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생각과 삶에는 나름대로 수용되는 이론이나 이치가 있습니다. 그러한 이론이나 이치에 부합되는 것을 합리라고 합니다. 비합리는 이론이나 이치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한반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된 두 국가가 상존하는 곳입니다. 북쪽의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에는 이전 지도자는 김일성이었습니다. 그의 시신은 금수산기념궁전 안의 유리관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그는 신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것이 가능하였던 이유는 그를 신격화하여서 계속적으로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세뇌입니다. 그 세뇌가 바탕이 되어 신과 같이 추앙하는 행동이 뒤따릅니다. 사고와 삶이 깊이 관련을 맺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좀 냉정하게 말하면 혐오의 대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지경입니다. 교회가 나타내는 모습이나 사회 비리의 중심에 있는 신자의 삶이 그러한 풍토를 조성하였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교회가 이야기하는 교리와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요? 교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을까요? 당연히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나 신자에게도 사고와 삶의 깊은 연관관계는 예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합리적인 교리와 비합리적인 삶이 교회와 신자에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 사회의 일반적인 이치나 이론을 초월하시지만 비합리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분의 가르침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밝히는 교리라면 비합리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실의 교회는 비합리적인 교리가 존재하고 가르쳐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교리는 성경의 가르침에 부합하지 않는 삶을 열매로 맺게 됩니다.

교회를 교회답게 세움에 있어서 성경의 가르침과 일치하지 않은 비합리적인 교리를 바로잡는 것이 일차적이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성경은 우리가 믿는 하나님에 대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분이신 하나님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를 명사화하여 삼위일체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삼위일체를 어떻게 풀이하느냐는 것입니다. 교회의 일반적인 풀이 방식은 3=1입니다. 3=1... 우리의 사고에 의하면 비합리의 최고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많은 말들이 뒤따릅니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신비가 있다. 하나님은 우리의 존재와 사고를 초월하시는 분이시기에 그렇다. 그러한 내용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한 증거이다. 우리의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믿으면 된다.” 세뇌입니다. 처음에는 의아해 하던 사람들이 시간이 흐르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자리로 나아갑니다. 앞에서 언급한 북한 사회에서의 김일성의 신격화와 같은 맥락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성경에서 진술되고 있는 삼위일체는 무엇을 말씀하는 것일까요? 한분이라는 표현에 대한 이해가 그 요점입니다. 그 표현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성경의 진술이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결혼하여 한 몸이 되라는 말씀입니다. 남자와 여자라는 전혀 다른 두 사람이 결혼하여 그 생각과 말과 행동이 점점 닮아가면서 일치하게 되어 한 사람인 것과 같이 되라는 말씀입니다. 자녀의 입장에서나 타인의 입장에서 각기 다른 두 사람이면서 동시에 한 사람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수적으로는 두 사람이지만 그 관계성으로 인해 한 사람이 되는 것이 바로 결혼입니다. 즉 한 몸은 수적인 개념이 아니라 관계성을 나타내는 개념인 것입니다.

하나님을 설명하는 한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 있어서 한 분이란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이 완전하게 연합하신 성부와 성자와 성령님을 가리키는 성경적 표현입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삼위일체에 대한 정의와 같이 “그 본질과 능력과 영원성에 있어서 동일하시다”는 것입니다. 첨가하자면 그 뜻과 말씀과 행하심에 있어서 조금의 분리도 없으시기에 삼위이시지만 한 분이시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은 성경이 쓰일 당시의 이방인들의 신관과 비교하면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방인들에게 있어서 신들은 각각 따로따로이면서 계급에 의한 복종의 관계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개체라면 그 자체로 그들에게는 다신론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반면에 성경의 하나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각각 구분되시는 분이시지만 그것으로 인해 세 신으로 이야기되지 않습니다. 숫자적으로는 1이 아니지만 관계적으로는 한분이 되신다는 것입니다. 삼위일체를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하였지만 더 많은 내용이 설명되어야 합니다. 구약 시대에는 성자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의 문제도 있습니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 ‘성경 해석 잘해야 부흥이 보인다’(영교회), 121-134쪽에 있습니다.

삼위일체라는 신학적 표현은 성경의 가르침에 근거한 올바른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3=1로 이해하고 주장하는 것과 그에 뒤따르는 설명들은 비성경적인 것입니다. 적대적인 어떤 이들이 기독교인에 대해 무뇌아,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고까지 말하게 되는 한 근거로 활용되고 있기까지 합니다. 3=1이라고 하면서 믿으면 수용된다고 하는 주장은 무뇌아라는 말을 들어도 달리 항변할 수가 없습니다. 전혀 이치에 맞지 않음에도 김일성을 신격화하고 당연시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삼위일체를 3=1로 설명하면서 세뇌시켜서는 정당화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하루 속히 끊어져야만 합니다.

세분이시지만 그 관계성으로 인해 한분이라고 이야기되는 신비는 각 위께서 스스로를 비우심으로 가능하였습니다. 성자가 사람이 되고 죽기까지 순종하는 신비의 원인을 바울 사도는 자기를 비우심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빌 2:7). 성자는 자기를 비움으로 사람이 되셨고 구속 역사를 완성하셨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는 그 모든 사역과 자신의 전 인격에서 모든 영광을 성부께로 돌리셨습니다. 성령님은 공생애에서 예수님을 인도하시고 다스리시어 구속 역사가 성취되도록 역사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이후에는 기꺼이 주의 영으로서 주님의 것을 가지고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일하시고 계십니다. 삼위 하나님께서 존재와 본질에 있어서 조금의 차이도 없으심에도 너무나도 멋지고 황홀한 춤을 추시는 것입니다.

그 춤은 삼위 하나님만의 춤이 아니라 교회의 춤이어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연합 나아가 일치, 하나님 앞에서 겸손을 넘어서는 자기를 비움으로 함께 추는 춤이어야 합니다. 삼위이시며 한 분이신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교회는 이 땅에서 참된 연합과 일치를 누려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분리, 분파가 삼위일체에 대한 얼마나 큰 모독인 가를 인식하고 진심으로 돌이켜야 합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신앙한다고 말하면서 그 하나님을 거부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행태에서 돌이켜야 합니다. 개교회적으로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고백하면서 다툼과 분열로 그 하나님을 거부하는 것과 같은 행태에 빠져들지 않아야 합니다. 이웃의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한 몸이라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경쟁자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경쟁자로 생각하여 경쟁에서 이기기를 추구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악행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한 몸이며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라는 사실을 실제적으로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는 삼위이시며 한 분이신 하나님과 함께 춤을 추어야 할 것입니다.

성경의 가르침과 다른 비합리적인 교리와 그와 관련된 비합리적인 삶이라는 악순환은 오늘날의 교회에서 적지 않은 문제입니다. 교회를 교회답게 세우려면 비합리적 잘못된 삶의 문제를 파헤치고 개혁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더 근원적으로 비합리적인 잘못된 교리를 바로 세우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그냥 놓아두고서 잘못된 삶의 문제만을 말하면서 개혁을 추구한다면 소망하는 바를 이루기가 매우 힘들다고 하겠습니다. 중병에 걸린 어머니와 같은 교회를 하늘 영광으로 가득한 영광스러운 교회로 회복시키려면 뼈대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나무로 말하자면 뿌리의 문제를 먼저 해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삼위일체에 대한 설명과 같이 조금만 마음을 열고 성경의 가르침 자체에 관심을 집중하면 충분히 성경의 가르침과 일치하는 교리를 세울 수가 있습니다. 그 부분은 백인백색이라고 치부하고서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디자인하신 교회는 하늘 영광으로 가득한 영광스러운 교회입니다. 이를 되새길 때마다 가슴이 벅찹니다. 현실의 교회는 중병에 걸린 어머니와 같은 교회입니다. 자정 능력을 상실하였다는 말까지 듣고 있습니다. 이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미어집니다. 현실에서 하늘 영광으로 가득한 영광스러운 교회로 나아가는 발걸음이 지금 이곳에서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그 누구보다도 하나님께서 절실히 원하시는 일이기에 그분이 함께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