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PBS TV에서 방영되어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두 편의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출판한 <어플루엔자>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현대의학의 질병의 진단과 치료과정을 빌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하고 싶은 강박적 물질욕구가 우리의 건강, 가족, 공동체, 환경에 끼치는 피해가 얼마나 심각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속에서는 지금 현대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인 고독, 가정, 기업들의 파산, 강화되고 늘어나는 노동강도, 비정규직, 환경오염, 가족의 위기, 고삐 풀린 상업주의 등등의 증상은 소비중독 바이러스인 <어플루엔자> 에서 비롯된 것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어플루엔자> 란 ‘풍족하다’는 뜻의 ‘Affluent’와 ‘인플루엔자(Influenza)’의 합성어로,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소비 중독의 바이러스를 뜻하는 말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비가 미덕이다. 라는 자본주의 종교의 절대적 복음으로 세뇌시켜 어플루엔자는 일종의 전염성 바이러스처럼 우리 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유행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사회의 대부분의 반사회적 범죄와 사회 병리적 현상은 풍요로워지면 풍요로워질수록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무한한 소비심리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어플루엔자는 소비지상주의 미국사회를 비롯한 미국문명을 뒤따라가고 있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모든 나라들에 대한 글로벌 문명과 삶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함께 반 생태적인 생활양식에서 새로운 생활양식을 추구하는 시대적 요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플루엔자> 라는 책은 미국 소비문화의 병폐를 사회병으로 인식하고, 질병의 진단과 처방 그리고 치료과정을 차용해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기할만한 책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미국의 정책, 문화 모든 면의 축소판인바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해결책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정도로 모든 면에서 미국사회의 유무형적 병리적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병리적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한한 소비가 미덕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검약적인 소비를 미덕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무엇이든, 원하는 것이면 돈이면 다 얻을 수 있고 구할 수 있습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에서는 각종 상품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돈이 없어 소비를 못하지 물건이 없어 사지는 못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소비를 유도하고 자극하기 위해서는 광고를 하기 마련입니다.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는 소비자를 차별화시켜 다른 사람과의 품격을 달리하여 자사의 브랜드를 통해 품격 높은 인격을 소유하도록 설득을 합니다. 이런 마케팅 전략 전술에는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지출합니다. 광고비 중에는 대부분 인기스타의 몸값으로 지출되고 있습니다. 결국 그 몸값은 소비자들이 제품에 포함된 소비자 가격 속 에 부담하기 마련입니다.

한국교회 사정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브랜드 목사들이 자신의 목회성공 마케팅을 위하여 기독교 방송이나 기독교신문사에 협찬출연, 기사게재, 자신의 집회일정 광고를 하게 되는데 이때 거금의 광고비 출연료를 헌금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광고비는 성도들의 헌금에 부담이 되는 현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목사들의 마케팅에는 이런 천문학적인 광고비는 지출하지는 않지만 마케팅의 구조적 맥락은 유사합니다. 따라서 기업의 마케팅 기법을 빌려 자신의 몸값은 올리고 있습니다.

명품소비를 위한 마케팅에는 개인의 신분과 사회적 품위유지와 체면, 위치 차이를 끊임없이 부각시키거나 기존의 차이를 더욱 세분화함으로써 명품수요의 증대를 노리고 있습니다. 진정한 구분들 대신에 차이를 위한 차이를 만들어냄으로써 소비욕구를 자극시킵니다. 명품은 그 가격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고가입니다. 감히 월급쟁이는 명품을 소비할 수 없습니다. 명품차를 비롯한 명품 옷과 구두 등으로 자신의 품위를 유물론적인 하드웨어를 선호하는 것은 사회저명인사나 브랜드목사와 같습니다.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명품을 향한 불타오르는 욕망은 불사조와 같습니다. 청소년들은 명품소비를 위해 원조교제도 마다않고 대학생들은 자신의 몸과 지성을 담보로 몸과 지성을 팔고 있습니다. 명품 소비를 하지 못하는 차 상위 계층들의 소비자들은 ‘짝퉁’이라도 소비하려고 합니다. 명품소비를 하려고 하는 것은 상품 그 자체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과 관련된 이미지를 원하는 것입니다. 이상하게도 관찰되는 것 중에 하나가 한결같이 학생들이 특정 브랜드인 00 페이스 옷을 마치 교복처럼 착용하고 다니는 경우가 그러합니다. 즉 이미지를 소비하려고 하는 것이지요.

그런 이미지란 바로 목사들의 이미지와도 일맥상통하는 마케팅 전략입니다. 마케팅 광고는 상품에 가치 및 의미를 부여하고 브랜드를 붙여 <명품화>하고 이를 동경의 대상, 성공의 상징으로 여기게 만드는데 있습니다. 또한 명품 브랜드 업체들은 자사 제품을 최고의 제품, 특별한 제품으로 인지 시키고 이런 명품을 특별한 사람에게만 구별되고 선택된 사람만 구매할 수 있는 특권소비의 환상을 소비자들에게 심고 있는 것처럼 브랜드 목사들 역시 대형교회 즉 메가쳐지에는 명품설교를 소비할 수 있는 특별계층들의 성도들만 신앙생활이 가능하도록 분위기를 잡고 있습니다. 예컨데 연예인 교회, 대학교수들과 저명인사 강남의 부유층들만 다니는 대형교회가 바로 그러합니다.

소비자들이 명품브랜드의 명품을 소비함으로써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자신의 위상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자신이 추구하는 상류층의 이미지를 표현해줄 수 있는 명품브랜드를 소비 함으로써 사회적 신분상승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있습니다. 역시 한국교회의 모습도 유사합니다. 대형교회에 소속되어 명품목회와 명품설교의 소비자가 됨으로써 자신의 영적 부유함과 신앙생활의 품위를 높이고 교회적 신분상승욕구를 충족시키고 브랜드목사와 동일시함으로써 과시함으로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데 있습니다.

지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더 이상 복음을 복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구조적 한계 즉 죄성의 한계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복음으로 살아간다고 하는 것은 일종의 세뇌작용이자 착각일뿐입니다. 아무리 복음주의, 개혁주의, 정통보수신학이라고 하더라도 자본주의 맘몬사회에서는 복음이 설자리가 없습니다. 단지 무늬만 보일 뿐이지요.

복음이 복음을 존재할 수 있는 사회는 생태적인 사회가 되어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투기가 사라지고 부익부 빈익빈을 해소 해야만 가능합니다.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은사만으로도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을 때만 복음이 복음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이게 바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는 것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