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1일 11시 파주지방 선한교회(강산규 목사)가 봉헌예배를 드렸다. 30평 남짓한 예배당에 100여명의 하객이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찼다. 입구와 예배당 내부 곳곳에 축하화환이 조촐하게 무리지어 있고 봉헌예배를 알리는 현수막이 외벽에 길게 매달려 있다. 중소도시에 자리잡은 여느 작은 교회들의 예배당 봉헌예배와 다를 바 없는 풍경이지만 이 교회가 세워진 과정을 들여다보면 신선한 자극이 될 만도 하여 소개한다. 

이 교회의 봉헌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담임자의 동기들인 감신 79학번 목사들이다. 동기 목사들이 팀을 이뤄 자비로 부흥회를 열고 모아진 헌금을 선한교회를 위한 기금으로 모아 왔던 것. 이렇게 모은 약 1억여원이 선한교회의 봉헌에 밑거름이 된 것이다. 교회대지와 건물을 매입하는데 든 4억여 원을 모두 감당한 것은 아니지만 담임자에게 큰 힘이 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겠다.

선한교회에 전달된 1억원이 조성된 과정은 이렇다. 지난해 4월 신학대 입학 30주년을 기념해 감신대 79학번 홈커밍데이를 개최하여 모교에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의 행사를 마치고 동기회 이름으로 의미 있는 일을 더 찾으려 했다. 논의 끝에 동기들이 담임을 맡고 있는 교회를 돌며 자비로 부흥회를 열고, 헌금은 전액 미자립 교회를 위해 쓰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어깨동무 선교회’다. 이 선교회의 첫 번 째 사업이 강산규 목사가 목회하는 선한교회를 돕는 일 이었다

▲ 파주지방 선한교회 강산규 목사

선교회사무소도 없고, 선교회회장도 없고, 총무도 없는 이 선교회가 주최하는 부흥회는 대개 주일 저녁에 시작하여 수요일 저녁까지 낯 시간을 제외하고 일곱 번 집회를 하는데 강사로 일곱 명이 한 번씩 설교한다. 물론 79학번 동기 목사들이 담당한다. 아무런 사례비도 받지 않는다. 오히려 헌금을 드리면서 부흥회를 인도한다.

“七人七色 七品七味”랄 수 있는 이 부흥회가 전통적 부흥회에 익숙한 교회입장에서 보면 낯설기도 하다. 그래서 초기엔 부흥회가 열리는 교회의 장로님들의 반대가 꽤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집회가 진행되면서 부터는 인식의 변화가 생기게 되고, 나아가 더 없이 은혜롭고 색다른 체험에 대하여 감사해 한다는 후문이다.

자비량 부흥회에 강사로 참여하는 김동준 목사(강서교회)는 “동기들과 한 강단에 서다 보니 묘한 경쟁심이 발동됩니다.  최선을 다해 말씀을 준비할 수밖에 없지요. 또한 청중석에 앉아서 친구 목사의 설교를 듣게 되는데 나도 목사이지만 말할 수 없는 은혜를 받습니다. ‘(동기가)참 많이 컸구나(?)’하는 감회에 사로잡히는 경험을 하게 되지요”라며 소감을 밝힌다.  

이광호 목사(도봉교회)는 “선한교회를 위한 모금목표액 2억원이 달성되면 도움이 필요한 제 2의 동기목회자를 찾을 것이며 아울러 동기회를 넘어서는 선교를 위해 부흥회를 계속 이어 갈 것”이라고 했다.  이광호 목사는 지난 해 10월 3박4일간의 부흥회를 통해 모아진 헌금 1,748만여원을 강산규 목사에게 전달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약대교회(송규의 목사)를 시작으로 6월 큰믿음 유신교회(이홍규 목사), 9월 강서교회(김동준 목사), 10월 도봉교회(이광호 목사), 11월 동수교회(주학선 목사), 금촌제일교회(류인섭 목사) 등에서 집회를 가졌고 앞으로도 행복한, 부천광림, 봉천, 목양 교회 등이 예정되어 있다. 현재는 동기가 담임하는 교회를 중심으로 열리고 있지만 대상을 정해 놓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돈만 내고 마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하는 선교가 아닌 몸으로 뛰며 열매를 만들어 가는 모양이 일곱색깔 무지개보다 더 아름답다.

한편, 이 날 봉헌예배에 참석한 감신79학번 이원재 목사(본부 선교국 총무)는 축사에서 “어깨동무선교회가 한국교회 선교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선한교회가 파주지방의 작은 교회들과 연대하여 전도를 선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큰 열매가 있을 것”이라며 선한교회와 강산규 목사를 격려했다. 

축사하는 본부 선교국 총무 이원재 목사. 어깨동무선교회의 선교는 한국교회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