여하면서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상대를 인정하고 과정에서 드러나는 장점을 발견한다. 그렇기에 일상 가운데서 우리는 기쁨을 찾을 수 있다. 그 기쁨은 너와 내가 하나 되는 기쁨이다.’라고 하였다.

이어진 주제 강연은 조헌정 목사가 맡았다. 조헌정 목사는 자신이 살아온 인생여정과 신앙적 순례의 과정을 소개하는 것으로 주제 강연을 하였다. 조 목사는 ‘강연주제가 도전적이다. 예수를 따르는 기쁨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발제 제목으로 내어놓을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하여 매우 부담스러웠다’고 강연을 시작하였다. 그는 기독교 목회자 가정의 배경과 성장과정, 미국이민과 미국생활, 미국에서의 신학공부와 목회, 향린교회로의 부임과정 등을 소개하면서 목회이야기를 펴나갔습니다. 특히 최근 구치소에 자진하여 수감되었던 일을 소개하여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3년 동안 300만원 벌금에 대한 정식재판을 진행하여 지난 11월 대법 기각으로 벌금 55만원 최종판결을 받았다. 자본주의와 패권주의에 대항하여 평화운동을 하던 사람이 국가권력으로부터 받는 어려움을 돈으로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본주의 논리에 굴복하는 일이라 신앙 양심에도 어긋나고 예수의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을 돌려대라는 제3의 평화의 길(윙크)에도 어긋나는 길이라, 이를 거부하고 지난 1월 중순 서울구치소에 들어가 11일을 보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 땅 민초들의 한 맺힌 삶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다. 목사 신분을 밝히지 않았기에 교회를 대놓고 저주하는 욕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전과자요 돈이 없어 벌금을 몸으로 때우고 사는 사람들이다. 교회가 가난한 자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지 현재로서는 요원하다.’

조 목사는 ‘우리가 바라는 새로운 교회는 무엇이 될까? 오늘 남한사회에서 개신교가 감소하는 현실은 개신교의 타락에 기인하지만 통성기도와 같이 비틀고 소리치는 개인적 욕망실현을 위한 영성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침무과 성찰에 기초한 조용한 영성운동이 필요한 때이다. 부활과 승천이라는 높아진 그리스도에게서 쉽게 얻어지는 피안의 신비주의를, 십자가 고난에 기초한 낮아진 역사의 예수에게서 찾아내어 이를 자유와 해방의 사회정치적 영성으로 복원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예수를 따라 사는 기쁨을 진정 누릴 때에 이런 일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무리하였다.

저녁식사 후에는 참석자들이 각자의 목회현장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두 시간 가량 나누며 자신을 소개하였다. 서울, 강경, 용인, 속초, 제천 등 전국방방곡곡에서 참석한 이들은 목회현장에서 만나는 어려움과 더불어 어려운 중에서도 샘솟는 예수목회의 기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는 시간이었다. 특이한 것은 참석자 중 적지 않은 수가 최근 몇 년 사이에 개척을 하였다는 것이다. 교회성장과 교인관리라는 외형적 목회에 급급한 기성목회의 한계를 절감하여 참된 예수목회를 지향하기 위하여 개척한 사례가 많았는데 현실적인 개척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지만 예수목회의 길을 후회 없기 갈 수 있다는 자부심과 물질적 부족함 가운데서 더 크게 느낄 수 있는 기쁨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