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총회장 김삼환) 서울서노회(노회장 차광호) 9명의 임원이 이재철 목사를 고발했다고 합니다. '이단적 행위와 이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다'는 혐의인데, 믿지 않고 죽은 자를 위하여 기도하여야 한다는 가르침을 문제 삼아서입니다. 같은 목사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넘어서 참담한 심정입니다. 꽤심하다는 자신들의 감정을 이런 식으로 드러내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교회가 미래가 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교회의 수준은 목사의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에 대하여 이재철 목사측은 사도신경의 원문에 “음부에 내려가시고”라는 내용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음부에 있는 이들을 위하여 가셨다면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논리입니다. 일반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음부에 가셔서 복음을 전파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사도신경의 “음부에 내려가시고”가 성경적으로 정당한 근거를 가진 바른 고백일까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 고백의 성경적 근거는 오직 하나입니다. “육체로는 죽임을 당하시고 영으로는 살리심을 받았으며 영으로 옥에 있는 영들에게 가시고 전파하셨다”(벧전 3:18하-19)는 말씀입니다.

이정석 교수(풀러신학교 조직신학)는 “음부에 내려가시고”를 삭제한 것이 잘못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칼빈도 기독교 강요에서 “이 구절이 구원의 총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이 구절을 삭제하면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이 주는 은택의 많은 부분을 상실하게 된다”고 했음을 밝혔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음부에 가셔서 복음을 전파하셨다는 입장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에 있어서 형평성이라는 면에 있어서도 옳다고 생각합니다. 복음을 들은 적도 없이 죽은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파됨으로 형평성이 맞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의라는 면에서 기회가 부여되는 것이 옳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표면적으로 생각하면 되는 사안이 아닙니다.

성경은 사후 세계에 대해 천국과 지옥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지옥은 엄청난 고통의 장소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꺼지지 않는 불 가운데서 고통을 받는 장소입니다(막 9:48). 비유이지만 지옥의 부자는 나사로의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서 자신의 혀를 시원하게 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불 속에서 몹시 고통을 당하고 있다면서(눅 16:24). 그는 아직 죽지 않은 형제들을 위해 나사로를 보내어 달라고 요청합니다. 경고를 듣고 자신이 있는 고통받는 곳에 오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이런 곳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셔서 복음을 전파하신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예수님이 죽으실 때에 한 편의 강도와 같이 예수님을 영접하면 지옥이 아닌 천국으로 가게 된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고를 따르면 그 답은 명백합니다. 모두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천국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음부에 가셔서 복음을 전파한다는 것은 음부의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구원을 얻는다는 말입니다. 곧 만인구원론이 되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았든지 간에 결국 음부에서 구원을 얻게 된다는 말이 됩니다. 이는 굳이 이 땅에서 예수님을 믿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성경은 결코 만인구원론을 말씀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얼마의 기간일 지 모르지만 음부에서 고통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 개인에게 있어서 죽고 난 직후에 예수님이 음부에 오셔서 복음을 전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음부에 내려가시고”는 만인구원론과 같이 움직입니다. 어떤 이들은 음부에서도 이 땅에서와 같이 믿을 사람은 믿고 믿지 않을 사람은 믿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주장은 자신들의 생각에서 나온 형평성을 정당화하기 위한 억지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위에 언급한 본문이 음부에 가셨음을 증거하고 있다면 “음부에 내려가시고”라는 사도신경의 내용은 정당합니다. “육체로는 죽임을 당하시고 영으로는 살리심을 받았으며 영으로 옥에 있는 영들에게 가시고 전파하셨다.” 이 구절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 옥, 옥에 있는 영들을 바르게 이해하여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연관하여 육체와 영은 한 존재 안에서 분리되는 두 부분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육체는 예수님 전 존재를 가리킵니다. 요한사도는 로고스가 육신(체)이 되었다고 말하였습니다. 영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전 존재를 가리킵니다. 성경이 예수님과 연관하여 몸의 부활을 말씀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됩니다. 베드로 사도는 그렇게 부활하신 예수님 전 존재를 영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전파하셨다”는 단순과거로서 일반적으로 동작의 단순한 발생을 가리킵니다. 강조할 때에도 사용합니다. 개역 성경에는 번역되지 않았지만 “가시고”가 있는데. 앞에 설명한 동사와 동일한 시점에 있었던 일입니다.

“옥에 있는 영들”에 대한 가장 적절한 설명은 다음 절에 나오는 노아 시대에 살던 사람들입니다. 문제는 그들이 홍수로 죽고 난 이후에 음부에 가게 되었고 옥에 있는 영들이 그렇게 음부에 있게 된 이들을 가리키느냐는 것입니다. 신약 성경에서 지옥으로 번역되는 헬라어는 게헨나입니다. 벧후 2:4에서는 동사형인 탈타로사스를 사용하여 “지옥에 던져”라고 하였습니다. 저주 받은 자들의 거주지에 대한 희랍식 명칭인 타르타로스에서 유래된 단어입니다. 그런데 벧전 3:19에서 옥으로 번역된 단어는 휠라케입니다. 음부나 지옥이 아니라 일반적인 감옥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노아 시대에 살던 사람들과 관련하여서 음부나 지옥에 있다고 하지 않고 일반적인 감옥에 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성경에는 하나님과 언약 관계가 맺어진 언약의 백성이 하나님의 은혜를 벗어났을 때에 옥에 있는 것으로 말씀합니다(사 61:1-2, 겔 37:11-13). 동일한 의미의 다른 표현이 죽었다는 것입니다(마 8:22, 24:28, 요 5:25). 죽은 자들로 저희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라는 예수님의 말씀(마 8:22)에서 앞의 죽은 자들은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는 유대인들을 가리킵니다. 베드로 사도가 죽은 사람들에게도 복음이 전해졌다(벧전 4:6)고 말씀할 때의 죽은 사람들도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가 맺어지지 않은 이 땅의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하나님과 언약 관계에 있는 이들이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에 있지 못한 것을 “죽었다, 포로되었다, 갇혔다”라고 합니다. 노아 시대의 사람들은 모두가 하나님의 구속역사 아래 있는 사람들로서 언약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노아와 그 가족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갖지 못하여 “죽고, 포로되었고, 갇힌” 상태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들에게 가시고 전파하셨다는 말일까요? 그 당시에 그들에게 가서 하나님의 뜻을 전파한 사람은 분명히 노아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이미 앞에서 구약의 선지자들의 활동과 관련하여 그리스도의 영의 사역으로 설명했습니다(벧전 1:10-11). 그리스도의 영의 사역이란 그리스도의 사역이라는 뜻입니다(고후 3:17). 노아의 사역은 노아를 통한 그리스도의 영의 사역이면서 동시에 그리스도의 사역이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교회가 고난 중에, 핍박 가운데에도 선한 양심을 가지고 선을 행하라고 권면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교회의 주가 되신 그리스도께서도 그렇게 하셨기 때문입니다(18절 상). 그리고 계속하여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사역을 설명하며 교회에게 교훈합니다. 지금 교회를 핍박하는 주된 부류는 함께 하나님과 언약관계에 있는 유대인들입니다. 노아의 때도 동일한 일이 있었습니다. 노아 시대의 사람들, 악이 뼈 마디 마디에 가득 찬 그들이 노아의 행동을 보고 가만히 있지 않고 온갖 조롱과 핍박을 하였을 것이라는 사실은 명약관화합니다. 그렇지만 노아 속에 계신 그리스도의 영은 노아로 하여금 계속하여 방주를 만들게 하셨고, 하나님의 메시지를 증거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노아가 당하는 핍박은 그리스도께서 당하는 것으로 받아들이셨습니다. 마침내 정해진 때가 되어 홍수로 온 세상이 심판을 당하고 노아와 그 가족들을 중심으로 새 시대가 펼쳐졌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이 임한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가 편지를 쓰고 있는 그 당대의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해진 때가 되면 옛 질서에 속한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있을 것입니다. 이는 직접적으로 그 당대의 옛 언약의 백성들을 심판하시는 것인데, 동시에 옛 질서 아래 있는 만물에 대한 심판이었습니다(벧 4:7). 그리고 새 시대가 펼쳐지게 됩니다. 새 하늘과 새 땅입니다. 옛 질서의 만물에 대한 심판은 옛 언약의 이스라엘에 대한 심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 이후의 교회 시대가 새 하늘과 새 땅입니다.

사도신경의 “음부에 내려가시고”는 위의 본문을 잘못 해석한 결과입니다. 성경 전체의 내용에 있어서도 그러한 내용은 옳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음부에 내려가시고”는 죽으심과 부활하심 사이에 있습니다. 곧 죽고 부활하시기 전의 기간 동안에 음부에 내려가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음부는 불순종한 언약의 백성들이 가게 되지 순종한 하나님의 백성이 가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은 순종이지 불순종이 아니기에 음부에 가실 이유가 없습니다. 예수님 스스로도 한 편의 강도에게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부활 이후에 복음을 듣지도 못하고 죽은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과연 언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음부에 가셔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신다는 것일까요? 한 사람 한 사람 죽을 때마다. 아니면 몇 년, 몇 십년, 몇 백년, 몇 천년을 주기로 하여서. 그렇다면 그 주기 직후에 죽어서 다음 주기까지 음부에서 고통을 겪는 이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여전히 생겨나게 됩니다.

목회적 차원에서 죽은 자들을 위하여 기도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남은 생애를 하나님의 뜻 안에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하여서. 그렇다고 하여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음부에 내려가셨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성경적인 근거가 없으며 신학적인 면에서도 많은 문제를 야기할 뿐입니다. 연옥설이 성경의 가르침과 무관하다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 김세진 기자의 기사입니다. 예장통합 서울서노회, 이재철 목사 이단으로 고발 차광호 등 9명, "죽은 불신자 위한 기도 조장"…이재철, "사도신경 원문을 보라"         ▲ 이재철 목사(100주년기념교회)가 이미 탈퇴한 교단에서 '이단 시비' 논란에 휘말렸다. ⓒ뉴스앤조이 김세진     이재철 목사(100주년기념교회)가 이미 탈퇴한 교단에서 '이단 시비' 논란에 휘말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총회장 김삼환) 서울서노회(노회장 차광호) 9명의 임원이 서울서노회 기소위원회(위원장 장찬호)에게 이재철 목사를 고발했다. '이단적 행위와 이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다'는 혐의다. "예수님을 믿지 않았다는 이유로 죽은 자를 위해 기도조차 해줄 수 없다면 그것이 과연 복음인가. 그런 상황에서는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죽은 자의 영혼을 위해 따뜻하게 기도해 주는 것이 참된 그리스도인의 정신이다." 이재철 목사가 저서 <성숙자반>에 쓴 위 구절이 문제였다. 차광호 목사 외 8인은 이재철 목사가 교단 헌법 제1편 제3장 6조와 제10장 4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제3장 6조는 '택한 자 외에 누구도 그리스도에게 구속 받지 못 한다', 제10장 4조는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그들의 본성과 믿는 종교의 율법을 좇아서 근면하게 생활할지라도 다른 아무 방법으로도 구원을 못 얻는다'는 내용이다. 고발자들은 "이재철 목사가 이와 같은 발언으로,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성경 말씀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부인하고 교회의 신성과 질서를 훼손하는 죄과를 저질렀다"고 했다. 100주년기념교회 측은 이재철 목사가 <성숙자반>에 쓴 구절은 사도신경 원문을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후 750년에 확정한 사도신경 공인 원문에는 '음부에 내려가시고'라는 구절이 들어 있고, 영어 사도신경에도 같은 구절이 있는데, 한국어에는 삭제되었다고 했다. 이재철 목사는 "한국교회가 거룩한 공교회로 성숙하기 위해서 사도신경의 원문을 회복하고, 그 구절을 정확하게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베드로전서 4장 6절에 그리스도께서 지옥에 내려가셔서 거기 있는 영에게 복음을 전파함으로 죽은 이들에게도 복음이 전해졌음을 증언한다"고 했다. '음부에 내려가시고'라는 고백은 예수의 권세가 천상․천하뿐 아니라 땅 아래 지옥에까지 미치는 것을 말하는 고백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런 관점에서 죽은 자들을 위해서 기도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문제의 구절인 '음부에 내려가시고'에 대해 이정석 교수(풀러신학교 조직신학)는 "아무런 신학적 이유도 없이 이 구절이 삭제되었다. 한국교회와 세계교회가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정석 교수는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인용했다. 칼빈은 "이 구절이 구원의 총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이 구절을 삭제하면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이 주는 은택의 많은 부분을 상실하게 된다"고 했다. 100주년기념교회 측은 "서울서노회가 책에서 말하는 전체 의미를 무시하고 이단 시비를 걸었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구절 앞 페이지에 쓴 내용을 거두절미했다는 말이다. 이재철 목사가 <성숙자반>에서 "예수 믿지 않고 지옥에 간 사람들도 전부 구원받을 수 있다고 섣불리 속단하거나 확대 해석하면 안 된다",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결정 사항이지 우리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100주년기념교회는 "문제의 구절은 죽은 자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목회할 때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하는 신학자의 글을 인용한 후 이 목사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00주년기념교회 측은 "한경직·강신명·김삼환 목사가 이단적 행위를 한 것인가" 되물었다. 세 목사가 불교도였던 대통령과 영부인을 위해 기도하거나 영결 행사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한경직 목사는 고 육영수 여사 영결식에서, 강신명 목사는 고 박정희 대통령 영결식에서, 김삼환 목사가 시무하는 명성교회는 고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에서 조가를 불렀다. 예장통합 기소위원회는 고발 건을 조사하고자 이재철 목사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오는 8월 28일 오전 9시까지 서울서노회 사무실로 오라는 내용이다. 이재철 목사는 출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 예장 통합 서울서노회가 기소위에 이재철 목사를 '이단적 행위' 혐의로 고발했다.