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진 목사 소개의 글
1963년 生, 목사. 총신대학교에서 보수신학을, 한신대신학대학원에서 진보신학을 공부한 후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 신학부에서 종교신학을 전공했다.(Ph D)으며, 인도 드 나빌리 신학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연구했다. 한신대, 감신대, 이화여대 등에서 종교학, 신학 분야에서 강의했으며 크리스챤 아카데미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현재는 평화운동 단체인 “씨알평화”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올바른 기독교 영성이해에 깊은 관심을 갖고 “그리스도교 영성 ” “침묵의 영성 ” “팔복의 영성” “성만찬의 영성”(엔크리스토), “하나님과 내통하라”(씨알평화)라는 책을 저술 했으며, 개신교 명상수련원 “예수도원”과 인도의 “씨알 아쉬람”을 개원했다. 종교간 대화 신학의 분야의 저술로는 “피할 수 없는 만남 : 종교간의 대화 ”(편저, 한들), “이웃종교인과 함께 하는 하나님 나라 ”(한울), “종교 신학 세미나”(다신글방)등이 있다. 다른 저서로는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 말할 수 있는가?”(한들), “30분 만에 있는 읽는 예수”(랜덤 하우스), 성서명상 시집“ 나의 질긴 외로움을 만지시는 이”(엔크리스토) 등이 있다. 이외에도 한국의 건강한 영성문화를 위해 인도의 영성가와 영성문화를 소개 하는 책 “인도에는 간디가 없다”(오늘의 책) “홀로 걸으라, 그대 가장 행복한 이여”(예담)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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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고난 송윤혁 |
간디의 아쉬람 공동체와 평화교회
김진 목사(예수도원 공동체 대표)
1. 강의를 시작하며
우화하나:
신(神)에게 헌신한 성자가 이슬람 지역에 아름다운 힌두교 사원을 지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성전에도 불구하고 그 성전에는 단지 힌두교인들만 올 뿐 무슬림들은 오지 않았다. 그 성인은 실망하며 말했다. “만약 무슬림들이 오지 않으면 이 사원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래서 그 성인은 마음을 먹고 그 사원을 부수고는 그곳에도 이번에는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를 지었다. 그러자 무슬림들은 매우 기뻐했다. 그러나 무슬림들이 그 사원에 열광적으로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힌두교 사람들이 모스크에 가는 것을 거부했다. 그 성인은 다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제 내가 무엇을 해야 되지?” 그는 고민했다. 생각 끝에 깨침이 몰려 왔다. 그러자 그는 그 모스크를 헐어버리고 대신 그곳에 화장실을 짓기 시작했다. 당연히 무슬림들은 그 모스크를 헐어버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의 불평불만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래도 그 성인은 자신의 뜻대로 모스크 대신 화장실을 지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왕도 화가 나서 성인을 불렀다. 왕이 물었다. “어찌하여 이런 황당무개한 일을 했소이까?” 그러자 성인은 왕을 지긋이 쳐다보며 말했다. “처음에 내가 힌두교 사원을 지었을 때는 무슬림들이 그것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무슬림 사람들이 오게 할 수 있도록 모스크를 지었지요. 그런데 모스크를 짓고 나니 이번에는 힌두교 교도들이 사원에 오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저는 힌두교 사원이나 모스크 사원 그 외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힌두교인이든 무슬림이든 모두 평화롭게 오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습니다. 자 보십시오! 내가 화장실을 짓고 나니 힌두교든 무슬림이든 모두 그것을 사용하며 평화롭게 지내고 있지 않습니까? 평화와 일치가 종교적 신념보다 앞서야 합니다”
필자가 “평화교회” 혹은 “평화목회”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낯설지 않는 두 단어들의 조합이지만 그 뜻이 매우 증폭되어 다가왔다. 그리고 강연을 준비하면서 그 뜻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평화교회란 어떤 교회를 지향하며 붙인 말일까?” 그리고 나 나름대로 “평화교회란 ‘안’과 ‘밖’의 평화를 함께 지향하는 교회와 목회”라고 정의해 보았다. 풀어서 말하면 평화로운 교회가 되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교회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실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는 과제와 과정을 지닌다. 우선 교회가 사회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서 먼저 교회 스스로 평화로워야 하는데, 교회의 평화, 평화의 교회를 이루는 것 자체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화로운 교회가 되려면 먼저 교회의 구성원들이 진정 평화로운 존재(Being Peace)가 될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의 삶에서 경험하듯 평화로운 존재로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다. “개인 존재의 평화크기와 깊이만큼 사회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말이 떠올리면 사실 평화를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스스로의 모습은 희망보다 절망이 앞선다. 그 만큼 우리는 아직 평화로운 존재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절망 속에서 멈출 것인가? 자신 존재의 평화됨이 될 때까지 “밖”은 무시하고 “안”에만 머무를 것인가? “안과 밖의 통전적인 과정을 통해 나도, 우리도, 세계도 함께 평화로울 수는 없을까?” 오늘 간디의 공동체적 삶을 통해 그 하나의 모델을 발견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간디 또한 우리가 지금 고민하는 그런 문제를 껴안고 “공동체”를 만들고, 공동체에서 살아가며, 공동체와 더불어 실천해 나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 이 시대 평화교회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간디의 삶”, 그 중에서 그의 공동체적 삶을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공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 간디와 아쉬람, 그리고 공동체
간디의 다양한 삶 중에서 그를 “공동체 운동가”로서 조명하는 글이나 책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그의 전 삶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삶의 양식 바로 “공동체”이다. 다시 말하면 간디의 공동체 운동을 조망하지 않는 한 간디의 생애를 온전하게 이해할 수 없다.
간디는 아프리카에서 불복종운동을 시작 한 이후, 새로운 삶을 추구하면서 그 동안 배워온 모든 사상가들의 생명과 평화사상을 한 데 모을 수 있는 삶의 양식으로 공동체적 삶을 선택했다. 간디는 남아프리카에서 도착한 1893년에 벌써 공동체 생활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공동체 생활에 꿈을 갖게 된 것은 톨스토이의 비폭력 생명사상과 공동체 사상의 영향 때문이었다. 톨스토이는 인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채식주의와 독신생활, 혹은 자기절제와 같은 금욕생활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간디는 영국에 머무는 동안 톨스토이주의자들을 만나기도 했고 톨스토의 공동체 사상을 실험하고 있던 ‘화이트웨이 공동체’(Whiteway colony)를 방문하기도 했다.
1894년 4월, 간디는 남아프리카 파인타운(Paintown)에 있는 트라피스트 수도원을 방문하게 된다. 이 수도원에는 침묵과 순결을 서원한 남자 수도사 120명, 수녀 60명, 그리고 어린아이들과 어른들 1200명의 아프리카인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영국 유학시절 이미 채식주의자들이었던 트라피스트 수사들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그 수도원 방문에서 큰 충격과 도전을 받았다. 간디는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 원리가 지배하는 고요한 작은 마을, 그 안에서는 자유와 평등, 우애(友愛)의 원리가 온전히 수행되고 있었다. 그곳에 모든 남자는 형제요, 모든 여자는 자매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어디서든지 종교적인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곳을 단 한 번 방문했지만 지울 수 없는 성스러운 감명을 받았습니다. 종교는 그것을 믿는 사람에 따라서 성스럽기도 하고 사악하다는 사실을 분명이 깨달았습니다.”
인종차별과 남녀차별이 극심했던 당시에 백인 수사들과 흑인 노동자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모습이 마치 ‘하느님 나라’ 같았다. 간디는 그 이후 자기 절제와 금욕, 채식주의, 노동에 기반한 공동체를 꿈꾸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그 신념을 실천에 옮겨 ‘피닉스 농장’을 만든다. 그가 ‘아쉬람’(Ashram)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그 단어가 지나치게 힌두교를 연상시킨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간디시절까지만 해도 전통적인 힌두교 아쉬람 공동체가 개인의 해탈을 위한 공동체로서의 성격이 강했다. 간디는 그런 아쉬람의 정체성을 발전시켜 사회와 통전을 추구했다. 그 이후에 간디는 ‘피닉스 농장’에 이어 ‘톨스토이 농장’을 만들어 공동체 운동과 진리실천 운동 함께 펼쳐 나간다. 공동체 안에서 자기 변화와 그 힘을 바탕으로 한 사회개혁 운동이라는 화두는 1914년 아프리카를 떠나 인도로 돌아온 이후에도 계속 추구된 간디의 이상이었다.
간디의 세바그람 아쉬람
세바그람 아쉬람(Sevagram AShram, Babu Kuti)은 간디가 1936년부터 만들기 시작한 그의 마지막 아쉬람이며 현재 인도 중부 세바그람에 위치하고 있다. 간디가 그의 생애의 말미 12년간 가장 오래 머물렀던 아쉬람이며 그의 공동체 운동과 사회 정치 개혁 운동의 가장 정점에 함께 했던 아쉬람이다. 간디의 아쉬람 생활을 위해서는 다음의 11가지 조항에 서약해야 했다. 즉,
1) 진리 2) 비폭력 3) 금욕 4) 무소유 5) 도둑질하지 않기 6) 빵과 노동 7) 음식의 절제 8) 두려움 없음 9) 종교의 평등 10) 자립 11) 불가촉성의 제거가 그것이다. 이런 서약은 지금이나 그 때나 보통의 결단과 헌신 없이는 이행할 수 없는 철저한 서약들이다. 이 원칙들 속에서 공동체원들은 각자가 맡은 일을 수행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
세바그람 아쉬람의 하루일과는 간디 생존시기의 일과가 오늘날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어서 간디와 그의 공동체들이 추구하고 있는 공동체의 영성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세바그람 아쉬람의 하루는 오전 4시 45분 새벽기도로 시작된다. 공동체 성원들은 어둠 짙은 시간에 간디가 머물렀던 집 앞에 모여 앉아 기도모임을 갖는다. 세바그람 공동체의 기도는 다른 공동체와는 달리 다양한 종교들의 기도문을 차례로 음송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간디 자신이 힌두교인이었지만 다른 종교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던 그는 어떤 것이건 신께 바치는 기도로서 그 종교의 중요한 기도문이라면 과감하게 채용하였다. 여기에는 힌두교, 불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시크교, 자이나교 등의 주요기도문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이 아쉬람의 영성을 볼 수 있는 중요한 특징이다. 또한 이 기도문을 음송할 때 공동체가 지향하는 11가지 삶의 원칙도 함께 음송함으로서 공동체성을 다시금 확인한다. 새벽기도모임이 끝나면 동트기를 기다렸다가 공동노동시간이 시작된다. 그리고 7시 30분에 아침밥을 먹는데 음식의 영성을 중요시하고 또 삶의 단순함을 지향했던 간디는 밥과 반찬으로 세 가지 이상을 차리지 않았고 지금도 그 곳 사람들은 그렇게 밥을 먹는다. 무엇을 어떻게 조달해서 먹고, 밥을 먹을 때 어떻게 먹는가를 드러내는 ‘밥의 영성’은 그 공동체의 영성을 읽어낼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아침식사 이후 각자 맡은 바 소임을 하고 11시에 점심밥을 먹는다. 오후 2시까지 다시 노동과 소임을 하고 2시에 모여 함께 물레질은 한다. 간디의 물레는 단순한 노동을 넘어서서 노동과 기도가 결합된 정신적인 행위였다. 이들에게 있어서 물레질은 중요한 영성수련의 하나이다. 30분간의 물레질이지만 한 자리에 모인 성원들은 다시 한번 공동체 속에 하나됨을 강하게 느끼는 기회이고, 또 정신적인 지주인 간디와의 교감도 함께 가지는 소중한 시간이다. 물레질을 통해 얻는 실과 천으로 ‘카디’(Kadhi) 옷을 지어 입는다. 스스로 물레질을 통해 목화솜에서 실을 뽑고 천을 짜서 옷을 만들어 입는 과정은 공동체의 자치와 자립정신(스와라지)의 구체적인 실례이자, 자본의 논리와 소비문화, 편의주의에 익숙한 현대문명의 폐해에 대한 강력한 저항의 표시이기도 하다. 물레질이 끝나면 각자 쉬거나 다시 소임의 현장으로 돌아가 일을 한다. 계절에 차이가 있지만 5시30분에 저녁밥을 먹고 6시30분에 기도마당에 앉아 저녁 기도를 드린다. 기도마당에는 간디가 기도했던 자리를 그대로 보존하여 늘 그와 함께 기도하고 있음을 잊지 않는다. 저녁 기도시간에는 간디나 그의 제자였던 비노바 바베의 글을 함께 읽는다. 저녁기도가 끝나면 처마밑에 모여 간디나 힌두교 경전의 가르침을 공부한다. 종소리로 이 일과에 따른 시간을 알리는데 저녁 10시를 알리는 종소리를 끝으로 하루가 지나간다. 지난 65년 동안 변화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세바그람 아쉬람의 하루일과 하나하나가 세바그람이 지향하는 영성의 표현이며 수련이다. 그래서 이 하루일과를 함께 하다보면 자신의 삶의 문화와 양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영성이 몸에 베어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공동체의 영성은 실제의 일상(日常) 안에서 추구되는 영성이며, 동시에 공동체적인 영성이다.
공동체의 영성은 하루일과에서 뿐 아니라 그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건물의 모습이나 배치등 공동체내의 환경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생태적 건축물이나 에너지 사용, 생활습관, 심지어는 공동체 성원들의 얼굴표정과 태도에서도 공동체의 영성을 읽어낼 수 있다. 이러한 영성의 표출은 단지 기능적이고 인위적인 방법으로 구현될 수 없으며 오랜 시간에 걸쳐 걸러지고 다듬어진 것이다. 예를 들어 아무리 생태적인 건물을 지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걸맞은 영성생활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그 건물에서 영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생태주의자들의 눈에 볼 때 친환경적 건물이 아닐지라도 그 속에 베어있는 영성의 힘은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이다.
2. 간디의 공동체적 영성
간디의 삶을 바라보면 그는 통전적이고 총체적인 영성을 추구하고 구현해 나갔던 사람임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사티하그라하(Satyagraha: 진리추구) 정신을 가장 중요한 영성의 뼈대로 삼아 생명과 평화 사상을 실현해 나갔다. ‘사티하그라하’라는 단어는 간디가 요한네스버그에서 인권운동을 전개해 나가면서 그 운동의 이름을 공모한 결과 얻게 된 용어를 간디가 수정한 것이다. 간디의 삶은 사실 이 단어 하나로 집약할 수 있다. 그는 진리 추구자였다. 그는 이 땅 위에 무엇이 참인가를 끊임없이 배우고, 탐구하며 ‘실험’하는 자세를 유지했다. 또한 그는 앎이 ‘참의 실험실’(공동체)에서 검증되기를 희망했고, 또 실증된 참을 현실의 삶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다음의 일화는 이러한 간디의 삶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간디에게는 ‘비노바 바베’라는 훌륭한 추종자가 있었다. 간디는 그에게서 ‘바가바드 기타’를 산스크리트 원어로 배우게 되었다. 매일 저녁기도 시간이 마치면 그는 비노바에게 가서 강의를 들었다. 첫 장은 문제없이 지나갔다. 그런데 2장 54절을 배운 다음날 간디는 아무 통보 없이 결석했다. 그리고는 계속 수업을 연기하며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간 어느 날 간디는 비노바에게 다시 내일부터 수업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 왜 한달 간을 수업을 할 수 없었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비노바, 나는 수업을 거부한 것이 아니네. 나는 내가 배운 바를 실천하고 싶었네. 지난 번 우리가 공부한 구절 말이야. 거기에 보면 ‘모든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욕망은 제어 되어야하고 사람들은 그것과 싸울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 있었지. 나는 이것을 지난 한달 동안 나의 삶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했네. 나는 정말 나 자신과 힘든 싸움을 했네. 이제 나는 욕망을 절제할 수 있게 되었다네. 그래서 계속 배울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네.” 비노바는 간디의 이러한 배움의 자세가 그로 하여금 평범한 한 인간에서 ‘위해한 영혼’(마하트마)로 만들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의 사티하그라하 운동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것을 단지 개인의 차원이 아닌 사회적인 차원에서 대중과 함께 전개되었다는데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개인 스스로 진리를 탐구하려 했던 이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간디처럼 이 진리추구를 비폭력 운동을 전제로 사회적 규모로 일으킨 사람은 많지 않다. 만약 진리가 “나” 개인에게서 참이라면 그것은 “우리”에게 참이어야 하고, 그 우리가 발견한 진리가 참 참이라면 이 사회적 불의와 대면했을 때 실천을 통해 사회 안에 구현되어야 진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진리추구는 개인의 영역에 머무를 수 없고 사회운동 번져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이 간디의 사티그라하 운동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사티아그라하를 추구하는 그의 통전적인 영성은 몸과 영혼, 개인의 내면과 사회적 실천 사이에 놓인 벽을 허물고 양자를 관통하는 생명력인 영성을 지향했다. 그는 몸을 하느님을 실현하는 하나의 방도로 생각하고 그 몸이 적절하게 유지되는 것을 중요시하게 여겼다. 이 때문에 몸 노동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그 자신이 매일 물레를 돌리는 일을 쉬지 않았다. 그리고 이 몸을 중요시 한 나머지 섭생을 중요시하여 음식 또한 순수하고 조화로운 음식 그리고 규칙적인 음식섭취를 지켜나갔으며, 각종 몸의 치료를 위한 민간요법을 꾸준히 연구하고 실험했다.
간디는 사회적이면서 동시에 내면적이고, 도덕적이면서도 실천적인 영성을 추구했기에 남아프리카나 인도에서 불의에 굴하지 않는 개혁적이고 또 혁명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그는 당시의 피폐된 인도의 상황을 간과하지 않았고 그 사회적인 죄를 지나치지 않았다. 간디는 7가지 사회악을 다음과 같이 명명했다. 1) 원칙 없는 정치(Politics without Principle), 노동이 동반되지 않는 부(Wealth without Work), 3) 도덕이 없는 상거래(Commerce without Morality), 4) 개성 없는 교육(Education without Character), 5) 양심 없는 기쁨(Pleasure without Concience), 6)인간성 없는 과학(Science without Humanity), 7) 희생 없는 제사(Worship without Sacrifice) 등이다. 현재 우리의 삶은 위에서 제시한 사회구조적 악에 푹 젖어 있다.
이러한 사회적 악과 투쟁 할 때, 그는 남아프리카에서 6번 감옥에 투옥되어 2개월 26일을 감옥에서 지냈으며, 인도에 돌아와서는 11번 투옥되어 5년 26일을 감옥에서 생활했다. 그가 이 같은 정치적 고난도 감내하면서까지 사회적이며 정치적인 활동에 적극적일 수 있었던 힘도 바로 그의 통전적인 영성추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의 통전적인 영성은 그가 추구해온 공동체적 영성이 기반이 되었을 때 비로소 가능할 수 있었다. 앞에서 살펴 본 ‘세바그람 아쉬람’을 비롯해서 아프리카에서 피닉스 아쉬람과 인도에서 코크랍(Kochrab) 아쉬람 등 그의 전 생애를 공동체 운동과 연결되었다. 그는 공동체원들과 함께 노동하고 기도하며, 교육하는 삶이야말로 이 문명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삶의 양식으로 믿었고 또 그 믿음을 실현하려고 노력했다. 간디가 대영제국과 각종 불의에 대항에서 투쟁할 수 있었던 힘도 바로 그와 함께 한 공동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자신의 영성을 통전적인 영성으로 이루어 나갈 수 있었던 힘도 바로 공동체 안에서 수도적인 생활을 지켜나가며 공동체 일원들과 서로 배우며 살아가는 인간적인 삶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에게 있어 아쉬람 공동체는 진리탐구의 장이었으며 동시에 사회적 실천의 원동력이었다. 그는 천민이라도 하느님의 자손으로 믿었고, 당시의 카스트 제도 하에 희생되고 있는 불가촉 천민들을 옹호했으며, 인도의 독립보다 파괴된 인도마을의 회복을 더 시급함을 주장한 마을 공동체 회복 운동가였다. 그가 시대의 인기나 주장에 부화뇌동하는 운동이 아니라 전 인도와 세계를 감동시킬 정도로 ‘큰 걸음’을 걸었던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의 영성이 바로 공동체 안에서 터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간디에서 배우는 평화교회의 지향들
간디 이후 세계 평화운동은 간디의 사상이나 실천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전 점에서 간디는 아직 우리 시대 평화운동의 화두이고 상징이고, 모델 중 하나다. 간디의 공동체적 삶과 영성을 살펴보면서 “평화교회”가 지향해야할 몇 가지 방향이 그려보았다.
첫째, 평화교회는 교회의 정체성으로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현실교회를 공동체라고 부르기에는 부끄럽다. 교회가 공동체로서 모습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간디는 공동체성을 파괴하는 빈부격차, 남녀노소, 종교적, 계급적 차별모두를 거부했다. 우리 또한 지금 현실 교회 안에 있는 보이지 않는 다양한 차별들을 폐기처분하지 않는 한 “평화교회”는 또 다른 수사적 표현일 뿐이다.
둘째, 공동체성을 위해 “공동체 삶”을 살아가는 실제적인 공동생활 경험이 필요하다. 공동체적 삶이라는 공동체원 사이의 “삶의 나눔”이 필요한데 이 삶은 실제 함께 살아봄을 통해 형성된다. 평화의 교회, 교회의 평화를 위해서 모든 교인이 같이 살아갈 수는 없지만 적어도 최대한 삶을 나누며, 영성과 교육과 노동의 삼위일체적 삶을 살아갈 시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간디의 공동체를 통해 보았듯이 평화를 실현해 가는 교회공동체로서 힘은 바로 이 공동체적 삶에서 나온다. 더욱이 자신을 치유하고 남을 섬기는 평화의 일꾼이 지녀야할 영성은 공동체적 삶을 통해 함양 될 것이다.
셋째, 간디를 통해 배워야할 평화교회 덕목은 봉사의 실천이다. 간디는 공동체 삶을 통해 검증되고 준비된 것을 실천하는데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공동체의 존립이유가 가까이는 마을에서 멀리는 사회와 세계를 위함이라고 말했다. 공동체는 사회를 위해 봉사할 때 그 의미가 있다고 믿었다. 간디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간의 근본적인 목적은 신성을 실현하는 것이며, 인간의 모든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행위는 신적 비전에 의해 인도되어야 합니다. 신을 만나는 것은 신의 피조물 속에서 그들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오직 봉사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교회는 본래 기독교의 기관과 조직 이전에 예수 평화운동의 전위대였다. 그러므로 교회는 기독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위해 존재함으로 세상의 평화를 위한 작고 큰 봉사의 실천들이 병행되어야 하고, 그것은 교회 공동체가 있는 가까운 곳에서 출발해야 한다.
넷째, 간디는 어떤 실천이든 엘리트주의 운동가가 아니었다. 그는 무엇이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원들과 함께 결정하고 함께 실천했다. 자신의 개인의 결단으로 목숨 건 행동들을 많이 했지만 그것조차 대중들을 감동시켜 하나의 전체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평화를 지향하는 평화교회 항상 교회 공동체원들과 함께 한 걸음씩 걸어간다는 의식이 필요할 것이다.
강연을 마치며
간디의 세바그람 아쉬람에 가면 그가 마지막 머물렀던 작은 방 앞에 “미친 질주”라는 글이 쓰여져 있다.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오늘날 미친 질주 속에서 자신들의 욕구를 무분별하게 증대시키고 있는 사람들은 마치 자신들이 중요하고 참다운 지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어느 날 그들은 부르짖을
날이 올 것이다: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많은 문명들이 인류의 진보를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하나 둘 생성되고 번성하다 침몰하며 사라졌다. 나는 강력하게 묻는다: ‘이 모든 것이 어떤 목적을 향하고 있는가? 목적이 무엇인가?’”
나는 간디의 이 말이 오늘날 기독교 혹은 목사들에게 하나의 경종으로 다음과 같이 새기고 싶다. “오늘날 미친 질주로 교회 성장을 부르짖으며 자신들의 욕구를 무분별하게 증대시키고 있는 사람들은 마치 자신들이 중요하고 참다운 목회를 촉진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오늘 그들은 부르짖으며 돌이켜야 한다.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많은 서구 유럽교회의 대교회들이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하나 둘 생성되고 번성하다 침몰하며 사라졌다. 나는 강력하게 묻는다: ‘교회가, 신학이, 기독교가 어떤 목적을 향하고 있는가? 목적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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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세기에 있어서
간디의 진리실천과 그의 평화교회를 위한 도전
박성용 박사/비폭력평화물결 대표
1. 물음 제기
허먼 메니너스와 수전 머턴스라는 미래학자는 앨빈 토플러의 제 3의물결이후 우리가 직면하는 새로운 문명 패러다임을 ‘제 4의 물결’로 지칭한다. 이는 그동안 뿌리 깊이 자리잡은 자기보전과 소비에 의한 폭력과 오염의 제 2물결로부터 삶의 균형과 존엄 그리고 상호연결에 대한 제 3의 물결을 지나, 삶의 통합과 전체에 대한 책임과 공동창조에 대한 선택이라는 제 4의 물결이라는 지구와 인간의 건강과 안녕을 열망하는 사고방식으로의 지구적 의식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의 상호 연결과 일체성에 대한 지구적 의식의 변화는 이제 인간과 자연 모두에게 자양분을 주고 서로를 위한 상호작용의 새로운 방법들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탐욕을 억제하고 정직, 진실, 용기, 확신, 자기 가치, 관계의 질 등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묻기 시작한다: 우리가 돈을 벌고 있는가에서 우리가 가치를 창조하고 있는가? 우리가 경쟁에서 이기고 있는가에서 우리가 자신과 공동체의 욕구와 필요를 이해하고 있는가? 우리가 시장을 점유하고 우리그룹의 영향력을 상대에게 미치고 있는가에서 공공의 전체에 대한 서비스의 올바른 수준과 종류를 제공하고 있는가?
이런 제 4의 물결에 대한 예기와 통찰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한 깊은 위기와 절망에 대한 성찰과 연관되어 그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
지구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9.11 비극이후 ‘테러와의 전쟁’이름하에 지구촌 곳곳에서 저질러지는 수많은 죄없는 민간인들에 대한 직·간접적인 대량학살, 국제질서를 독점하는 미영 강대국의 제국주의적 침탈, 빈곤과 질병의 세계화, 그리고 기후대변화로부터 오는 환경재앙의 현실, 핵무기와 우주의 군사화라는 소수권력엘리트집단의 전쟁게임중독증, 희생자 그룹들의 절망과 증오에서 나오는 전례없은 자살폭탄의 새로운 현상들, 다수 민중의 선택/책임/자율로부터의 소외와 그 무력감의 팽배 등은 보편화된 현실이 되었다.
국내에서는 보수적 기득층을 대변하는 기독교 정치그룹의 정권인수로 인해 오는 ‘잃어버린 10년’을 찾으려는 좌익척결과 무력화의 집중적인 공세, 4대강사업처럼 권위주의적이고 강제적인 일방 소통과 시스템의 경직성, 비정규노동과 미해결의 용산참사의 예가 보여주는 약자의 고통에 대한 무감각, 노사, 여야, 남남의 대결적 투쟁과 사회적 피로감의 누적 등은 국민 전체에 대해 무거운 중압감을 주고 있는 형편이다.
국내외적으로 점증하는 사회정치적인 영역에서의 폭력의 위험수위 앞에서 -그것이 직접적인 폭력이든 구조적인 폭력이든 혹은 상징적 폭력이든간에- 그리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런 현상으로 되어가는 지배와 강제의 생활양식들은 이제 점점 견딜 수 없는 사회심리적 부담이 되어가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긴급한 대응이 요청되고 있다.
2. 어째서 다시 간디인가?
우리가 현재 대면하고 있는 폭력과 갈등의 여러 현상들은 역사이래로 이런저런 모양으로 늘 있어와서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새로운 것은 역사상 처음으로 폭력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도전에 직면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증오, 강요, 무력의 사용이라는 ‘폭력’의 위험을 예민하게 인식하는 시대에 살고 있고, 이는 전자매체와 빠른 운송수단에 의해 어느 한곳의 비극과 아픔이 전체에게 즉각적으로 전달되고 사회경제적인 위기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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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폭력에 대처하는 일반적인 방법들은 해결해 내는 문제보다 새로 만들어 내는 문제가 더 많다는 비극적 특성을 갖고 있다. “힘”을 남을 압도하고 지배하는 능력으로만 생각하는 사고체계를 통해 “폭력이 입력되면 폭력이 출력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기도 하다. 폭력에 대해 같은 강제적 힘으로 맞서기나 도피하기(혹은 굴복하기)도 아닌 다른 제 3의 방법에 대한 절실한 요구가 우리 각자의 삶에서, 사회에서, 지구적 상황에서 요구되는 것은 지금까지의 방법의 결과에 대한 비효율성만이 아니라 갈등과 폭력에서 오는 사회적 비용의 무거운 부담과 그 영향의 장기성 때문이다.
이럴 때 간디를 다시 생각하는 이유는 그가 종교와 정치, 진리와 세속을 이분법적 사고가 아닌 뫼비우스 고리처럼 상호 소통시키고 안(영혼)과 바깥(세상)을 서로 일치시킴으로서 개인의 삶과 사회속에서 진리의 힘을 실험하였고 그 긍정적인 결과를 남아프리카와 인도에서 입증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폭력으로 작동하는 지배체제의 ‘강제적 힘’의 사용에 대항하여 더 큰 전체의 진리안에서 사랑과 일치를 구현하는 ‘통합하는 힘’의 새로운 가능성과 그로 인한 비폭력적인 사회에 대한 전망을 보여주었다. 죽임과 격리의 원리에서 생명과 평화의 원리에 대한 집요한 신실성, 생명을 해치지 않고 살리는 삶, 사회적 진보의 기초와 그 작동원리를 밝혀 주었다.
종교가 정치현실에서 무력한 모습으로 서 있는 우리 현실에서 신앙의 알짬인 진리의 힘을 전쟁과 분열, 갈등과 증오의 현장속에 진리라는 누룩을 넣어 새로운 현실로 발효시켰고 이는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작동할 수 있다는 신념을 그는 지녔다. 그리고 이 진리의 힘(사타그라하)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동체 그리고 모든 존재의 보편적 복리/안녕(사르보다야)를 위해 존재한다는 확신을 통해 신앙실천이 우리 사회현실에 직접적으로 적용을 시키는 가장 의미있고 혁명적인 기여를 하였다.
진리(사타)와 비폭력(아힘사)은 세계 모든 종교에 이미 있는 것이지만 간디의 독창성은 이를 갈등하는 현실속에 적용하여 인간의 자기 성숙과 사회적 변혁을 통한 에너지를 창출하고 인간 삶의 보편적 향상-나와 적의 구분없이-에 대한 실험을 몸소 실천해 내었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과 실험은 다시 주목해야 할 이유가 존재한다. 이런 점에서 간디를 지금까지 성인이나 위대한 사상가로 접근하는 방법보다 실천가로서 진면목을 이해하고 갈등과 폭력속에서 ‘다툼 일으키기 warmaking'가 아니라 ’평화이루기 peacemaking'에 대한 그의 이해와 실천을 알아보는 것이 더 유의미해진다.
3. 사타그라하의 탄생
우리가 직면하는 악과 불의의 현실 앞에서 어떻게 우리는 증오와 분노라는 에너지를 건설적인 노력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가? 이에 대한 통찰은 간디에게 생의 전환점을 준 그의 개인적인 인종차별의 경험이었던 1893년 5월 31일 남아공 도착 1주일된 간디가 피터마리츠버그를 지나던 중 열차에서 밀려 내동댕쳐진 사건을 통해 일어났다.
울분을 삭이며 매서운 추위를 견디며 하룻밤을 지낸 간디는 자신이 겪은 모욕을 개인의 일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간디는 자신에게 가해진 모욕으로부터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가하는 비인간성, 인종차별주의의 추악함을 보았던 것이다.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가 있나’가 아니라 ‘어떻게 인간이 서로에게 이럴 수가 있나’라고 생각의 방향을 돌렸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인간 본성에 관한 간디의 믿음 곧 인간은 진실을 영원히 외면할 수 없다는 확신에 있었다. 그래서 인도로 되돌아가기(회피하기), 철도회사를 고소하기(맞서싸우기)가 아닌 제 3의 대안을 찾는다. 즉, 모욕을 감수하지도 않고 모욕을 준 당사자에게 분노를 터뜨리지도 않았다. 그대신 간디는 현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사회 변화의 실험이 될 일, 곧 인종차별의 철폐운동에 뛰어 들었다.
한 산간역에서 당한 증오와 공포를 건설적인 에너지로 사용하여 분노에 굴복하는 대신 분노 창의적인 행동으로 탈바꿈시킴으로서 사티아그라하 운동이 탄생하게 된다. 사티아그라하라는 폭력과 갈등에 대한 일처리 방식으로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가르치는 방법인 동시에 어떻게 사고해야 하는가를 가르치는 방법이기도 하다. 즉 늘 익숙한 기존의 서로 치고 받아치는 악순환의 반복과 상대방의 굴복 얻어내기라는 습관적이고 깊숙이 퍼진 이 치명적인 강제적 힘의 습관적 방식을 창조적으로 선에로의 봉사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참’에 근거한 영혼의 확신과 이를 수행하는 ‘참’의 방식 곧 비폭력의 수단방식을 통해 그 전체적인 선을 드러내게 하는 이론과 실천의 일처리 방식이다. .
폭력에 대항하는 일처리 방식에 있어서 사티아그라하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응답을 한다: 어떤 행동목적을 갖고 있으며 어떤 절차로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그런 운동을 벌이고 있는가? 그 운동이 참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의 관행을 바꾸는 것이 매우 바람직한 일이란 점을 확신하도록 어떤 노력을 했는가? 상대방과 대면하면 어느 정도까지 뜻이 통했는가?
사타그라하를 사용하는 사람은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일방적인 압력이나 강제의 힘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힘을 발전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절차를 통해서 그 힘의 방향이나 심지어는 그 내용까지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운동을 창출한다. 곧 상대방이 협력하고 선을 위해 일하도록 끌어들이는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도출해 낸다. 이는 전래의 갈등 다루는 방법이 상대방을 속박하고 괴롭힘으로써 갈등을 해소하려고 했던 것에 비하면 아주 창조적이고 지금까지 거의 이해되지 못해온 방식인 것이다.
간디가 우리에게 제기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 중의 하나는 어떻게 투쟁이 건설적으로 다스려 질 수 있는가였다. 그러므로 사티아그라하는 집단시위, 구호를 외치는것, 단식, 집단 파업, 불매동맹 등과 동일시되지 않는다. “그것은 폭력의 방법을 전적으로 진리에 근거한 운동으로 바꾸려고 의도된 운동입니다.”
사티아그라하는 1906년 남아프리카의 트랜스발 입법의회에 제출된 아시아인 법개정법률안에 대한 인도인들의 저항운동에서 생겨난 말이다.
1906년 여름에는 두려운 줄루“폭동”이 일어났다. 약 6년전 보어 전쟁에서 간디가 후원과 보호를 위해 영국제국을 지지하였기 때문에 그의 평화주의적 확신에도 불구하고 제국에 봉사를 거부할 권리가 없다고 느꼈다. 양쪽 경우에 그 해결은 긴급 단체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반란”(그것은 실제로 줄루인들에 대한 학살이었다)이 그에게 보여준 것은 인종주의라는 두려운 얼굴이미 명확히 존재하지 않는가하는 것이다. 간디와 그가 모집한 인도인들이 없었다면 상처받은 줄루인들은 죽게 내버려둘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대량살육에 있어서 간디는 두 개의 강력한 맹세를 취했다. 첫 번째는 소유권에 대해 대항하는 것이었다. 모든 것은 소유가 아니라 수탁된 것으로 보게 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금욕에 대한 맹세였다. 즉 삶을 인류와 모든 생명에게 봉사하기 위해 그가 지녔던 모든 능력을 사용하기 위한 그의 거룩한 기회로 사용하고 진리를 발견하는 실험이 되었다.
그의 지속적인 영적 훈련에 이끌려서 간디는 10만 인도인들, 즉 ‘자유롭고’ 노역계약의 노동자들의 존엄성과 권리를 구하기 위해 주의 깊고, 순차적인 진행의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이들 인도인은 그때까지 희망 없는 체념으로 그들에게 무겁게 쌓인 학대에 지쳐있었다. 적절한 과정을 통해서 간디는 공동체를 교육하는 데 착수했다. 나탈인도의회를 창설하고 인도인들에 의해 남아프리카 의회에 보낸 첫 번째 청원을 조직하였으며 그의 목소리를 제공하는 인디안 오피니언 Indian Opinion 지를 창설하였다.
이런 조치들은 요하네스버그, 파리어 거리(Farrier Street)의 엠파이어 극장에서 있었던 역사적인 모임으로 인도되는 조치들이었다. 이번에는 다른 악명높은 법, 1906년 아시안법 수정법령(the Asiatic Law Amendment Ordinance)은 효과적으로 남아프리카에서 인도인들과 다른 “아시아계인”을 반(半)-범죄적인 상태로 격하시키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약 6천명의 인도인들은, 이들은 노역계약 노동자들, ‘자유’ 상인들과 직공들, 힌두인들과 무슬림들로서, 그 조항이 통과되는 것에 저항하자는 간디의 부름에 응답하였다. 그가 마음에 둔 것은 비협력의 서원이었다:
이 9월 11일 이 역사적인 모임에서 한 무슬림 상인인 세쓰 하지 하빕(Seth Jaji Habib)은 벌떡 일어서서 “증인으로서 하나님과 더불어” 그는 결코 그러한 닥쳐오는 법에 결코 겁먹고 복종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하였다. 잠시 당황한 간디는 이 맹세가 신을 정치적인 투쟁에 불러온다는 것이 새로운 수준의 헌신에 대한 정치적인 진지함을 고양시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가 무엇을 해야 했을까? 그에게 있어서는 맹세하는 것 이외에 아무런 선택도 없었다. “나와 같은 이들에게 열려진 것은 오직 한 방향만이 있다 그것은 죽되 법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것은 확실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모든 다른 사람이 나 홀로 당당하게 어려움을 직면하도록 주춤거린다 할지라도 나는 내 서원을 어기지 않을 것임을 확신한다.”
그러나 그런 개인의 확신에 대해 공동체가 과연 그를 따를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는 이것이 훨씬 어려움과 희생을 포함하는 기나긴 투쟁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그들이 이제 그를 따를 것인가? 20년 후에 그는 잊을 수 없는 장면을 회상하였다:
“그 모임은 완전히 조용한 가운데 나의 말을 하나하나씩 들었다. 다른 지도자들 또한 발언을 하였다. 모두가 그들 자신의 책임과 청중의 책임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그리고 마침내 참석한 모두는 일어서서 서로 손을 잡고 그 규정이 만일 법이 되면 그것에 복종하지 않기로 하나님을 증인으로 하는 맹세를 하였다. 내가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의 눈앞에 펼쳐진 그 장면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공동체의 열정은 어떠한 한계도 알지 못한다.
2001년 9.11 사건이 폭력과 증오로 점철된 상호파괴라는 삶의 방향을 우리에게 보여준 것이라면 우연의 일치였던 1906년 9.11의 요하네스버그의 사티아그라하의 탄생은 치유와 일치라는 새로운 대안의 비전을 우리에게 열어주었다. 우리는 여기서 어떤 9.11의 경험에 서서 이를 확대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에 서있게 된 셈이다.
4. 간디의 사티아그라하 운동
간디는 비폭력이나 소극적 저항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비폭력에 해당하는 말로서 사티아그라하(truth- force) 곧 “진리에의 고수"를 뜻한다. 진리는 존재이고 진리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티아그라하는 확실한 결과를 본다는 것이 간디의 신념이었다. 그리고 진리는 비폭력으로 실현되며 수단이 목적이기 때문에, 악과의 비협조로서 저항과 선에 대한 협력으로서 협력적 프로그램을 그 실천운동으로 제시하였다.
영국의 지배는 인도인들이 그것을 제거하는 데 무능력을 느끼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이 협조하기 때문에 영국의 지배는 계속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간디는 영국의 지배를 부과하는 것은 인도인의 협력에 의해서 가능하며 비협조에 의해 끝낼 수 있다는 그의 이 통찰에서 사람들이 진리를 볼 수 있는 한에서 비폭력 자유 투쟁을 가져올 수 있었다. 인도인들은 스스로를 존중하기를 배우고, 불가촉민의 제한과 자신들의 역-인종차별을 버려야만 했다. 인도인들은 수세기동안의 카스트 신분제도의 제약에 복종하기를 거부해서 그들이 자유를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간디가 요구하고 때때로 성취한 것은 그가 공모한 악에 대해 책임을 지기 위해 각 사람의 영혼안에서 투쟁이었다. 스스로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자기 통제를 단련하여 변화를 시작하게 된다. 인도인들에게 보여줌으로 공개된 바다로의 소금행진과 훌륭한 통제는 천한 뿌리들로부터 서서히 성장하였다: 사회적 타부에 직면해서 화장실의 청소하기, 부자와 금 보석을 나누기, 카스트 규정을 무시하며 함께 살고 먹기, 영국의 경제제국주의로부터 지원을 철회하기 위해 인도 카디(집에서 만든 옷)를 입기. 이런 행동들과 많은 다른 것들은 간디운동이 가져온 깊은 변화의 상징이었고, 이 변화는 사람들이 그들이 변화시키기 위해 추구한 잘못된 것에 대한 그들 자신의 책임을 인정한 변화이며, 그래서 스스로를 변화시킴에서 그들의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비협력은 아마도 행진, 감시 그리고 세금 거부를 포함할 수 있지만 또한 내적 영역도 포함한다. 즉 우리 마음이 조종되고, 우리 영혼이 통제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적으로 여겨지는 이들을 증오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 또한 비협조이다. 비폭력의 훈련은 우리가 여러 행태의 비협조에로 움직여 나가는 것을 요구한다. 간디의 비폭력에 대해 어려운 일은 그것이 우리들에게 새로운 종류의 힘, 생각하는 데 새로운 방식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우리를 타자와 분리시키는 구조들에 대해 심지어 우리가 저항함으로서 우리는 이들 구조들을 자신의 마음속에 일체화시킨다.
비폭력은 우리 자신안의 사랑하지 않은 충동들을 거부하는 과정만이 아니다. 우리는 악이라고 우리가 이해하는 시스템과 제도에 저항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시스템을 만드는 개인의 사람들은 당신과 나와 같은 사람이다: 선과 악, 강함과 약함의 결합물인 것이다. 사람을 증오한다는 것은 우리가 저항하는 악의 일부를 체현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생에 그러한 시스템을 직면하는 동안 사람들을 사랑하기를 배워야 한다.
간디는 하느님은 진리라는 말을 역순으로 진리가 하느님이란 말로 바꿈으로서 실천적이고 윤리적인 신앙관을 제시하고, 어느 누구도 진리의 전체를 소유하지 않는다는 것을 주장한다. 오히려 우리 각자는 진리와 비진리의 파편을 소유한다. 갈등에 있어서 비폭력 행동은 양쪽 당사자의 진리의 파편들을 드러내는 것을 추구해서 그 파편들을 통합하는 해결책이 구축 될 수 있게 한다. 즉 두 당사자간의 싸움에서 그 당사자들 뒤에 있는 다른 충돌 즉 진리에 대한 두 입장들간의 싸움이며 하나가 진리의 전체를 소유하지 않고 우리는 진리의 부분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싸우는 것을 중지하고, 자신의 좁고 낡은 입장을 버리고, 동시에 그들의 두 입장을 구현할 수 있는 충분히 넓고 관대한 해결을 추적하는 상황을 창조하도록 시도한다.
이렇게 진리의 전체를 드러내기 위한 사탸그라하의 단계들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1) 갈등에 있는 양 측의 진정한 요소와 진정치 못한 요소를 분석하기
2) 새로운 전체에서 각 측으로부터 진정한 요소를 모으기
3) 상대와의 투쟁에 있어서 보다 더 큰 진정성의 위치를 지지하기
4) 투쟁이 지속되면서 자신의 위치를 심지어는 수정하기를 지속하기
5) 드러난 양 측의 진정성에 근거하여 양 측이 같은 위치를 차지하는 것에 동의할 때 투쟁을 끝내기
비폭력 행동은 이런 과정을 통해 진리에 봉사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누군가 반대하는 폭력이나 불의에 대하여 진리를 분별하도록 대화를 창조하고, 이를 위해 스스로 고난도 감수하는 비폭력 행동으로서의 지속성을 고수하며, 상대방을 자신의 고집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도와주는 데 공개적이고도 비폭력적인 저항을 포함한다. 사티아그라하 운동에는 또한 다음과 같은 실재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다:
1) 모든 생명은 하나이다.
2) 우리 각자는 진리와 비진리의 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
3) 인간들은 그가 때때로 범하는 악 이상이다.
4) 수단은 목적과 일관되어야 한다.
5) 우리는 다른 이들과의 차이들과 동시에 근본적인 일치를 축하하기 위해 부름받았다.
6) 우리는 “우리” 대 “그들”이란 생각과 행동을 변혁시킴으로서 타자와 우리의 일치를 재확인한다.
7) 우리의 하나됨은 우리를 모든 이의 복지를 위하고 이를 위해 일하도록 우리를 부른다.
8) 비폭력의 여행은 두려움으로부터 점차적으로 자유로워지는 자기실현의 과정이다.
간디에게 있어서 “건설적인 프로그램”은 비전을 갖고 구체적으로 정의와 모든 이의 복지/안녕(사보다야)을 위한 가치와 원리를 반영하는 사회를 구체적으로 건설하는 과정이다. 간디는 영국지배로부터 인도의 독립을 위한 10여년의 긴 투쟁동안에 17개의 건설적인 프로그램을 창조하였다. 그의 건설적인 프로그램 캠페인은 교육, 성, 마을의 자기-충족, 힌두/무슬림 일치, 불가촉민제도와 같은 사회적 악습의 폐지, 생산과 분배의 집중화 배제, 건강과 위생 및 식사법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들, 지방 수공업의 촉진, 그리고 일반적으로 말해 공동선의 촉진을 위해 만인이 동참하는 협업 등 많은 다른 사회적 도전들에 집중되어 있다.
사보다야(모든 존재의 향상/복지)는 사회적 덕이 분파적 이익에 도덕적으로 우선한다는 입장과 결합한다. 경쟁보다 화합에, 권리의 강조에서 우정어린 책임에 대한 능동적 관심과 빈곤을 토애하는 물질적/심리적 착취를 포기함을 요청한다. 이는 그가 사회의 유기체적 입장에서 집단적 복지를 꿈꾸며 집단적 복지는 각 원주/사슬의 가장 약한 고리만큼 약해진다는 믿음을 통해 가장 약한자에 대한 우선적인 봉사와 희생양 없는 보편적 봉사에로의 비폭력 실천을 하는 이유가 된다.
건설적인 프로그램의 중요한 예는 실 잣는 기계이다. 영국은 옷 생산에 있어서 독점제도를 만들었다. 인도인들은 원료, 카디(Khadi)라고 부르는 목화를 배에 실어 영국 면화공장에 보낸다. 거기서 잘 재단된 옷이 만들어져 다시 높은 가격으로 인도에서 팔리기 위해 다시 보내진다. 간디는 저항 캠페인과 동시에 영국 옷 불매운동 그리고 건설적인 캠페인을 지휘함으로써 인도인들이 자신들의 옷을 만들도록 힘을 불어넣음으로서 공동체를 건설하였다.
건설적인 옷 짜는 프로그램은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그것은 자기 존중과 자기-독립심을 증가시켰고, 성과 계급 그리고 종교에 상관없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게 하였으며 공동체적 일치와 연대를 일으켰고 구체적으로 옷을 생산을 가져와 소득을 증가시켰을 뿐만 아니라 일종의 몸-기도로서 영적인 수행이기도 하였다. 간디는 건설적 프로그램이 비폭력 에너지의 광대한 저수지를 생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덕적 권위의 바탕 심지어 정치적 바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기존의 사회정치적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수많은 에너지의 대부분이 실상 낭비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에너지가 사회개혁과 공공 봉사라는 프로젝트를 추구하는 진지한 사타그라히들에 의해 훨씬 더 잘 사용될 수 있다고 믿었다. 이 건설적인 프로그램과 효과적인 저항을 현명하게 결합하면 모든 형태의 엘리트정치를 근원에서부터 전복할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대영제국의 군사적 힘에 비해 나약한 물레돌리기의 진정한 효험성은 영혼의 힘으로서 비폭력은 강제하는 힘(power-over)에 대항하여 협동적인 힘(power-with)을 일으키는 데 있다. 엘리트와 독재자들에 의한 강제적 힘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힘과 영향력을 통해 작동하는 지배적 구조를 형성하지만 통합적 혹은 협력적 힘은 당사자들을 연결하고 관계시킨다. 비록 물레돌리기의 경제적 정치적 효과는 작아보여도 이를 통한 협력적 힘의 작동은 전체 인도인들을 서로 밀접하게 다가서게 한다. 이는 차이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축하하되 공동의 선을 위한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것이 구조적 폭력을 해체시키는 ‘영혼의 일치’를 창조한다.
비폭력은 공격하는 자들과의 연대와 결합을 추구한다. 그것은 강제적인 힘을 휘두르는 상대방에 대해 적극적인 개입을 하여, 폭력가해자를 정죄함없이 폭력가해자의 인간성을 살리는 투쟁을 일으킨다. 이는 단순히 고통받는 이들의 고통을 제거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그들과 하나됨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는 무관심으로부터 각성하고 협력자가 되며 궁극적으로는 영혼의 일치를 추구하게 된다.
비폭력의 자발적 고난은 상대방의 두려움을 해소하고, 우리가 지닌 구조적 폭력에 대한 무관심에 대해 도전을 하며, 불의에 대한 각성을 통해 억압의 실재와 그 작동방식에 대한 탐구를 통해 억압받는 자들에 대한 민감성을 지닌 협력자가 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억압자와 억압받는 자의 인간성을 발견하고 선택을 통해 변화를 추구한다.
5. 기독교에 대한 간디의 도전
간디는 주장한다. “평화와 정의, 해방의 길은 우리의 가슴과 일상 생활의 정화에서 시작된다.” 이는 신앙인이 폭력, 인종차별, 빈곤, 그리고 전쟁에 무관심하거나 수동적일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깨달음과 하느님을 정직하게 영성 속에서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가난한 이들을 위한 정의를 찾고 분쟁중인 사람들 사이에서 평화를 찾고자 반드시 세상 속으로 자신을 투신해야 함을 그리고 행동하는 신앙에는 영혼의 힘이 있어야 함을 진술하는 말이다.
간디는 ‘하느님을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보기를 원했고 신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바로 사회정치적 갈등상황에서였다. 그 까닭은 “내가 인류에게 봉사함으로써 하느님을 뵙기를 간절히 바라는 내가 믿는 하느님은 천국도 지옥도 아닌 우리 모두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모두 안에 하느님이 계시다면 모든 사람 특히 적까지 사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의 결과이다. 이 지상적 영성(mundane spirituality)의 길을 통해 간디는 사회와 정치의 혁명, 그리고 광범위한 구조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성스러운 전략으로서 “진리의 힘”과 이것의 작동원리를 찾아냈다. 이 방법은 결코 오류를 범할 수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정의와 평화의 가능성을 재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경건과 순결, 신실함을 회복했다.
간디가 뛰어난 정치 전략가이자 혁명가이지만 대중적으로 비폭력을 실천하며 오로지 하느님께만 의지했다는 점은 간디만의 특별함이다. 그는 평화와 정의, 그리고 하느님께 이르는 길로서 비폭력을 제시한다. 비폭력은 단지 죽이는 것을 거절하는 행위가 아니라 사랑과 진리의 행위이자 적극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힘이라고 강조하였다. 이것이야 말로 인류의 선을 위해 일하고 계시는 하느님의 힘이요, 하느님의 방법이자 하느님의 능력이라 여기고, 비폭력이 핵무기보다 강하다는 주장을 하였다. 따라서 비폭력은 사회정치적 변혁의 전술을 넘어 영성의 길이요 생명의 길이며 신앙의 근본이 된다.
폭력과 증오의 현실속에서 하느님께 드리는 우리의 예배가 순수하려면, 우리의 신앙이 진실하려면, 우리가 기도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진실로 우리가 참 인간이 되고자 한다면 우리는 비폭력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간디는 주장했다. 총과 폭탄을 없애고, 서로해 입히는 것을 그만두고, 단순하게 살며, 가슴의 무장해제를 통해 정의를 위한 대중투쟁에 참여하라고 간디는 우리를 불러낸다. 하느님을 믿으면서 사형, 인종차별 핵무기 제조, 전쟁을 지지하는 것은 신앙인의 위선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비폭력은 하느님의 방법이요, 우리의 삶이 변화되지 않고 불의와 고통이 존재하는 것은 하느님의 힘인 이 진리의 힘에 우리가 의존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바가바드 기타의 헌신의 길과 산상수훈의 비폭력의 길에 깊이 고취된 간디는 산상수훈이 결코 비현실적인 것아닌 실재라는 것 그리고 개인만이 아닌 공동체 그리고 민족에게까지도 적용될 수 있고 모든 인류의 보편적인 신의 정언적 명령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예수야말로 그가 가르치고 행한 것에서부터 십자가 위에서의 순교에 이르기까지 진실로 적극적 비폭력을 실행에 옮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실천가라고 간디는 믿었다.
6. 기독교인에 대한 간디의 교훈
-참된 기독교인이 되려면 산상수훈의 비폭력 신앙을 실천해야 한다. 이를 실천하지 않는 것은 기독교의 복음으로부터의 탈선이자 하느님의 요청을 배신하는 행위이다. 폭력에 맞대응하거나 폭력에 가위눌리거나함이 없이 악에 협조하지 않고 선(하느님의 의와 그 나라)에 협조해야 할 의무가 그리스도의 제자들에게 있다. 비폭력은 우주의 이치이자 하느님 나라의 통치의 방식인 것이기 때문이다.
- 하느님 나라에 대한 선교는 개종이 아니라 공동의 악에 반대하고 공동의 선을 키우는 데 있다. 신앙은 종교의 울타리에서 이쪽으로 넘어옴이 아니라 평화와 정의를 일구는 길에 대한 계약(covenant)과 위임에 대한 책임이다. 간디는 십자가를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 기꺼이 체포되고 심문당하고 감옥에 갇히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정치 변혁을 위한 그의 길은 하느님을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보는 영성의 길이요, 위험과 희생까지 받아들이는 십자가 영성에 토대를 두고 있다.
- 평화의 실천을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는 기도이다. 하루하루의 명상을 통해 하느님의 현존과 임재를 통한 자기 부정의 실천은 평화의 의로운 열매를 맺게 한다고 가르쳤다. 이는 내면의 삶을 깨끗하게 하면 할수록 우리는 전쟁과 빈곤, 불의를 종식시키는 하느님의 일에 한층 봉사하는 삶을 살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 하느님을 찾고자 한다면 직접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우리는 우회해서 지상의 통로로 다가가야 한다. 즉 우리는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야 하고 그들과 함께 있어야 하며, 그들을 섬기고 그들에게서 배워야 하고, 그들에 의해 무장 해제되어야 하며, 그들과 한 몸이 되어야 한다고 간디는 말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자기 실현(깨달음)은 가장 가난한 자들과 하나되는 것, 그리고 그들을 섬기는 것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는 간디가 군림하는 힘(권력)이 우리를 분열시키고 오히려 힘없이 있기를 시도함으로 공동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서로를 섬길 수 있고 여기서 평화가 자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 “진리가 하느님이다”라는 이 놀라운 선언은 신앙이 신의 본성에 대한 개념적 이해, 이성과 계시간의 논증에 대한 에너지의 소모가 아니라 윤리적 절대주의의 신앙 곧 진리와 사랑의 무제약적 부름에 삶으로 응답하는 신앙실존의 중요성을 되새겨 주는 말이다. 진리는 우주의 실제 법칙이며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는 실존의 힘이자 용기의 원천이다. 간디는 ‘진리의 힘’을 모든 존재의 향상/복리를 위한 봉사에서 찾았다. 자신의 신앙의 타당성과 적합성의 기준은 바로 사랑에 기초한 진리의 실천의 정도에 있다. 신의 영역을 폭력과 분쟁 증오와 파괴에서 멀리 떨어진 영혼의 내면의 영역속에 가두어 둔 신앙인에게 간디는 증오와 적대감의 최전선(frontline of violence)에 신을 모시어 들일 것을 요청한다. 신의 부재의 경험은 불신앙이 아니라 진리의 힘과 작동에 대한 무지에서 온다.
간디는 하느님은 진리라는 말을 역순으로 진리가 하느님이란 말로 바꿈으로서 실천적이고 윤리적인 신앙관을 제시하고, 어느 누구도 진리의 전체를 소유하지 않는다는 것을 주장한다. 오히려 우리 각자는 진리와 비진리의 파편을 소유한다. 비폭력 행동은 양쪽 당사자의 진리의 파편들을 드러내는 것을 추구해서 그 파편들을 통합하는 해결책이 구축 될 수 있게 한다. 즉 두 당사자간의 싸움에서 그 당사자들 뒤에 있는 다른 충돌 즉 진리에 대한 두 입장들간의 싸움이며, 하나가 진리의 전체를 소유하지 않고 우리는 진리의 부분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싸우는 것을 중지하고, 자신의 좁고 낡은 입장을 버리고, 동시에 그들의 두 입장을 구현할 수 있는 충분히 넓고 관대한 해결을 추적하는 상황을 창조하도록 시도한다. 이러한 비폭력이고 대화적 진리의 추구는 각자의 성장과 상호변혁을 이끌어낸다. 이는 우리가 보다 큰 진리에로의 접근 방식에 있어서 타당한 길이 된다.
결 론
현재 인류가 성, 인종, 국가가 달라도 모두가 믿고 있는 보편적인 종교는 힘에 대한 숭배이다. 갈등의 상황에서는 이것이 싸우거나 도망치기 혹은, 위협가하기나 무시하기로 나타난다. 우리가 보는 경제제재, 군사적 공격, 공권력의 집행, 처벌과 박탈 등의 모든 형태는 힘에 대한 숭배에 있으며 우리는 이 위협적이고 강제적인 힘의 사용에 익숙하게 길들여져 있다. 이 결투와 대결의 논리에서 희생자는 분노와 증오, 두려움과 무력감에 의해 대응의 논리와 힘을 키우려 한다. 여기서 처벌과 보복의 악순환은 계속 진행되게 되는 것이다.
중증화된 사회적 병리현상으로서 이런 응보의 대결논리와 위협과 두려움의 정치적 현실은 지구상에서 수많은 폭력과 남한 내에서 수많은 남남 갈등을 조장하고 있으며 대다수 우리는 깊은 무력감에 놓여있다. 이는 교회내부와 교단내부에 있어서도 심각한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갈등을 조장하는 경직화된 도그마와 상대를 적으로 이미지화하는 신념체계의 작동이 현실에서 넓게 퍼져있다.
간디로부터 우리의 교회와 사회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진리-비폭력-자기고통의 역동적인 사티아그라하의 일하는 방식과 사고 방식은 우리에게 이를 사용하면 할수록 선한 것이 더욱 어디에선가 결과되어지며 그 선한 결과가 우연이 아니라 예측가능하게 하는 과학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강제적인/위협하는 힘’이 아니라 ‘통합하는/관계시키는 힘’의 사용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으며 이에 대한 상상력도 빈곤한 실정이다. 그 결과 폭력의 입력과 폭력의 출력의 순환이 계속된다.
간디는 무기/강제의 힘이 아니라 마음의 힘이 갖는 창의적인 영향력을 이용하여 평화의 기틀을 만든 것에 대한 가능성과 그 작동방식에 대해 훈련을 받고 이를 삶에 적용하는 데 헌신하기를 요청하고 있다. 특히 폭력의 세기에 살면서 우리의 삶을 인간화하고 적을 선에로 일하도록 하며, 사회를 갱신시키는 진정한 진보의 발걸음에 대해 우리가 동참하기를 거듭 호소한다. 나의 생은 진리의 실험이요 내 삶이 메시지이다는 간디의 고백은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다시금 ‘진리 붙들기’의 삶에 대해 동참하도록 부르고 있다. 삶은 말보다 더 설득력 있고 우리는 삶으로써 개종해야 한다는 호소를 신앙인들에게 하고 있다.
“모든 것에서 신을 보지 못한다면 신을 전혀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대가 세상에서 보기를 원하는 변화가 되라.”
<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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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네이글러 저, 이창휘 역, 『폭력없는 미래』두레, 2008‘
Arne Naess, Gandhi and Group Conflict,-An Exploration of Satyagraha Theoretical Background, Universitetsforlaget, 1974.
존 디어 저, 이재길 역, 『내삶이 내 메시지다』샨티, 2004.
로버트 엘스버그 저, 조세종 역, 『간디, 그리스도교를 말하다』 생활성서, 2005.
요안 V. 본두란트 저, 유성민 역, 『간디의 철학과 사상』 현대사상사,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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